양희은(왼쪽)과 양희경 ⓒ사진=송지원 기자
가수 양희은이 데뷔 40주년 기념 뮤지컬을 열게 된 소감을 직접 밝혔다.
양희은은 23일 오후 2시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데뷔 40주년 기념 뮤지컬 '어디만큼 왔니' 제작발표회 겸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양희은은 이번 뮤지컬에 함께 출연할 친동생이자 연기자인 양희경과 '어디만큼 왔니' 삽입곡인 '내 어린 날의 학교' '일곱 송이 수선화' 등을 듀엣으로 들려줬다. 또한 이번 작품에서 젊은 시절의 자신을 연기할 뮤지컬 배우 이하나와 함께 '아침이슬'도 불렀다.
이 자리에서 양희은은 양희경 이하나를 포함한 10여명의 '어디만큼 왔니'의 출연진과 '내 꿈을 펼쳐라' 역시 선보였다.
양희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노래는 제게 너무 힘겨운 숙제 같아서 언제나 엄청난 부담이었다"라며 "이런 이유로 노래에서 도망가 라디오로 숨었는데, 라디오 진행은 언제나 고향같이 편안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그러면서 내가 라디오에 들이는 공을 노래에 쏟아 부었으면 어땠을까라고 생각을 한 뒤, 40대 후반부터 콘서트도 계속했다"라며 "이런 과정을 거치며 제 스스로에게 '지금 너는 어디 만큼 왔니'라고 물음을 갖게 됐고, 그 의미를 담아 뮤지컬 제목을 '어디만큼 왔니'로 정했다"라고 밝혔다.
양희은은 또 "예전에 발표된 '어디만큼 왔니'란 곡은 제가 14개월 간 무전여행하고 돌아와 암수술을 받은 뒤 석 달 살고 죽는다는 말도 있을 때, 송창식 선배가 만들어준 곡"이라며 "저는 솔직히 이 곡을 많이 부르지는 못했고 나중에 남궁옥분씨가 다시 불렀다"라고 전했다.
양희은은 이 자리에서 "저는 보통 계획을 세우지 않고 살지만 요즘은 대사를 외우느라 고시생처럼 산다"라며 "또 요새는 노년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는데, 여러분들이 그만두라 그럴 때 내려 오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뮤지컬에 젊은 송창식 역이 극중에 나오는 것에 대해 "저를 처음으로 세상에 꺼내 주신 분"이라며 "이종환 선생님께 저를 소개시켜 주셨고, 본인의 시간에 저를 노래 부르게 해 주셨다"라고 전했다.
한편 뮤지컬 '어디만큼 왔니'는 지난 1971년 '아침이슬'로 시작된 양희은의 가수 생활 40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됐다. 인간 양희은보다 가수 양희은으로 살아 온 세월이 많은 그녀의 음악 인생을 고스란히 담는다. 양희은의 어린 시절, 가족 이야기, 음악을 시작하게 된 사연, 젊은 시절 치열했던 삶 등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양희은도 직접 출연한다.
오는 7월19일부터 8월14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