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고 싶은 용기가 생겼다."
배우 유진이 '큰 결심'을 했다.
알려졌다시피 유진은 오는 7월 23일 배우 기태영과 웨딩마치를 울린다. 결혼까지 불과 한 달도 안남은 예비 신부다. 결혼 준비에 한창 바쁠 때지만 그녀는 도전을 감행했다.
유진은 26일 오후 방송된 KBS 2TV 드라마스페셜 '화평공주 체중 감량사'에서 주인공 화평공주 역을 맡았다. 데뷔 첫 단막극이자 사극 도전이다. 이에 더해 지금껏 안방극장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뚱보' 캐릭터 연기에 나선 것.
'화평공주'는 백제의 식탐 많은 화평공주(유진 분)가 사랑에 빠지면서 살빼기에 나서는 모습을 그렸다. 일찍 부모를 여읜 화평공주는 왕인 오라버니(이원종 분)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
먹을거리에 대한 욕심이 커서 '공주'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큰 체구를 자랑한다. 사랑하는 남자 모진(최대철 분)과 결혼하지만 첫날밤부터 소박을 맞는다.
모진이 시녀 홍단(한유이 분)에 마음이 가 있기 때문. 이에 화평공주는 모진을 없애려하지만 이도 남편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무작정 단식에 들어간다.
원조 걸그룹 S.E.S 출신으로 '요정'이라 불리던 유진이 뚱보로 변신을 시도한 것은 쉽지 않았을 터. 연기 변신도 변신이지만 몸을 짓누르는 특수 분장도 결코 쉽지 않을 일이다.
하지만 유진은 이날 방송에서 뚱보로의 완벽한 변신은 물론, 단지 뚱뚱하다는 이유 때문에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외면 받고, 이를 극복하고자 체중 감량에 나서는 화평공주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해 냈다.
자칫 희화화될 수 있는 캐릭터를 다년간의 연기 내공으로 내면의 절실한 감정을 잘 담아냈다.
특히 자신을 버린 남편 모진이 궁녀와 불륜을 왕에게 들켜 참수 당할 위기에 처하자 모친의 유품을 챙겨 중국으로 도망치게 하고, 도망 중 홍란에 팔을 찔려 불구가 된 모진을 다시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유진의 연기 내공이 느껴졌다.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진은 이번 연기 도전에 대해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결혼을 앞둬 바쁘지만 "시청자들에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게 유진의 출연 계기다.
3000만원이라는 거금이 들어간 특수 분장은 그녀를 꼬박 10시간 가까이 분장한 모습으로 있게 했다. 장시간 특수 분장에 피부도 많이 상했다. 하지만 유진은 이를 해냈다. '걸그룹 출신 연기자'가 아닌 '배우'로서의 자세가 아닐 수 없다.
이 드라마를 마친 유진은 결혼 준비에 본격 들어간다. "피부가 상해 가장 큰 걱정"이란다. 예비신부로서 피부는 상했을지언정 '화평공주 체중 감량사'는 '배우 유진'에게 남기는 바가 크다. '배우 유진'의 비상이 이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