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명월'의 에릭(왼쪽)과 한예슬 ⓒ사진=이기범 기자
'남북 분단 상황+미녀스파이+한류스타'.
KBS 2TV 새월화극 '스파이명월'(극본 김은령 김정아 연출 황인혁 김영균)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한예슬, 에릭, 이진욱, 장희진 등 '스파이명월' 출연진과 제작진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첫 시작을 알렸다.
이날 공개된 시사영상에서는 북한 첩보원 한명월(한예슬 분)이 당국의 지령을 받고 남한의 한류스타 강우(에릭 분)를 사인을 받기위해 좌충우돌 벌어지는 해프닝이 그려졌다.
멜로, 액션, 코믹 그리고 첩보 등 각종 장르가 혼합된 드라마답게 짧은 시사영상에서도 다양한 모습이 담겼다.
'스파이명월'은 그러나 이제는 너무 '흔한' 소재인 남북한 대치 상황을 바탕으로, 가장 '핫한' 아이템인 '한류스타'를 뒤섞다보니 첩보는 실감나지 않았고, 코믹 역시 별다른 웃음을 안겨주지 못했다.
한예슬의 북한 사투리는 잠시 등장하는 북한 고위당국의 색 바랜 정복처럼 어설펐다. 오히려 그가 극중 잠깐 구사하는 영어가 더 어울려 보였다.
다른 배우들의 연기 역시 시청자들을 끌어들일만한 흡입력은 느껴지지 않았다.
'스파이명월'은 특히 과연 무슨 얘기를 하려는 것인지에 대한 뚜렷한 방향 제시가 부족해보였다.
한류단속반인 한명월이 고위 당국자 딸의 싱가포르 여행 경호에 차출, 강우의 사인을 받아오라는 명령에 실패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명월은 사인 받는 임무에 실패하고, 당국으로부터 강우와 결혼해 그를 납치해오라는 지령을 받는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명월과 강우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북한이 부러워하는 하는 남한의 한류스타. 그를 납치하려는 미녀 스파이. 그 과정에 벌어지는 각종 사건. 미녀스파이와 한류스타와의 사랑을 굳이 이 드라마가 16부에 걸쳐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예상되는 부분이다.
KBS 월화극은 34살 비정규직 노처녀의 성공기를 그린 '동안미녀'의 인기로 오랜만에 월화극 경쟁에서 승기를 잡은 상태.
'동안미녀'는 당초 6%대의 저조한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이야기 자체의 흡입력과 연기자들의 호연에 힘입어 중반부터 월화 안방극장 시청률 1위를 이어왔다.
하지만 이 같은 '동안미녀'의 성공이 '스파이명월'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동시간대 SBS '무사 백동수'는 지난 4일 첫 방송에서 화려한 볼거리와 '무사'라는 특이한 소재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확 사로잡으며 벌써부터 인기를 끌 태세다.
뻔한 소재와 흔들리는 주연배우들의 연기력에 과연 '스파이명월'이 월화 안방극장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11일 첫 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