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라디오PD들 "김여진 교체..상식 이하 코미디"

김현록 기자  |  2011.07.15 16:05


MBC라디오 평PD협회가 김여진의 '손석희의 시선집중' 출연 무산과 관련해 "제작자율성을 심대하게 침해한 고정출연제한 심의조항을 즉각 폐기하라"며 경영진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들은 15일 성명을 내고 "배우 김여진 씨를 출연시키기로 결정한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제작진에게 경영진이 상식 이하의 패널 교체를 강요하고 있다"라며 "(경영진이) 짜고 치는 고스톱을 벌였고, 급기야는 방송과는 상관없는 한 사람의 평소 생각과 의사표현을 검열하려는 위헌적 발상으로 사내외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고정출연제한 심의조항'까지 동원했다"고 밝혔다.

김여진은 당초 담당 PD, 부장의 결정 아래 오는 18일부터 '시선집중' 보수-진보 토론에 진보 측 토론자로 합류할 예정이었으며, 이 같은 사실이 홍보부를 통해 보도자료까지 배포돼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MBC경영진은 "확정된 사실이 아니었다"라며 라디오본부장과 담당부장, 홍보국장 등을 경징계하는 촌극을 벌였다.


MBC라디오 평PD협회는 "그간 김재철 사장이 개입한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진행자 김미화 씨의 하차와 시사평론가 김종배 씨의 '시선집중' 외압하차 등 라디오 시사프로에 대한 상식 밖의 외압과 칼질은 계속되어 왔지만, 김여진 씨와 관련된 이번 문제는 차원을 달리하는 코미디"라며 "아직 출연도 하지 않은 출연자에 대한 교체기도라는 사상초유의 작태 외에, 사규집 방송운영규정 제5조 2항에 따라 담당 부장과 PD가 출연을 결정하고 라디오본부장마저도 이를 승인한 상황에서 경영진이 뒤늦게 이를 막는다는 것은 사규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이자 '본부'라는 라디오의 형태 자체에 대한 이율배반"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김여진 씨는 단독 출연도 아닌 특정 의견을 대변하는 토론자"라며 "이 논리라면 사회적인 이슈에 발언한 차원이 아니라 아예 대선 때 특정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순재 씨나 이덕화 씨 등은 지금 당장 프로그램에서 하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또 조갑제 씨나 이문열 씨 같은 보수 논객들을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시킬 수도 없다. 대체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당초 '1주 1회 출연'이었던 적용대상을 허겁지겁 바꾸면서까지 김여진 씨의 출연을 막은 경영진의 행동은 자신들과 MBC를 웃음거리로 만들고 소셜테이너로서 김여진 씨의 위상을 높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슨 의도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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