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드림', 절박한 출연자 두고 '찍기' 장난?

하유진 기자  |  2011.07.17 18:21


MBC '집드림'의 기획의도가 의심스럽다.

17일 오후 방송된 MBC '우리들의 일밤-집드림'에서는 최종선발된 16팀 중 '8자매 가족'과 '순대아빠 가족' 간의 퀴즈대결이 펼쳐졌다.


퀴즈에 앞서 리포터 안영미가 네덜란드의 건축가 던씨의 집 '소데 하우스'를 방문한 영상이 공개됐다. 자연친화적으로 설계된 집을 소개하며 출연자들의 집에 대한 열망은 더욱 커졌다.

퀴즈는 '소데 하우스'와 던씨의 가족에 대한 내용이었다. 첫 번째 질문은 '소데하우스' 설계 시 영감을 얻은 것을 묻는 것이었다. 보기는 A 벙커, B 우주선으로 주어졌다. 먼저 도전한 '8자매 가족'은 우주선을 답으로 택했으나 오답이었다.


기회는 '순대아빠 가족'에게로 넘어갔다. 대표로 나온 딸 전은영양은 수납장에 들어있는 것, 던씨의 막내아들 이든이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이란 문제를 연이어 맞혔다.

질문에 조언을 하는 패널들 역시 답을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의 감으로 조언을 했다. 문희준은 "난 찍기를 잘 못하니, 내가 선택하는 것과 반대로 해라"라고 말했다. 옥택연은 "A가 많이 나왔으니 B가 나올 때가 됐다"라는 단순한 조언을 전했다.


맞히고 틀리는 결과와 상관없이 '왜 이런 질문이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남았다. 지식 혹은 상식과 무관하게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도는 좋았으나 다른 가족의 개인적인 가족사를 왜 이 가족들, 그리고 시청자가 알아야 하는지 좀처럼 납득하기 힘들었다.

특히 문제를 틀릴 때마다 나오는 가족들의 눈물어린 사연은 더욱 부조리한 그림을 만들었다. 학원 한번 못 보내고 맛있는 것 못 사줬다는 미안함으로 눈물을 흘리는 부모를 두고, 집에 대한 간절함으로 발을 동동 구르는 이들을 두고 단순한 '찍기'를, 운을 강조하는 행태는 무엇을 위함일까.

지식과 상식이 필요 없는 기획의도를 살리려 했다면 최소한, 영상을 꼼꼼히 살피고 기억했을 때 맞힐 수 있는 문제라도 나왔어야 했다. 집장만에 대한 열망만 키워놓은 채, 처음 보는 낯선 가족 구성원의 취미와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 서랍장 속에 수납된 물건을 맞혀야 되는 방송은 대체 누굴 위한 '집드림'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아버지가 순대장사를 해서 한 번도 부끄러운 적 없다"라고 고백하는 딸 앞에서, 아버지는 다행히 찍기에 성공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게 됐다. 하지만 꿈의 간절함, 가족의 단결·화합과 무관하게 50%의 확률로 진행되는 '집드림'이 '로또'와 다를 게 무엇인지 의문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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