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vs'고지전', 韓100억영화 정면대결..승자는?①

[★리포트]

전형화 기자  |  2011.07.20 09:56


20일 '고지전'과 '퀵', 100억원을 투입한 한국 블록버스터 두 편이 맞붙었다.

이날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고지전'과 '퀵'은 각각 424개와 325개 스크린에서 개봉했다. 적당한 규모로 개봉하지만 예년 100억원 영화에 비해선 스크린수가 적은 것도 사실이다.


이는 배급사들이 스크린독과점을 염려 했다기보단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 '트랜스포머3' 등 상영 중인 할리우드영화 위세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특히 '퀵'의 경우 투자,배급사 CJ E&M이 '트랜스포머3'도 배급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로 출발한 게 눈에 띈다.

두 영화는 충무로 대세들의 격돌, 메이저 배급사의 전면대결 등 여러 면에서 영화계 안팎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고지전'은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를 연이어 흥행에 성공시킨 장훈 감독의 작품이다. 한국전쟁 막바지 고지를 둘러싼 남북한 젊은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장훈 감독은 나홍진,강형철,이경미 등 2008년 등장한 한국 영화계 앙팡테리블(무서운 아이들) 중 한 명이다. 흥행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는 기린아이기도 하다.

비록 영화 스승인 김기덕 감독과 잡음이 있긴 하지만 영화적인 만듦새는 호평이 잇따른다. '고지전' 역시 기자시사회 이후 흥행은 지켜봐야하지만 작품성은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퀵'은 '해운대' 이후 한국영화계 신주류로 급부상한 윤제균 사단의 신작이다. 윤제균 감독이 제작을 맡은 데다 '해운대' 제작진이 총출동했으며, '해운대' 젊은 삼인방 이민기 강예원 김인권이 출연했다. '뚝방전설'을 연출한 조범구 감독은 '퀵'을 속도감 넘치는 액션영화로 만들었다.

'퀵'은 스피드 마니아인 퀵서비스 요원이 생방송을 앞둔 아이돌 가수를 태운 채 폭탄을 배달해야 한다는 설정의 영화. 속도가 생명인 만큼 영화 내내 오토바이의 굉음으로 관객을 안내한다.

'퀵'과 '고지전'은 메이저 배급사인 CJ E&M과 쇼박스가 모처럼 전면승부를 펼쳐 눈길을 끈다. 양사가 100억원을 투입한 영화들인만큼 자존심 대결도 상당하다. 개봉일을 21일로 했다가 하루 앞당긴 것도 신경전이 대단했다.


CJ E&M과 쇼박스는 정식 개봉을 앞두고 16,17일 유료시사회를 열기도 했다. '풍산개'를 제작한 김기덕 감독이 이같은 사전 유료시사회를 두고 '작은 영화들의 자리를 빼앗는다'며 쓴소리까지 했지만, '고지전'과 '퀵' 측은 주말 사전 유료시사회를 통해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을 확인하고 입소문을 통해 화제성을 더욱 높이겠다는 계산이었다.

'퀵'과 '고지전' 두 영화의 승부가 어떻게 펼쳐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두 영화 모두 장점과 약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퀵'은 젊은 관객들을 대상으로 쉽게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임을 내세운다. 속도감 넘치는 액션과 장점이지만 이야기 전개에 허점이 드러난다. '고지전'은 선 굵은 전쟁영화를 표방한다. 반전을 담은 이야기는 장점이지만 묵직한 이야기가 여름 극장을 찾은 관객을 얼마나 뒤흔들지가 관건이다.

'퀵'은 한국의 '택시'를, '고지전'은 '씬 레드라인'을 연상시킨다. 그만큼 영화 색깔이 뚜렷이 갈린다. 과연 관객들은 어떤 선택을 할지, 시원한 극장가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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