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말 첫 방송한 '도전자'는 미국 하와이에서 18명의 도전자가 최종 우승을 놓고 겨루는 방식. 체력과 지력을 대결해 매회 한명씩 탈락시킨다.
이 프로그램이 눈길을 끄는 것은 그 탈락자 선정방식이다. 블루와 레드 2팀으로 나눠 매일 오전, 오후 대결을 펼친 뒤 진 팀에서 팀원들이 투표해 가장 팀에 도움이 안 되는 멤버를 뽑는다. '탈락후보자'다.
이어 그날 밤 '탈락후보자'들이 탈락자선정위원 앞에서 자신의 팀 내에서 또 다른 '탈락후보자'를 뽑는다. 이렇게 뽑힌 '탈락후보자'들을 놓고 탈락자선정위원이 최종 1명의 탈락자를 가린다.
예를 들어 오전에 블루 팀이 지고, 오후에도 블루 팀이 지면 '탈락후보자'에는 총 2명의 블루 팀 멤버가 오르게 된다. 이들이 자신의 팀에서 또 다른 팀원을 탈락후보자로 뽑게 되는 식이다. 한 순간도 안심할 수가 없다. 서로의 눈치 보기도 심하다.
지난 5일까지 7회 방송을 거치면서 인간 내면 깊숙이 자리 남은 이기적인 본성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 다른 이의 탈락을 유도하는 도전자들의 모습에 시청자 평가도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아니냐", "저렇게까지 하다니 사전 각본이 있는 것 같다"라고 이 '낯선' 서바이벌프로그램에 대해 평하고 있다. 반면 "정통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다"고 숨은 진가를 평가하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다.
특히 지난 5일 방송에서 한 참가자가 스스로 나서서 팀원들을 규합, 다른 팀에서 들어온 팀원을 탈락시키기 위해 '담합'하는 모습이 그려지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담합'의 세세한 모습과 함께 자막으로 세심한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도전자' 전진학 책임프로듀서(CP)는 "담합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핵심"이라며 "서바이벌 프로의 한 재미라고 본다"고 밝혔다.
전CP는 "우리나라 시청자의 경우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최종 한명만이 살아남는 서바이벌 프로에서 '담합' 등 전략적인 측면을 배제할 수 없다. 가만히 있으면 자신이 당하는 데 이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출연자들끼리 '담합', 즉 팀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라며 "아무리 스스로 열심히 해도 가만히 있으면 투표상의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자기 편'이 없다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CP는 일부 출연자가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는 것에 대해 "개개인의 실제 성격과 방송에서의 모습을 혼동하지 말아달라"며 "방송에서의 모습은 단지 특정 상황에서의 모습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도전자'의 지향점에 대해 "이미 마지막 최종 우승자 선발을 제외하고는 16부 중 15부 촬영을 마쳤기에 시청자 여론에 따를 생각은 없다"라며 "시청자들에게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됐으면 한다. '도전자'는 결국 '당신이라면 과연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물음을 시청자들에게 매회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