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격' 청춘합창단, 47인이 빚어내는 '감동'

[현장스케치]

문완식 기자  |  2011.08.10 10:48


9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여의도 KBS 라디오 공개홀. 왁자지껄 '수다'로 공개홀이 가득했다.

이날은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 연습이 있는 날. 청춘합창단은 지난해에 이어 '남자의 자격'이 두 번째로 선보이는 합창단 미션이다. 1960년 이전 출생자 40명에, '남자의 자격' 멤버 7명 등 총 47명이 참여한다. 지휘자는 김태원이다.


지난달 중순 합창단 구성 후 매주 화요일 연습을 이어오고 있지만, 늘 만나도 할 얘기는 많은 것 같았다. 웃음이 그치지 않는다.



◆'지휘자' 김태원 27년만에 눈이 보이는 안경 착용.."진정성 중요"


이윽고 지휘자 김태원이 합창단 앞에 섰다. 여성 합창단원이 그에게 꽃다발을 건넨다. '깜짝 꽃다발'에 놀란 김태원에게 그 합창단원은 "건강에 유의하시라고 드리는 것"이라고 웃으며 말한다. 분위기가 또 한 번 화기애애 무르익었다.

'선글라스 카리스마' 김태원은 이날 눈이 보이는 안경을 쓰고 등장했다. 27년 만에 처음이란다. 김태원은 "27년 만에 처음으로 눈이 보이는 안경을 썼다"라며 "록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눈이 너무 착해 보인다는 말에 그간 선글라스를 썼는데, 윤학원 선생님이 지휘자로서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안경을 벗으라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말하는 그의 눈은 정말 선해보였다.


연습의 시작은 몸풀기 체조. 합창단 코치인 뮤지컬배우 임혜영이 단원들 앞에 섰다. '어르신들'이라 따라 하기 쉽지 않다.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다. 구석구석 쑤신다는 말도 들린다. 하지만 어느새 진지한 눈빛으로 임혜영의 체조를 따라하고 있다.

몸풀기에 이어 '목풀기'에 들어갔다. "아, 아, 아"하며 발성을 연습하는 시간. 체조 때까지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던 단원들은 어느새 웃는 얼굴이 사라지고 모두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다.

발성연습 후 가곡 '고향의 봄'으로 본격적인 합창연습에 들어갔다. '어르신들'은 이제 완벽한 '청춘합창단'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눈에서 빛이 나올 정도로 '완벽몰입'이다.




◆'꿀포츠' 김성록, 단원 중 첫 결석.."'나무 보고 싶다' 문자"

지휘자 김태원을 제외하고 합창단원은 46명. 하지만 이날 첫 결석자가 나왔다. '꿀포츠'로 화제를 모은 김성록씨가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것. 경상북도에서 4시간 이상 차로 연습에 참가하던 김씨는 이날 지병인 디스크가 악화돼 부득이 불참했다.

윤형빈이 "김성록씨로부터 '너무 보고 싶다'는 문자가 왔다"고 말하자 전현무가 "단체문자"라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계속해 합창대회 준비곡인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 연습 시간. 청춘합창단은 오는 9월 24일 열리는 제1회 KBS 전국합창대회에 참가한다. 예심은 오는 28일. 시간이 별로 없다.

대회 준비곡인만큼 합창단원들은 문자 그래도 '열'과 '성의'를 다해 목청껏 소리를 높였다. 열창으로 얼굴이 빨개지는 단원들도 보였다. 합창단원 중 최고령은 85세. 하지만 합창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았다.



◆2번째 합창곡은 '아이돌메들리'.."생전 처음 듣는 노래네"

이날 청춘합창단에게 두 번째 합창곡이 주어졌다. 2NE1 등 아이돌그룹 노래 9곡 메들리다. 2NE1 '아이 돈 케어', 소녀시대 '소원을 말해봐', 아이유 '잔소리', 2PM '하트비트', 샤이니 '링딩동', '루시퍼', 시크릿 '샤이보이', 지드래곤 '하트브레이커', 2AM '죽어도 못 보내'가 차례로 화면에서 흘러나왔다.

'아이 돈 케어'와 '소원을 말해봐'가 나올 때까지만 해도 즐거워하던 합창단원들은 계속해 아이돌노래가 쏟아지자 점점 말이 없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저게 뭔가?'하는 표정들이 다수였다. 노래가 다 끝나자 다들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 "처음 듣는 노래"라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나왔다.

이날은 아이돌노래 중 '아이 돈 케어'와 '소원을 말해봐'만 연습했다. 역시 쉽지 않아보였다. 합창단원 중 나이가 제일 어린 윤형빈이 큰 목소리로 주변 '어르신들'을 이끌었다.

총 9곡의 노래를 단원들이 나눠부르기로 하고, 양준혁이 '하트브레이커'를, 이경규가 '잔소리'를 부르기로 결정됐다. 두 사람의 얼굴에는 '난감'이라는 두 글자가 보였다.

5시가 다 되어 총연습이 끝났다. 단원들은 개별 연습을 위해 뿔뿔이 삼삼오오 흩어졌다.

'남자의 작격' 연출자 조성숙PD는 "합창 미션을 할 때 제작진도 의구심이 많았다"라며 "예능에서 자꾸 다큐를 한다고 지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다큐로 푸는 게 저희의 방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PD는 "'남자의 자격'의 웃음은 다른 예능과는 코드가 다르다"라며 "이번 '청춘합창단'을 통해 다른 예능에서 볼 수 없는 것을 시청자분들께 전해드리겠다"고 기대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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