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탁 KBS 드라마국장(왼쪽)과 한예슬
KBS 2TV 월화드라마 '스파이 명월' 파문과 관련, 제작사 이김프로덕션 및 방송사 KBS는 촬영을 거부하고 돌연 미국으로 떠난 한예슬에 대해 "일방적으로 무책임한 행동을 했다"라고 비난하며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반면 한예슬은 이번 일을 통해 다른 연기자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드라마를 찍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이김프로로덕션 측은 16일 오후 "한예슬의 촬영 거부를 정당화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란 제목으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이김프로덕션 측은 "드라마가 제작되는 동안 제작사는 촬영현장에서 주연 배우 한예슬씨가 본인 위주로 대본 수정을 요청하고 스케줄 변경을 요구하거나, 촬영장에 지각하는 경우에도 최대한 한예슬의 입장을 배려해 다독이며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를 통해 현장 촬영이 원만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예슬씨는 드라마가 방영되는 중임에도 촬영을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잠적함으로써, 정상적인 촬영이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라고 강조했다.
이김프로덕션 측은 "출연 분량이 절대적인 주연배우가 촬영에 응하지 않을 경우 드라마가 결방되고, 이 경우 어떠한 결과가 초래될 지는 데뷔 10년 이상 된 배우라면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리라며 "그럼에도 아무런 대책 없이 현장을 떠나버린 한예슬씨의 선택은 매우 잘못된 것이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전했다.
또한 "한예슬씨의 촬영 거부를 정당화할 만한 어떠한 이유도 제작현장에 없었음을 명백히 밝힌다"라며 "촬영 거부는 드라마의 주연배우로서 시청자들과의 약속을 저버린 무책임한 행동이고,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촬영을 이어온 전체 연기자와 스태프들을 무시한 처사로 어떠한 경우에도 이해될 수 없는 행위"라며 민, 형사상 대응을 할 계획도 있음을 밝혔다.
KBS 역시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KBS 측은 "한예슬씨의 행동은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행위이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라며 "아울러 제작진과의 불화로 촬영거부 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으며 한씨측의 일방적인 얘기이고 핑계라"라며 '스파이 명월'은 다른 드라마와 비교할 때, 쪽대본이나 살인적인 스케줄이 아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지금 시점에서는 시청자에 대한 책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여주인공을 새로 교체 캐스팅해, 대체 배역이라는 비상수단을 강구해서라도 시청자와의 엄중한 약속을 준수하겠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예슬은 가족이 있는 미국 LA에 도착한 뒤 짧게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SBS에 따르면 SBS 연예정보 프로그램 '한밤의 TV연예' 제작진은 이날 새벽 3시(현지시각 8월15일 오전 11시) LA 공항 입국장을 통과한 한예슬을 만났다.
제작진은 "한예슬이 자신의 일을 계기로 다른 연기자들이 좋은 환경에서 드라마를 촬영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한예슬은 이날 착잡한 얼굴로 게이트를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