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맨위)-점심 회식(가운데)-오후 촬영 모습
'스파이명월'은 촬영거부를 선언했던 배우 한예슬이 18일 오전 촬영에 전격 복귀함으로써 돌파구를 찾았다. 한예슬 복귀 직후 잠시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전화위복', 점심 회식 후 분위기는 그의 촬영 거부 전보다 오히려 좋아졌다. 출연진과 제작진이 똘똘 뭉쳐 "잘 해보자"는 각오다. '스파이명월'의 길었던 하루를 되짚어봤다.
ⓒ사진=이기범 기자
한예슬은 이날 오전 10시를 조금 넘어 서울 동교동 한 카페에 마련된 촬영장에 도착했다. 그는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타고 온 밴 차량에 머물렀다.
이윽고 오전 10시 40분께 카페가 있는 건물 지하주차장으로 고급 승용차 한대가 들어섰고, 한예슬이 쏜살같이 계단을 올라 카페로 들어갔다.
한예슬은 도착하자마자 촬영에 들어갔다. 사과 등 '사전교감'이 없는 상태에서 촬영장 분위기는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일'들을 없었던 것처럼 있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
어색함은 한예슬과 함께 촬영에 나선 에릭에게서 가장 크게 감지 됐다. 둘은 연기 외에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촬영 짬짬이 쉬는 시간에도 대본을 보거나, 다른 곳을 응시했다. 지난 17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아무렇지 않을 것처럼 촬영을 이어나가는 것이 편치 않다"고 했던 에릭은 정말 편치 않은 듯 했다.
당초 한예슬이 촬영 복귀와 함께 출연진과 제작진에게 공식 사과할 것이라 알려졌기 때문에 그가 사과 없이 촬영에 나선 이유와 과연 언제 사과를 할지 관심이 모아졌다.
한예슬이 18일 오후 '스파이명월' 출연진·제작진에게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이김프로덕션>
냉랭했던 분위기는 이날 오후 점심을 겸한 회식 자리 이후 풀어졌다.
한예슬은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진행된 회식에서 "다 내 오해였다"라며 "사고치고 왔는데 따뜻하게 맞아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는 중간, 중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한예슬의 사과에 분위기는 한층 누그러졌다. 이날 회식은 앞서 회식을 제안했던 에릭이 240만 원 전액을 지불했다. 남자주인공으로서 "앞으로 잘해보자"는 의미였다.
에릭은 이날 회식에 앞서 오후 1시께 자신의 트위터에 장문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추측은 그만 해 달라"며 "(한)예슬이를 응원해 달라"고 부탁했다. "따끔하게 혼낸 뒤 받아 들이겠다"고도 했다.
촬영 일정으로 1시간여에 불과한 시간동안 진행된 회식이었지만, 방송 후 처음으로 하는 회식에 출연진, 제작진은 화기애애하게 '단합'의 시간을 가졌다.
회식을 마치고 나오는 한예슬이나 에릭, 모두 밝은 표정이었다.
<사진제공=이김프로덕션>
이날 오후 6시께 '스파이명월' 제작사 이김프로덕션은 오후 촬영분 스틸컷을 공개했다. 서로 오해를 풀어서인지 한예슬과 에릭의 표정은 오전과는 사뭇 달랐다.
커풀룩이 민망했던 오전 촬영장 분위기와 달리 오후 공개된 스틸컷에서 두 사람은 환한 미소로 웃고, 또 신나게 자전거를 탔다. 실제 커플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확실히 '응어리'를 푼 모습이었다.
지난 며칠간 '스파이명월'을 휘감았던 먹구름이 걷힌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