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슈퍼스타K3' 화면 캡쳐
'슈스케3'의 악마의 편집 TOP3를 꼽아봤다.
◆ 60초 후에 독점영상이 공개됩니다.
시즌 1,2 생방송 무대에서 MC 김성주가 탈락자 발표를 앞두고 늘 하던 멘트인 "60초 후에 공개하겠습니다"는 시즌3에서 "독점 공개"로 업그레이드됐다. 박재범 쌍둥이, 신승훈 조카, 업타운 출신, 아이돌그룹의 가족, 영화 '방가방가'의 칸 등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출연자를 배치한 다음 이 멘트를 넣는다.
덕분에 시청자는 중간광고가 나오는 60초 동안에도 채널을 돌리지 못하고 '독점 공개'될 영상에 집중하게 된다. 하지만 60초 후에 그 영상이 공개될지 아닐지는 미지수. 바로 공개되기도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종적을 감출 때도 있다. 중간광고로 채널이 돌아갈 수 있다는 단점을 장점으로 잘 살린 탁월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왜 공개하지 않느냐고 분노하는 시청자의 존재는, 이 전략이 잘 먹혀들었다는 방증이다.
탑스타(왼) 울랄라세션(오른)ⓒ사진='슈퍼스타K3' 화면 캡쳐
극과 극의 출연자를 함께 배치하면 둘 다 돋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2회에 등장한 6인조 톱스타는 2명만 합격시키겠다고 하자 합격을 포기하고 이후 인터뷰 장면을 거부하는 등의 모습으로 비난을 샀다. 오디션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가감 없이 담는 '슈스케3'의 재미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긴 시간을 할애해 '이게 뭐야'하는 생각이 들 때 쯤 상반되는 실력자가 등장한다. 4인조 울랄라 세션은 탁월한 편곡에 매력적인 음색, 멤버들끼리 잘 어우러진 화음 등으로 귀를 즐겁게 했다. 똑같이 그룹으로 출전했지만 완전히 상반된 행보를 보인 두 팀을 나란히 배치해 '슈스케3'가 보여줄 수 있는 양극단의 재미를 부각시키는 것이다.
박길수(왼) 심사위원 정엽(오른)ⓒ사진='슈퍼스타K3' 화면 캡쳐
간혹 합격과 탈락을 가늠하기 힘든 출연자가 있다. 특히 혹평을 먼저 하고 호평을 나중에 하는 '슈스케3' 심사위원의 특성상 먼저 말하는 단점만 듣는다면 탈락이 점쳐지는 상황이 많다. '슈스케3'는 이런 심사위원의 특성을 살려 혹평과 호평이 섞여 있는 지원자의 당락 여부를 먼저 알려준 다음 '리플레이' 형식으로 되돌아가 어떤 일이 일어났었는지 말해준다.
가령 2회에 출연한 연기자 박길수에게 싸이는 "전의적"이라며 합격을 줬지만, 이승철은 "연기 오디션이 아니다"라며 불합격을 통보했다. 마지막으로 정엽은 "모노드라마를 본 것 같다. 멜로디컬이 살아있는 노래를 선곡해서 다음에 준비하셔서…"라고 심사해 갈피를 잡기 어렵게 했다. 이어 박길수가 합격했다는 사실을 알린 뒤 다시 정엽의 심사평으로 돌아갔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기법이긴 하지만 지원자의 실력과 심사평이 전부인 지역예선에서 이 둘을 살리기 위한 기막힌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슈스케3' 측 관계자는 "김용범PD가 이전에 '서인영의 카이스트' 등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연출하면서 기사나 누리꾼의 반응을 일일이 모니터링했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어떤 타이밍에 열광하는지 잘 안다"라며 "적재적소의 타이밍에 '60초 후 공개'를 사용해 더 심금을 울리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PD가 스토리를 좋아해, 개개인의 에피소드를 살리는 편집을 선호하는데 이 점이 시청자에게 어필하는 것 같다"라며 "케이블채널이니만큼 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것 같고, '악마의 편집'을 특색과 기교로 봐 주셨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원조 오디션 프로그램이면서도 더 큰 재미를 위해 발전과 고민을 게을리 하지 않는 '슈스케3'가 또 어떤 획기적인 전략으로 시청자를 미치게 할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