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가요심의, 창작자 영혼 울리는 일 없길"

현아 십센치 장혜진 비스트(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기범 기자, MBC

법원이 노래 가사에 '술'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해당 곡과 앨범을 청소년 유해물로 지정한 여성가족부의 처분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린 가운데 가요계도 반겼다. SM의 이번 승소는 같은 이유로 유해 판정을 받은 가수들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안철상)는 25일 SM엔터테인먼트가 여성가족부장관을 상대로 낸 청소년 유해매체물 결정통보 및 처분취소 청구소송에 대해 "유해매체 지정을 취소하라"고 판결, SM의 손을 들어줬다.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술은 분명 유해약물로 취급받지만 노래 가사 속 '술에 취한다' '술이 마시고 싶다' 등의 표현만으로 제재를 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게 법원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모호한 가요 심의기준 변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비스트 포미닛 지나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홍승성 대표는 이날 오후 스타뉴스에 "앞으로는 가요계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였으면 한다"며 "가요계 종사자들은 물론 팬들도 직접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M더발라드

대중음악평론가 강태규씨 역시 "법원도 창작의 자유를 인정한 셈"이라며 "앞으로는 단어 하나로 창작자의 영혼을 울리는 일은 없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여성가족부는 슈퍼주니어의 규현, 샤이니의 종현, 트랙스 제이가 신예 지노(JINO)와 함께 결성한 SM의 프로젝트 그룹 'SM 더 발라드'의 싱글 '너무 그리워' 수록곡 '내일은…'을 청소년 유해매체로 지정했다. 해당 노래에 '술에 취해 널 그리지 않게' '술에 취해 잠들면 꿈을 꾸죠' 등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지적에서다.

결국 해당 곡과 앨범을 청소년 유해 판정을 받았고, '19금' 딱지를 붙인 채 진열대에 놓이게 됐다. 이에 대해 SM은 "여성부는 명확한 심의기준 없이 '내일은…'을 유해매체로 지정했다"며 "여성부의 행정처분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승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