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 "데뷔 13년만에 연예인 된 기분"(인터뷰)

길혜성 기자  |  2011.09.01 12:11
박정현 ⓒ사진=임성균 기자 박정현 ⓒ사진=임성균 기자


싱어송라이터 박정현과 9개월 만에 마주 앉았다.

지난해 여름 미국 명문 컬럼비아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한국에 돌아온 뒤 그 해 11월 자신의 히트곡들을 재해석 해 내놓은 스페셜 앨범 인터뷰 이후 만난 박정현. 채 1년도 안됐지만 이 사이 너무도 변해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박정현은 그대로인데 그녀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확 바뀌었다.


세대 불문하고, 박정현의 노래와 무대에 열광하고 있다. 최근 생애 첫 CF를 찍은 것을 넘어 이젠 광고계의 블루칩으로까지 자리 잡았다. '방정현'이란 그녀의 패러디 역시 생겨났다. '대세란 바로 이런 것'이란 말을 제대로 확인시켜 주는 모습이다.

"1년 전만 해도 동네를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었는데, 이젠 그러지 못하겠어요. 친구들과 밥 먹을 때까지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기 때문이죠. 사실 '급적응' 중이에요. 데뷔 13년 만에 진짜 연예인이 된 기분이에요. 하하. 개인적으로는 답답하고 불편하지만 제가 원래 짜증내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잘 적응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물론 제게 관심을 가져 주셔서 너무 고마운 것은 당연하죠."


박정현을 둘러싼 변화의 중심에는 두 말할 필요 없이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는 가수다')가 있다.

지난 3월 '나는 가수다' 원년 멤버로 이 프로그램과 인연을 맺었고, 매번 빼어난 가창력과 폭발적인 무대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녀의 저력은 7라운드 연속 생존이란 결과를 이끌어 냈고, 최근 명예졸업이란 영예를 안으며 '나는 가수다'를 떠났다.


"일적으로 제 모든 것은 바꾼 프로그램"이라고 '나는 가수다'를 평가한 박정현은 10여 차례 넘는 무대 중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를 불렀을 때를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박정현 ⓒ사진=임성균 기자 박정현 ⓒ사진=임성균 기자


"편곡도 많이 걱정했던 곡이었는데 생각 외로 너무 잘나왔어요. 저와 인연이 있는 기타리스트 방중석씨가 무대에서 같이 노래를 불러 주니 더욱 힘이 났어요. 많은 분들은 제가 '나는 가수다'에서 긴장을 잘 안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항상 떨었는데,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 때만큼은 긴장을 안 하고 콘서트 때처럼 불렀죠. 누군가 옆에서 함께 노래 해 줘서 든든해 그랬던 것 같아요. 참, '나 가거든' 무대도 기억에 남아요. 그 노래 자체에 제 감정이 완전 몰입돼 있어서였죠."

작은 체구지만 도전 정신만큼은 거인급인 박정현은 '나는 가수다' 끝내고 쉴 법도 한데 또 다른 시도에 나선다. 바로 이달 중순 첫 방송될 MBC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2'(이하 '위대한 탄생2')에 이선희 이승환 윤상 윤일상 등과 함께 멘토로 나서게 된 것이다.

"위대한 탄생2'에서 멘토 제의가 들어왔을 때 처음에는 안하려 했어요. 한 번도 제자나 멘티를 키운 적이 없고, 성격 자체도 낯을 많이 가리기 때문이죠. 그러다 '나는 가수다' 출연이 끝날 때 쯤 되니, 여기서 얻은 경험을 어린 친구들에 잘 전해주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멘토로 나서기로 최종 결정했어요. 저 역시 '나는 가수다'에 나서면서 음악에 대한 재교육을 제대로 받게 된 것 같아요. 원래 제가 아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 이야기 해주길 좋아하는 성격이라 재밌을 것 같기도 해요. 하하."

박정현은 추석을 앞두고 가족이 있는 미국 LA로 향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역시 휴식만이 주된 게 아니다. 새 앨범 발표와도 연관이 있다.

현재 계획상으로는 오는 10월께 새 스페셜 앨범을 낼 생각이다. 신곡들을 담는 것은 물론 '나는 가수다'에서 불렀던 곡들 역시 또 다시 새롭게 편곡해 수록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박정현은 LA에 머무는 동안 이번 앨범 녹음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후 국내로 돌아와 10월부터 전국 투어에 나선다.

"부모님을 1년 만에 뵙는 건데 가족들과 시간을 가지면서도 음악 작업을 계속 할 거예요. 하하. 저는 바쁜 팔자를 타고 났나 봐요. 전국 콘서트에 맞춰 새 앨범을 팬들에 선물하고픈 생각이어서 LA에서 새 음반 녹음도 할 생각이에요.'

박정현 ⓒ사진=임성균 기자 박정현 ⓒ사진=임성균 기자


지난 1999년 2집 발표 때 이후 12년 만에 재개하는 전국 투어에 대한 설렘도 크다. 원래부터 박정현을 콘서트 형 가수로 유명했고, 지금 역시 공연장에 올라 즐길 때를 가장 좋아한다.

"제 공연 때는 평가 안 받아도 되니 안심이에요"라며 밝게 웃은 박정현은 "예전에는 이렇게까지 대중적인 가수는 아니었는데, 이제는 지방 곳곳에 계신 분들께도 제 무대를 보여 드릴 수 있게 돼 너무 감사드려요"라며 미소 지었다.

박정현은 오는 10월2일 창원을 시작으로 전주 성남 청주 대구 등을 돌며 '조금 더 가까이'란 타이틀로 전국 투어를 이어간다.

높아진 인기와 바쁜 생활 속에도 박정현은 여전히 음악에 가장 큰 중점을 둘 것을 다짐했다. 물론 한 단계 발전을 꿈꾼다.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며 제 성격도 많이 밝아졌어요. 이런 변화를 지금의 제 음악에도 담아 여러분께 들려 드리고 싶어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제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음악이죠. 지금 여러분들께 과분한 사랑을 받는 것도 결국은 음악 때문이잖아요."

조금은 늦은 나이에 '국민요정'이란 별칭까지 얻은 박정현. 솔로인 그녀이기에, 사랑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 마지막으로 물었다. "한 달간 자신만의 시간이 주어진다면..."이라고.

돌아온 대답은 역시 박정현답게 엉뚱했지만 유쾌했다.

"혼자 발리로 여행가고 싶어요. 발리에사 혼자 조용히 있으며 책 10권 정도를 마음껏 읽고 싶어요. 정말 안돌아 다니고 혼자 책만 읽으며 쉴 거예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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