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3' '슈스케3', 3代 명가의 힘

김현록 기자  |  2011.09.01 10:47


한국에서 시즌제 방송이 요원할 것이라던 몇 년 전의 푸념은 이미 옛말이 됐다. 해를 거듭하며 신뢰와 명성을 쌓아가는 TV 프로그램들이 속속 등장했다. 이미 3대(代)에 이른 '하이킥' 시리즈와 '슈퍼스타K' 시리즈는 그 대표라 할 만 하다. 지난 2번의 시리즈를 통해 한국 시트콤과 오디션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한 이들이다.


시트콤 명가의 컴백..'하이킥'

지난해 봄, '지붕뚫고 하이킥'의 마지막 방송이 동생과 어렵게 살아가던 식모 세경의 죽음이 암시했던 그 날의 후폭풍이 기억나는가. 인터넷이 발칵 뒤집히고 택시 아저씨들까지 '너무한다'며 열변을 토했던 그날을 떠올린다면 누구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25분씩 방송되는 시추에이션코미디의 힘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2006∼2007년 방송된 '거침없이 하이킥', 2009∼2010년 방송된 '지붕뚫고 하이킥'은 일종의 신드롬이었다. 본방 사수율이 낮은 20대의 절대적 지지 속에 시청률 20%를 훌쩍 넘으며 화제몰이를 했다.

'하이킥'은 웃다 눈물이 나고, 울다 폭소하는 희한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1편이 야동순재 식신문희 바보준하 등 주옥같은 캐릭터의 향연 속에 이종장르가 뒤섞인 독특한 시트콤의 영역을 개척했다면, 2편은 산골소녀 자매의 상경기를 바탕으로 드라마 뺨치는 절절한 스토리라인에 '개그콘서트' 뺨치는 코미디를 녹여냈다.


새롭게 시작하는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극본 이영철 홍보희 장진아 백선우·연출 김병욱 김영기 조찬주) 또한 우리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을 터. 김병욱 PD와 그 일당들은 동업자의 배신으로 쫄딱 망한 일가가 처남 집에 얹혀살며 벌어지는 에피소드에 학자금 대출과 취업난에 허덕이는 20대의 이야기, 은밀한 땅굴 이야기를 준비했다.

캐스팅도 화려하다. 안내상 윤유선 윤계상 박하선 서지석 백진희 김지원 고영욱 줄리엔강에 이적까지, 흥미진진한 뉴페이스들이 뭉쳤다. 첫 방송은 9월 19일. 120부는 확정이니 6개월은 재미 보장이다. 야호!

오디션 명가의 저력..'슈퍼스타 K'


한국 오디션 프로그램의 새 지평을 연 Mnet의 '슈퍼스타K'는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아끌고 있다. 2009년 1회, 2010년 2회에 이어 지난달 첫 방송을 시작한 '슈퍼스타K3'(연출 김용범 김태은 신천지 김무현)은 웅장한 스케일과 재기발랄한 편집, 출중한 노래 실력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시청률은 동시간대 방송되는 지상파 프로그램과 견주어서도 1위를 이어가는 중. 화제성은 시청률보다 더 높다.

이미 놀라워할 시기는 지났다. 지난해에도 '슈퍼스타K2'는 지상파를 능가하는 시청률과 화제성을 자랑했기에, 3회에 이른 '슈퍼스타K3'을 보는 놀라움은 다른 데 있다. 한껏 높아진 기대를 보란듯이 만족시킨 알맹이 자체다.

1편이 대한민국에서도 '아메리칸 아이돌'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2편은 존박과 허각, 장재인과 강승윤 같은 화제의 출연자들을 등장시키며 그 가능성을 현실화했다. 3회에 이른 '슈퍼스타K'는 오디션 명가의 저력을 맘껏 뽐내는 중이다. 구성과 심사는 더욱 안정됐고, 200만명 가까운 지원자에서 추리고 추린 예비스타들의 실력은 기대 이상이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면 톱10에 들었음직한 걸출한 실력자들이 예선전에서 맘껏 실력을 발휘하는 걸 보고 있다면 "역시 '슈퍼스타K'"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예선을 통과한 실력자들이 함께 모이는 '슈퍼위크'를 준비하는 '슈퍼스타K3'은 "이변이 속출했다"며 한껏 기대를 부풀리는 중이다. 드높은 기대가 혹여 실망으로 바뀔까 하는 걱정은 이미 접었다.'슈퍼스타K'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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