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폭로 장 돼버린 '짝' 게시판 꼭 필요할까?

[기자수첩]

문연배 기자  |  2011.09.02 13:02


"시청자 게시판을 폐쇄할까 고민 중이에요."

최근 출연자의 과거라고 주장하는 글이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와 홍역을 앓고 있는 SBS '짝'의 남규홍 PD의 하소연이다.


시청자 게시판은 말 그대로 프로그램의 제작진들이 공지사항을 전달하거나 시청자들이 시청 소감을 올리는 등 프로그램에 관련된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받는 인터넷 공간이다. 회원가입만 돼 있다면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남길 수 있다.

하지만 '짝'의 시청자 게시판은 출연자의 과거행적이라며 진위여부를 알 수 없는 글이 올라오는 등 과거 폭로의 장이 돼 버렸다. 그리고 일부 시청자들은 입에도 담기 힘든 욕설과 함께 출연자를 비난하는 글 을 올리는 등 이미 '짝'의 시청자 게시판은 순기능을 잃어버린 상태다.


그러면 이렇게 출연자들의 과거를 시청자 게시판에 폭로하는 행위가 정당화 될 수 있을까. 게시판은 익명성이 보장되는 공간이다. 최근에는 실명을 사용하는 게시판이 늘었지만 남의 아이디를 빌려 쓸 수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나를 드러내지 않은 채 남을 충분히 비판할 수 있다.

이번의 경우에도 한 네티즌이 게시판이라는 익명성을 이용해 출연자의 과거를 일방적으로 폭로했다. 이런 과정에서 출연자와 제작진의 입장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문제점이 발생한 것이다. 때문에 게시판에 숨어 출연자들의 과거를 폭로하는 이런 행위는 앞으로 다시는 나타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시청자 게시판을 통한 아니면 말고 식의 마녀사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방송된 '돌싱 특집'에 출연했던 한 출연자가 '에로배우' 출신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에 휩싸였었다.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 졌지만 출연자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그렇다면 굳이 시청자 게시판을 유지하고 있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이어온 상황들을 보면 앞으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과거폭로 등의 문제점은 모든 프로그램이 안고 있지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성격상 그 파장은 상상 이상이다.

그래서 남 PD가 밝힌 '시청자 게시판 폐쇄'라는 극단적인 조치도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 폭로와 같은 문제의 소지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짝'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출연자를 향한 인신공격성 발언들이 올라오고 있다. 제작진의 현명한 결정과 빠른 실행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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