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 관련 사고(社告)에 내부반발..왜?

김현록 기자  |  2011.09.05 15:24


MBC가 'PD수첩' 미국산 쇠고기편과 관련한 대법원의 판결과 관련, 사고(社告)를 내고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제 식구인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비난과 앞으로의 프로그램 제작과정에 개입하겠다는 함의를 담은 사고 내용에 내부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일 2008년 4월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PD수첩'에 대해 보도 내용 일부가 허위인 것은 맞다면서도 정부 당국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에 MBC는 5일 사고를 통해 "대법원이 형사상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보도의 주요 내용은 허위라고 판시해 진실 보도를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MBC는 사고에서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기본 임무는 사회의 부정.부패를 드러내어 고발하고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PD수첩'이 한미 쇠고기 협상 절차를 점검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려 한 것은 정당한 취재 행위다. 그러나 기획 의도가 아무리 정당하다고 해도 프로그램을 지탱하는 핵심 쟁점들이 '허위 사실'이었다면, 그 프로그램은 공정성과 객관성은 물론 정당성도 상실하게 된다"고 전했다.

또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논란과 광우병이 전 국민의 주요 관심사였던 시점에 문화방송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며 "당시 문화방송의 잘못된 정보가 국민의 정확한 판단을 흐리게 한 점은 언론사의 사회적 책무를 왜곡했다는 비난을 받아도 마땅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MBC 공식입장은 언론의 취재 보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했다는 평가를 받은 대법원의 판결에 비해 '저자세' 느낌이 확연하다. 실제 '사고'를 통해 나온 MBC 공식입장을 확인한 해당 'PD수첩' 제작진과 노조는 "황당하다"는 입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시사 프로그램에 대한 심의 절차 등 내부 시스템을 재점검", "시의성을 빌미로 부실한 취재를 합리화하던 관행에서 벗어나겠다"고 언급한 대목은 시사 보도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 사측이 더욱 일일이 간섭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노조 측은 MBC 사고와 관련한 반박 성명을 준비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 시사교양국 관계자는 "검찰이 아니라 검찰 할아버지가 입장을 써도 이렇게는 못 쓸 것"이라며 "사측이 법원까지 인정한 사실을 입맛대로 해석해 제작진에게 재갈을 물리려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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