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조인성의 차기작 '권법' 향방이 짙은 안개 속에 빠졌다. 당초 투자, 배급을 맡기로 했던 CJ E&M이 최종적으로 작품에 투자를 할지, 말지를 놓고 재검토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권법'은 '웰컴 투 동막골'의 박광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근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액션영화. 의협심 강한 남자주인공 권법이 정체를 숨긴 여자 레이에 사랑에 빠져 버려진 마을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는 이야기다. 180여억원의 제작비가 산정돼 있다.
'권법'은 이 같은 규모에 조인성이 전역 후 복귀작으로 결정해 영화계의 관심을 모았다. 여자주인공 역에는 이연희가 캐스팅됐다.
하지만 '권법'은 프리 프러덕션 과정을 거쳐 이달 말부터 촬영에 들어가기로 했던 일정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CJ E&M 내부에서 '권법' 투자에 부정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오면서 재논의에 들어간 것.
CJ E&M에선 '권법'을 제2의 '전우치'로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측과 180억원이란 제작비에 메인투자로 80억원 이상을 감당하기엔 너무 무리라는 측 의견이 맞선 상태다. 이 같은 의견 대립에는 시나리오에 대한 이견도 있지만 '7광구' '퀵' 등 CJ E&M이 투자한 100억대 영화들이 올 여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것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 E&M에선 이번 주까지 최종 결정을 하기로 논의하고 있지만 추석연휴가 지나서야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CJ E&M 한 관계자는 "워낙 큰 금액을 투자해야 하는 만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원래 이 프로젝트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던 만큼 이렇게 논의하고 있는 것 자체가 생각을 깊게 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일 CJ E&M이 '권법'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이 영화에 관심이 있는 투자사들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결론을 내려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권법'에 대해서는 다른 메이저 투자배급사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 배급사 고위 관계자는 "'권법'에 대해 관심이 있기 때문에 CJ E&M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CJ E&M이 '권법' 투자를 포기하고 다른 투자사로 넘길 경우 기존에 투자한 금액 문제 등 논의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그럼에도 관심을 보이는 투자사가 있다면 '권법' 제작이 공중에 뜰 것 같진 않다. '좋은 놈,나쁜 놈,이상한 놈'도 당초 쇼박스가 투자배급을 하려다가 CJ E&M(구 CJ엔터테인먼트)가 넘겨받아 완성한 전례가 있다.
과연 '권법'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영화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