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팍''강심장' 폐지 가능성

강호동 '잠정은퇴' 후폭풍… 예능 4개 프로그램 동시폐지 우려도 커

김현록 기자  |  2011.09.14 09:53
ⓒ임성균 기자 tjdrbs23@ ⓒ임성균 기자 tjdrbs23@
'국민MC' 강호동의 은퇴 선언으로 지상파 예능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국세청에 수억원의 추징금을 납부하게 된 강호동이 비난 여론을 견디지 못해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9일 잠정 은퇴를 선언한 지 닷새. 추석 연휴는 끝났지만 강호동을 주축으로 삼았던 각 프로그램들은 이렇다 할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강호동의 은퇴 선언으로 방향을 잃게 된 프로그램은 모두 4개다. KBS 2TV '해피선데이' '1박2일', MBC '황금어장' '무릎팍도사', 그리고 SBS '강심장'과 '스타킹'이다. 문제는 이들 프로그램 모두가 기획부터 실제 방송까지 강호동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1박2일'의 강호동은 동생들을 이끄는 든든한 맏형이고, '강심장'과 '스타킹'에서는 토크와 장기자랑의 문을 열고 닫는 길잡이다. 스스로 도사가 돼 고민을 상담하는 토크쇼 '무릎팍도사'에서의 비중은 말할 것도 없다. 때문에 강호동의 은퇴 선언과 함께 이들 프로그램이 한꺼번에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가장 다급한 쪽은 MBC '무릎팍도사'다. 폐지 확정만이 남았다는 분위기다. 한 MBC 관계자는 "'무릎팍도사'의 경우 강호동의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대안을 말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언급을 아꼈다. 최근 6개월 시한부 방송을 결정하고 내년 2월까지 방송을 이어가기로 한 '1박2일'의 경우 조기 폐지 가능성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SBS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게스트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스타킹'의 경우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강호동의 이름에서 제목까지 따 온 '강심장'은 폐지 가능성이 높다.


잠정 은퇴를 선언한 강호동의 복귀 시점에 대해서도 예측이 엇갈린다. 그러나 강호동이 고심 끝에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잠정 은퇴를 선언한 만큼 곧바로 방송에 복귀하지는 않을 것으로 방송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 경우 MC 의존도가 높은 예능 프로그램의 표류는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다. 한 예능 PD는 "강호동의 뒤를 이을 MC가 누구인지 논의가 활발하다지만 사실상 강호동을 바로 대체할 수 있는 MC는 유재석 정도"라며 "그마저도 프로그램을 완전히 장악하고 흔드는 강호동과는 스타일이며 장점이 전혀 다르다"고 씁쓸해했다.

그러나 사건 국면이 어떤 쪽으로 흐를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이미 납세자연맹은 강호동의 세무조사 및 세금 추징 소식을 언론에 알린 것을 두고 국세청을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과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필요경비에 대해 강호동 측 세무사와 국세청의 입장이 달랐을 뿐, 고의적 탈세가 아니었다는 강호동의 최초 해명이 사실이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여론이 너무 격앙됐다', '강호동이 과한 피해를 입었다'는 동정 여론도 만만찮다.


한 방송 관계자는 "어쩌다가 일이 여기까지 흘렀는지 모르겠다. 탈세는 분명 잘못이지만 잘못에 비해 강호동이 너무 과하게 비난을 받았고, 그것이 은퇴 선언으로까지 이어졌다"며 "유능한 MC가 이런 식으로 방송에서 사라진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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