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허각 ⓒ사진=임성균 기자
가수 허각(26)의 마음가짐은 어느 때보다 단단하다. 진지하다 못해 비장함마저 감돈다. 오디션프로그램 Mnet '슈퍼스타K2'에서 보여준 서글서글한 눈매에 장난기 넘치는 모습은 자취를 감췄다.
이제 '슈퍼스타K 우승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신인가수'라는 새 수식어로 날개를 단 그가 첫 번째 미니앨범 '퍼스트 스토리(First story)'로 정식 가요계에 문을 두드린다.
그는 지난해 '슈퍼스타K2' 우승자에게 주어진 혜택으로 데뷔곡 '언제나'를 이미 발표했지만, 소속사가 정해진 후 자신의 노래만이 담긴 정식 앨범을 발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앨범인 만큼 누구보다 감회도 남다를 터. 긴장감과 설렘이 가득한 모습으로 올 가을 가요계 당당히 발라드 돌풍을 외치고 있는 그의 속내를 비춰봤다.
-데뷔 앨범이라고 봐야 되나.
▶사실 '언제나' 같은 경우는 오디션프로그램 할 때 받은 곡이고 그 안에 수록곡은 다 리메이크 곡이다. 드라마 OST '나를 잊지 말아요'를 제외하고는 내 노래로만 들어 있는 첫 앨범이다.
-정식 가요계 데뷔를 앞둔 소감 한마디
▶매일 너무 설레고 긴장된다. 걱정도 많이 앞선다. 기대를 많이 하고 계신데 '언제나' '나를 잊지 말아요'가 너무 잘 되서 내 앨범에 기대를 하신 분들이 많이 실망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도 했다. 부담감도 크고 처음처럼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타이틀곡 '헬로(Hello)는 어떤 곡인가.
▶정통 발라드다. 사실 뻔 한 발라드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기존의 '언제나', '행복한 나를' 등 사랑고백 노래를 많이 불렀는데, 이번엔 앨범 전체적으로 가슴 시린 이별얘기를 많이 담았다. 5곡이 한편의 이야기처럼 연결 됐다. 그래서 타이틀곡 뿐 아니라, 노래 전체를 들을 때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감정이 느껴질 것이다.
-제목은 '헬로(안녕)'인데 이별노래다.
▶노래는 헤어진 이후의 이야기를 많이 그리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너는 내 사랑이다' '날 떠나가지 마라'라며 만났을 때의 그대로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만나서 헤어지자는 이별통보를 하고 가면 끝이기 때문에 계속 '헬로'하고 싶다는 의미이다.
-이런 느낌을 살리려면 전 연애경험이 중요하지 않은가?
▶그 동안 연애를 하면서 많이 차여봐서, 느낌을 살리는데 그리 어렵지 않았다.(웃음)
-앨범 발매가 예상보다 늦어졌다.
▶걱정이 많았다. 적절한 시기에 나왔다고 생각한다. 원래는 6~7월에 나올 예정이었는데, 더 준비를 하다 보니 시기를 늦추게 되었다. 열심히 준비했으니 예쁘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
-'슈퍼스타K 우승자'보다는 '신인가수'라는 타이틀을 앞세운 이유는?
▶결정적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허각'으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보다는 '신인 가수'라는 타이틀이 필요하고,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불렸으면 한다.
-'슈퍼스타K'시절 분위기와 지금의 분위기가 많이 다른데
▶마음가짐이 조금 달라졌다. 지금은 기분이 좀 더 무겁고 긴장감이 있다. 예전엔 아무것도 몰랐던 일반인이었지만 지금은 회사도 만나고 가수로서 적응하며 배우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봤을 때 경솔해 보이거나 무례해 보일 수 있는 행동을 하지 않기 위해 좀 더 조심성이 생긴 것 같다.
가수 허각 ⓒ사진=임성균 기자
▶긴장감 크기의 차이인 것 같다. 그 때도 일반인으로서는 큰 자리이지만, 지금은 KBS 2TV '불후의 명곡' 같이 진짜 가수들과 함께 순위경쟁을 하니 긴장감이 더 커진 것 같다. 오디션 때는 그래도 '무대를 후회 없이 즐기자'라는 생각으로 했는데, 지금은 선배님들과 함께 노래하는 자리에서 내 맨탈이 더 강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슈퍼스타K' 끝나고 1년 동안 어떻게 보냈는지
▶형식적으로 트레이닝 받은 것은 다 똑같았다. 특히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곡 녹음하면서 '노래 안에 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 는 생각을 많이 했다. 평소에 이런 애절한 장르를 좋아해서 더 와 닿았다. 슬픈 영화도 많이 봤다. '이프온리(If only)'를 주로 봤다. 원래 좋아하는 장르는 액션이다.
-앨범 발매 앞두고 몸무게를 10kg이나 감량했는데
▶예전에 보디빌더로 활동하다가 헬스를 가르치고 있는 트레이너 친구가 있다. 그 친구를 초빙해서 숙소에서 합숙을 했다. 식단도 조절하고, 운동도 열심히 했다. 사실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노래 부르는 사람이 노래만 잘 하면 된다는 생각에 관리를 너무 안하게 돼서 살이 찐 것 같아 관리를 해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됐다. 아직도 조금 더 빼야 한다고 생각한다. 활동 하면서도 더 뺄 생각이다.
-'슈퍼스타K2'출신들은 자주 만나는가.
▶자주 본다. 2~3주에 한 번 씩 보는 것 같다. 앤드류는 공부하느라 보기 힘들고, 김은비, 강승윤 연습생이라 자주 못 보지만, 나머지들은 존박의 숙소나 김지수 집에서 자주 본다. 다들 합숙하던 때를 그리워한다.
-먼저 데뷔한 '슈퍼스타K' 친구들이 조언을 해주었나.
▶김지수는 아부를 잘해준다. 그냥 형 잘 될 거라고 말해준다. 다른 동생들도 조언을 많이 해주고 힘을 많이 실어준다. 존박이 비슷한 시기에 나와서 자주 마주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다.
-각오나 목표가 있다면.
▶목표는 이번 앨범 충실히 무대에 서는 것이고, 욕심이 있다면, 많이들 좋아해 주셔서 꼭 좋은 성과를 얻었으면 좋겠다. 노래 부르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노래 부르는 모습을 예쁘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떤 상이든지 받고 싶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
▶첫 앨범이 드디어 나왔는데, 오래 기다리게 해 드려서 죄송하다. 기다린 만큼 더 열심히 노래해서 기대에 져버리지 않는 가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많이 응원해주시고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