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 "발라드왕자? 고집있는 가수란 말 듣고파"(인터뷰)

길혜성 기자  |  2011.09.15 12:05
성시경 성시경


까칠한 듯 하지만 부드럽다. 유연한 듯 하지만 강단 있다. 군대까지 현역으로 갔다 왔고 잘못한 것도 없는데 적지 않은 남자들에는 여전히 '적'이다. 대신 여성팬들은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만 들어도 미소 짓는다.


양극의 평가가 공존하는 이가 바로 가수 성시경(32)이다. 하지만 단 한 가지, 바로 음악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논할 때만큼은 대부분이 '최상급'으로 인정한다. 지난 10년간 '발라드'로 자기 색깔을 확실히 지키며, 많은 이들의 감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서다.

성시경이 오랜 공백을 깨고 가요계로 돌아왔다. 15일 타이틀곡 '난 좋아'를 포함, 총 12곡이 담긴 정규 7집을 발표했다. 군에 입대하기 전인 2008년 선보인 6집 이후 3년여 만이다.


"지난해 5월 제대했으니까 전역한 뒤부터도 1년 5개월이나 걸렸네요. 제가 좀 느리긴 해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새 앨범을 발표할 가장 자연스러운 시기가 지금이었던 것 같아요. 충분히 곡들을 준비하고 프로듀싱할 시간을 가졌던 셈이죠. 작전이나, 뭐 그런 것을 세워서 지금 낸 것은 절대 아니죠. 하하."

성시경의 말처럼 충분한 시간을 갖고 만들어서일까. 이번 앨범은 크레딧만 봐도 꽉 차 있다는 느낌을 풍긴다.


싱어송라이터 윤상이 선사한 발라드 '아니면서', 성시경의 스테디셀러 '좋을텐데'와 '두 사람'을 만든 윤영준이 탄생시킨 애절한 곡 '노래가 되어' 등이 담겼다. 물론 황세준 강승원 등 또 다른 실력파 작곡가들 역시 힘을 보탰다.

'나는 가수다'의 요정 박정현 또한 성시경의 컴백을 듀엣곡 '우리 참 좋았는데'로 응원했다. 박정현은 지난 8월 '나는 가수다'를 명예졸업하자 가요계의 절친한 동생인 성시경을 위해 곧바로 '우린 참 좋았는데' 녹음에 나섰다. 성시경이 고마운 마음을 가질 만도 하다.

성시경 성시경


성시경은 이번 앨범 타이틀곡은 자신이 직접 작곡한 '난 좋아'로 정했다.

"오랜 기간 저를 기다려준 분들이 계시다면, 그 분들을 위해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뭘까 생각해봤죠. 그리고 제 스타일의 곡을 들려 드리는 게 정답인 것 같다는 결론은 내렸죠. '난 좋아'가 타이틀곡이 된 이유죠. 열심히 활동할 테니 기다려 주신 만큼 관심도 많이 가져주시면 고맙겠어요."

만 30세를 넘긴 후 처음 발표하는 앨범이라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니, 크다. 하지만 그의 곁에는, 윤상 유희열 윤종신 김현철 등 음악적 자양분이 돼주는 좋은 형들이 많다. 멋진 선배들은 그가 음악에 열정을 쏟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형들과 항상 음악 이야기만 하는 것은 절대 아니죠. 하하. 그래도 한번 음악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면 진지해져요. 자연스럽게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죠. 형들과의 대화, 그리고 제 스스로의 생각을 종합할 때 앞으로 '자기 색깔이 분명한 가수' '고집 있는 가수'란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발라드 왕자'는 여전히 부담스럽고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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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본격 활동 재개에 나선 성시경은 함께 음악 방송에 출연할 후배들에도 부탁의 말을 전했다. 자기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먼저 다가서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성시경은 "저는 지금도 군대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연예인을 보는 팬의 심정으로 아이돌그룹들을 보게 되는 같아요"라며 "나이 차가 적지는 않지만 제가 선배들에 먼저 달려가 좋은 관계를 맺었듯, 후배들도 언제나 부담 없이 저를 대해 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가요계 데뷔 10여년 만에 '이번엔 정말 제대로 한 번 잘되고 싶다'란 생각을 처음 가졌다는 성시경. 물론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음악을 지속하기 위한 마음이 바탕이 됐다.

까칠하지만 부드러운 그가 돌아와 가요계가 다시 든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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