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대승, 임상수, 정지우 감독.
영화계가 노출할 여배우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사극부터 사회극, 로맨틱 코미디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저마다 노출할 여배우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후궁'은 '번지점프를 하다' '혈의 누'를 연출한 김대승 감독이 준비 중인 작품.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사극 멜로를 추구,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로 영화계에 입소문이 났다. 하지만 주인공 여배우가 적잖은 노출을 해야 하기에 마땅한 배우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사극에서 과감한 노출 연기를 한 여배우가 물망에 올랐으나 여러 단계에서 조심스럽게 검토 중이다.
'하녀'로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임상수 감독도 여배우 찾기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임상수 감독이 준비 중인 신작 '돈의 맛'은 돈과 재벌에 관한 이야기. 욕망과 애증, 섹스, 살인 사건 등이 점철돼 임상수판 '월 스트리트'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김강우와 백윤식, 윤여정 등이 캐스팅됐다. 하지만 여배우가 확정되지 않아 아직 출발하지 못하고 있다.
임상수 감독은 청순한 여배우 A 등 다양한 여배우들을 만났지만 쉬운 작업이 아니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박해일이 주연을 맡은 '은교'는 지난해 4월 출간된 박범신 작가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70대 원로 시인과 30대 제자, 그리고 두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17세 여고생의 삼각 멜로를 그린다. '해피엔드' '모던보이' 정지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며 박해일과 송창의가 주연을 맡았다. 여고생 역에는 강렬한 노출 장면이 있어 캐스팅이 쉽지 않았다. 결국 한예종 출신의 신예 K가 낙점됐다.
변성현 감독의 '나의 P.S 파트너'는 CJ E&M이 일찌감치 제작을 결정할 만큼 재미를 담보한 로맨틱 코미디다. 다만 폰섹스 파트너와의 멜로인 터라 직접적인 노출은 없지만 여배우가 상당히 에로틱한 입담을 과시해야 한다. 섹시한 이미지의 여배우가 거론되고 있지만 이미지 등을 고려해 결정까지 고심 중이다.
각 제작사들은 저마다 노출을 걱정하기 보단 영화를 생각해달라고 요청한다. 송지효가 '쌍화점'에서, 김옥빈이 '박쥐'에서 과감한 연기를 선보여 호평을 받은 것을 기억해달라고 한다.
하지만 여배우들은 난색을 표시한다. 단지 한 작품만 보고 여배우의 미래를 책임질 수는 없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 매니지먼트사 대표는 "벗으면 용감한 선택이고 아니면 몸을 사린다는 것은 이기적인 주장"이라며 "우리나라에서 과감한 노출 뒤에 성공한 여배우는 전도연 정도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사람들의 엿보는 시선이 바뀌지 않는 한 여배우들에게 노출이란 위험한 줄타기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연 위험하고 과감한 줄타기를 하게 될 여배우들이 누가 될지, 또 다양한 19금 영화들이 어떻게 완성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