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모, 신승훈, 공일오비의 장호일(왼쪽부터)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90년대 가요계 스타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가수들이 일제히 기념 앨범 및 콘서트로 지난 음악 인생에 의미를 되새기고 있는 것. 이들은 농익은 음악과 연주로 기성세대들에 향수를, 신세대들에 신선함을 안기며 '제2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1992년 '잠못드는밤 비는 내리고'를 발표, 가요계에 데뷔한 김건모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올 상반기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며 건재함을 과시한 그는 기념 음반이자 정규 13집을 발표하고 가수 활동을 재개한다. 신곡 7곡과 더불어 가요 팬들에 반가움을 더하는 이유다.
지난 음악인생을 되돌아보는 의미에서 콘서트에는 '자서전(自敍傳)'이란 타이틀도 붙었다. 오는 11월 4~5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그의 20년 역사가 무대 위에 펼쳐질 예정이다.
90년대 가요계를 이끌던 실력파 밴드 공일오비(015B) 역시 의미 있는 한 해를 맞았다. '텅빈거리에서' '이젠안녕' '아주 오래된 연인들' '신인류의 사랑' '슬픈인연' '단발머리' '잠시 길을 잃다' 등을 발표, 90년대 가요계를 화려하게 장식한 이들은 신곡 및 콘서트로 컴백을 알린다.
오는 10월14일,15일 서울 어린이대공원 내 돔 아트홀에서 열리는 20주년 기념공연 '시네마 천국'에는 지금의 공일오비를 있게 한 특별한 초대 손님들도 있다. 1집 데뷔 당시 객원가수로 활동한 윤종신을 비롯해 김태우, 이장우, 조성민 등이 참여해 팬들에 반가움을 더할 전망이다.
공일오비는 지난 7월 포미닛 보니 윤종신 등이 참여한 새 미니 음반 '20th Century Boy'(20세기 소년)을 공개하고 5년 만에 가요계에 컴백했다. 90년대 가요계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이들의 컴백 소식에 발매 5시간 만에 초도물량 5000장이 판매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다.
'발라드의 황제' '국민가수' 신승훈의 음악도 20주년의 주인공이다. 20년 전 대전에서 통기타를 연주하던 한 청년은 1집부터 8집까지 100만 장을 훌쩍 넘기며 밀리언셀러를 기록했고 한국대중음악 역사를 새로 쓰는 국민가수로 성장했다. 한국 발라드의 역사를 이끈 신승훈의 얘기다.
신승훈은 지난 8개월에 걸쳐 전국 14개 도시에서 투어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만남을 가졌다. 성남, 울산, 대구 등을 거쳐 6월 공연으로 20주년 기념 공연의 대장정을 마친 그는 팬들과 추억을 공유하며 지난 음악 인생을 되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지난 20년간 국내 가요계를 탄탄히 지켜온 이들은 연주와 음악을 통해 삶에 대한 긍정과 낙천적인 희망을 노래했다. 농익은 이들의 연주와 노래는 오래 숙성된 명품 와인 같은 맛을 낸다. 이들의 20년 역사가 빠르게 바뀌는 현 가요계에 깊은 의미를 전해주는 하반기 가요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