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돼먹은 영애씨'정환석PDⓒtvN 제공
'영애씨'의 정환석PD는 최근 스타뉴스에 "이영애라는 캐릭터를 우리나라에서 가장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김현숙인 건 분명한 사실이다. 과장하자면 '영애씨'에서 김현숙이 가진 힘이 100%다"라고 전했다.
정PD는 "장점이 많은 친구다. 개그맨 출신이다 보니 코미디에 대한 이해나 순발력 타이밍, 코미디 공식이 체화된 사람이다"라며 "뮤지컬을 통해서 대중들 앞에서 폭발력을 뽑아낼 줄 아는 내재적 에너지가 있다. 감수성도 풍부해 멜로가 가능한 배우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현숙은 영화 '미녀는 괴로워'와 뮤지컬 등을 통해 연기 경험을 쌓긴 했지만 기본은 개그우먼에 두고 있다. 처음 캐스팅했을 때 꺼려지기도 했을 것 같았다.
정PD는 "케이블이니까 가능한 거고, 그게 케이블 정신이다. 공중파가 하는 대로 어디서 좀 뜬 배우를 데리고 할 순 없었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2006년 말에 tvN 송창의 본부장과 시트콤을 논의하던 중 마이너가 주인공이 되는 게 추세인 것 같다는 의견을 주고받았다. 당시 '어글리 베티'를 봤었는데 순간 '미녀는 괴로워'의 김현숙이 떠오르며 접점이 생겼다. 영애란 캐릭터와 김현숙을 생각하니 확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맞네요. 걔네요' 하면서 한방에 캐스팅을 결정했다"라고 처음부터 확신에 찼음을 표했다.
정PD는 캐스팅을 결정한 후 만난 첫 미팅에서 5분 만에 김현숙과 오래 만난 사이처럼 죽이 맞았다고 했다. 서로 한방에 녹아들어가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는 그의 말은 제법 설득력이 있었다. 시즌9까지 왔으니 두말할 필요도 없다.
ⓒ사진=이기범 기자
정PD는 "김현숙 개인이 점점 예뻐지는 건 어쩔 수 없는데 드라마 속에선 영원히 예뻐지진 않을 것이다. 늘 핸디캡도 갖고 살 거고. 피부에 속상해 하고 몸무게에 스트레스 받고, 평범한 여자로 살아가게 할 거다"라고 이영애의 미래에 대한 확고한 생각을 전했다.
실제로 예쁘지 않으면 어떠랴. 뚱뚱하고 평범한 영애씨도 가끔은 실제 이영애 못지않게 예뻐 보인다. 바로 사랑할 때다.
정PD는 "김현숙이 영애로 살고 있기 때문에 감정 몰입을 100%하고 있다. 장동건과 파혼하는 거 찍고 먹먹했다고 하더라. 사랑한다는 것도 연기가 아니고 자기화돼서 눈빛이 그렇게 나오는 거다. 연기인지 실제인지 모를 상황도 많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7년 시작해 벌써 햇수로만 5년째 되니, 이젠 김현숙과 이영애를 분리하지 못하는 시청자도 많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김현숙은 김현숙, 이영애는 이영애였다.
정PD는 "김현숙도 영애라는 캐릭터에 100% 이런 건 공감이 안 된다는 것도 있다. 당당하게 살고, 자존감을 높이려고 하는 건 김현숙과 닮았다. 하지만 처음에는 연기로 받아들이다가 반복되니까 남자들도 그런 시선으로 보는 것 같다. 극악스럽고 지기 싫어하고 투쟁적이고 이런 캐릭터로. 개인의 삶이 있고 배우자도 찾아야 되고 남자도 만나야 하는데"라고 말하면서도 전혀 걱정이 되지 않는 듯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