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균 기자 tjdrbs23
가수 겸 배우 비(본명 정지훈)가 군 입대를 앞두고 서울 시민들과 마지막 밤을 함께 했다.
비는 9일 오후 7시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앞 영동대로 앞에서 열린 '강남 한류 페스티벌'에 참가해 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 '라스트 오브 더 베스트(Last Of the Best)를 펼쳤다.
이날 비는 짧은 머리를 처음으로 공개하며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특유의 파워풀한 퍼포먼스는 약 2시간에 걸쳐 펼쳐졌고, 팬들은 큰 함성으로 "정지훈"을 외치며 응원을 보냈다.
서울 강남의 한복판에서 비의 히트곡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힙 송'으로 무대를 시작한 그는 '태양을 피하는 방법' '러브 스토리' '부산 여자' '널 붙잡을 노래' '아임 커밍' '레이니즘' 등 특유의 퍼포먼스와 강렬한 춤사위를 펼치며 시민들과 열정적인 공연을 이어갔다.
임성균 기자 tjdrbs23
공연 초반 3곡의 무대를 마친 뒤 "머리 예쁘죠?"라고 첫 인사를 건넨 비는 "사실 아무 것도 머리에 바르지 않으면 마치 밤톨 같다"며 "중학교 때 이후 처음 해보는 머리"라고 미소 지었다.
이어 "오늘 여기에는 귀중한 분들이 찾아주셨다. 바로 여러분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비는 강렬한 무대 매너와 친근감 있는 멘트로 공연을 능숙하게 이끌었다. '내 여자'를 부를 때는 여성 관객 한 명을 무대 위에 올라 러브송을 선사했고, 팬들에 친근한 농담을 건네며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이끌기도 했다.
군 입대를 앞둔 그의 의미심장한 소감도 전해졌다. 비는 히트곡 '마이 웨이'(My Way)를 부르기 전 "데뷔 10년이 됐고 시간이 참 빨리 간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다. 인생이 고속도로와 같다고 생각한다. 여러분들의 차는 좋은 운명의 차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제 차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 전 아주 지금까지 잘 달려왔다"며 "너무 많이 달려서 잠시 휴게소에 들릴까 한다. 그 곳에서도 열심히 하겠다"고 전햇다.
이날 그는 "잠이 안와서 편지를 적어봤다"며 직접 쓴 편지도 공개했다.
비는 "어느덧 데뷔한 지 10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응원 덕분에 꿈을 이룰 수 있었고 시련과 과정의 고통이 너무 커서 주저앉고 싶을 때, 포기하고 싶을 때 힘을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진짜 남자가 되어보려 한다. 이제서야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됐다"며 "늦은 것 같아 죄송하고 송구스럽다. 10년간 응원해준 팬분들께 감사하다. 성숙한 정지훈으로 돌아오겠다. 끝까지 날 믿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 가족들, 팬분들 너무 고맙습니다"고 말했다.
영화배우로도 활약 중인 그는 개봉을 앞둔 영화 '비상'의 출연자인 배우 유준상 등과 함께 응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어 '잇츠 레이닝' '안녕이란 말 대신'을 부르며 팬들에 작별을 고했다.
공연은 서울 강남의 한복판에서 진행된 만큼, 많은 시민들이 자리를 찾았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과 주변을 둘러싼 시민들 총 2만 명이 공연을 즐겼고 경찰 100명, 강남 모범 운전자 100명 자원봉사 500명 등(이상 강남구청 추산)이 한 자리에 모여 비상사태에 대비했다.
이날 펼쳐진 비의 공연 '라스트 오브 더 베스트'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 배우로서 마지막 일정을 소화한 그가 가수로서 갖는 입대 전 마지막 일정이다.
당초 이 공연은 무산 위기에 처했다 장소를 긴급 변경, 진행된 것. 교통 통제 등 제한적인 조건에 부딪혀 난항을 겪던 공연은 장소를 옮겨 예정대로 무사히 열리게 됐다.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공연은 지난 5월부터 '강남구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비가 강남구 한류거리 조성 및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무료공연을 제안해 성사됐다.
한편 비는 오는 11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 306 보충대를 통해 군 입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