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찾아오는 게스트들에게 명쾌한 해답을 안겨주던 '무릎팍도사'가 12일 스페셜 방송을 끝으로 시청자 곁을 떠난다.
지난 5년간 방송가를 지켜온 MBC 예능 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도사'는 이날 방송되는 '굿바이 무릎팍 도사'편을 내보낸다. 마지막 게스트는 바로 '무릎팍 도사' 자신이다. 마지막 인사도 잘 하고 싶은 욕심쟁이 '무릎팍 도사'의 매력을 파헤쳐 보자, '팍팍'.
시청자 궁금증 해소, 속 시원한 토크
2007년 1월3일 첫 방송 이후 약 5년 가까이 방송된 '무릎팍도사'는 강호동 주도의 1대1 예능 토크쇼로, 시청자들의 궁금하고 가려운 곳을 속 시원히 긁어주는 가감 없는 이야기로 큰 사랑을 받았다.
어느 정도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세 남자는 예의 차리는 토크쇼에서는 결코 나오지 않았던 공격적인 질문들을 게스트들에게 퍼부으며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게스트들 역시 여느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었던 솔직하고 화끈한 답변을 내놓기 시작했다. 각종 폭탄 발언과 참회, 고백이 브라운관을 통해 이어졌다. 신개념 토크쇼의 시작이었다.
대중들은 방송에선 쉽사리 만날 수 없었던 인사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오해를 풀기도 하고,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기도 했다. 어디서도 털어 놓지 못했던 루머와 스캔들에 대해서도 '무릎팍도사'에서만은 공개해 시청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했다.
고 최진실이 이혼과 가정사에 대해 털어 놓고, 김태원 싸이 신대철 등이 대마초 흡연에 대해 심경을 고백했던 것도 '무릎팍도사'였다. 박태환, 김연아 등 청춘 스포츠스타들이 스캔들에 대해 입을 열었던 것도 이곳이었다.
콩트야, 토크쇼야? 세MC의 유쾌한 조화
무릎이 땅에 닿기도 전에 모든 걸 꿰뚫어본다는 무릎팍도사가 연예인들의 각종 고민을 듣고 답을 내려주는 모습은 신선했다. 양 볼에 빨간 연지를 찍고 색동저고리를 입은 MC 강호동의 활기 넘치는 모습은 게스트들이 편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했다.
'무릎팍도사'는 MC 강호동의 특유의 강한 이미지를 그대로 살려내 프로그램의 특색으로 이끌어 냈다. 카리스마있는 모습으로 게스트를 다그치기도 하고, 웃음으로 달래기도 하며 진솔한 이야기들을 이끌어 냈다. 때론 의외의 게스트에게 역공을 당하는 모습으로 반전을 만들기도 하면서 분위기의 강약을 자연스럽게 주도했다.
개그맨 유세윤과 무명이나 다름없었던 올라이즈 밴드 우승민이 그 옆자리를 꿰차고, 양념 역할을 제대로 했다. 유세윤은 특유의 건방진 이미지를 살려 초반 어색함을 풀었다. 무뚝뚝한 우승민은 뜬금없이 툭툭 내뱉는 멘트들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핫한 인물, 근황이 궁금한 인물 다 모여라
'무릎팍도사'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건 시의적절한, 때로는 허를 찌르는 게스트 선정이었다. 톱스타보다 '할 말 있는 스타'가 우선순위. 대중이 궁금해 하고, 스스로 말 할 자리가 필요한 스타들이 '무릎팍도사'를 찾아 왔다.
'무릎팍도사'는 최민수 편으로 막을 올려 최종일 대표로 막을 내렸다. 그간 '무릎팍도사'에는 연예인을 비롯해 스포츠스타, 기업인, 문화·예술인, 사회적 명사 등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게스트들 196명이 출연해 왔다.
특히 스타들이 방송인생에서의 중요한 시점에서 '무릎팍도사'에 출연을 결정했다는 것이 많은 것을 시사한다.
14년 만에 방송 복귀를 결심한 주병진은 '무릎팍도사'를 통해 여전한 입담을 과시했다. 과거 불미스러운 일로 고통받은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 놓기도 했다. 문희준은 전역 후 가장 먼저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자신을 둘러싼 괴소문에 대해 해명하고 오해를 풀었다.
신비주의에 싸여 있던 배우 고현정 역시 '무릎팍도사'를 통해 솔직한 모습으로 대중과의 간격을 좁혔고, 6년 만에 컴백한 가수 김완선도 이모 한백희와의 사연, 화려한 생활 뒤의 아픈 상처, 은퇴에 관한 진실을 비로소 고백하기도 했다.
비록 막을 내리지만 '무릎팍도사'는 방송을 통해서 진정한 대중과의 소통을 이뤄질 수 있게 해준 토크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