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뜻밖 수상 고맙다..대종상 그게 뭐냐"(인터뷰)

전형화 기자  |  2011.10.22 11:03


원로배우 이순재(76)가 중국의 대표적인 영화제인 금계백화영화제 시상식에서 연기생활 55년만에 처음으로 해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순재는 20일 오후 중국 안후이(안휘)성 허페이시 체육센터에서 열린 제20회 금계백화영화제 시상식에서 '그대를 사랑합니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956년 데뷔한 이순재가 해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탄 것은 연기 인생 55년만에 처음이다.

영화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 역시 1977년 제13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남자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이래 34년만이다. 이순재는 지난 17일 열린 대종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은 불발에 그쳤다.


이순재는 22일 스타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새벽에 연락을 받았는데 해외에서 우리 영화를 인정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순재는 "워낙 상과는 인연이 없어서 수상이 뜻밖이었다"며 "상 때문에 연기하는 건 아니지만 평가해주면 감사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순재는 "1976년에 대종상에서 '어머니'란 영화에 작품상을 줬을 때도 원래 내가 남우주연상을 받는 것이었다는데 당시는 영화계에서 탤런트를 배제하는 풍조가 있어서 못받았다"며 "그래서 특별 남우주연상이란 걸 줬었다. 이걸 왜 주냐고 했더니 '미안해서'라고 하더라"며 "상복이 원래 없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올해 대종상에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후배 박해일이 수상한 데 대해 "박해일군이 잘했으니깐 받았겠지, 다만 김수미가 여우조연상을 못 받은 것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올해 대종상에는 여우조연상에 '그대를 사랑합니다' 김수미가 유력한 후보에 꼽혔지만 '로맨틱 헤븐'의 심은경이 상을 받았다. 심은경은 당초 '써니'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가 시상식 당일 후보 명단에서 탈락해 "시상식에 못온다니 후보에서 떨어뜨렸다"며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순재는 "심은경은 '로맨틱헤븐'에서 같이 연기를 했지만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렸다가 떨어뜨리더니 조연상에서 상을 줬다. 그게 뭐냐"고 말했다. 이어 "김수미가 정말 치매 연기를 잘했다. 상을 받을 만 했다. 그 결과가 이상한 건 나뿐만이 아닐 것"이라며 "나이든 사람들 앉혀놓고 그런 어이없는 시상식을 하니 아쉬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이순재는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 뒤늦게 찾아온 사랑을 표현하는 주인공 만석 역을 맡아 애틋한 황혼 로맨스를 그려냈다.

그간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과 '지붕뚫고 하이킥'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의 중년배우로 자리잡은 이순재는 이후 '욕망의 불꽃', '마이 프린세스', '공주의 남자'와 현재 출연중인 '천 번의 입맞춤'까지 각종 드라마에서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2009년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에서 백발의 대통령으로 등장해 관객들에게 존재감을 새로이 했던 이순재는 드디어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통해 연기파 중견배우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 올해 76살인 이순재는 금계백화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역대 연기자 중 최고령 기록도 세우게 돼 그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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