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철 "한석규보다 먼저 캐스팅..새 임무 기대"(인터뷰)

하유진 기자  |  2011.11.02 11:30


SBS 수목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으로 활약 중인 이가 있다. 세종의 한글 창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천민 옥떨이. 성대모사라면 국내 톱으로 꼽히는 개그맨 정종철이 맡아 사실성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2일 정종철은 스타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첫 연기에 도전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영광이다. 시트콤은 해 봤지만 드라마는 처음인데다 사극이라서 부담도 많이 됐다. 처음에 요청했을 때 그쪽에서 저를 꼭 필요로 하셔서 너무 고마웠다. 한글 만드는 데 필요한 소리 내는 개인기를 가진 인물이라고 얘기하면서 딱 저라고, 꼭 들어가야 된다고 하셨다. 초본을 보니까 아무도 캐스팅 안됐는데 저부터 캐스팅됐더라."


정종철은 극중 '옥떨이'라는 인물로 출연한다. 자신을 10년 넘게 따라다니던 '옥동자'의 '옥'자를 그대로 살린 셈.

"초본 때부터 이미 작가님이 제 분량의 배역 이름을 옥떨이라고 지어놨더라. 연예인 생활 10년 넘게 하다 보니 '옥'자가 따라 오는 것 같다. 감사하다."


극중 옥떨이는 개 소리부터 시작해서 향피리 등 전통악기까지 모든 소리를 소화해야 한다. 아무리 만능 성대모사 정종철이라 해도 어려운 점이 있을 것 같았다.

"향피리 같은 경우엔 악기 자체를 몰랐는데 거기선 향피리가 꼭 필요했다. 세종대왕이 음악과 악기 등을 통해서 한글 창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배경에 대해 들었다. 유튜브 등을 찾아보면서 했다. 처음엔 난감했었는데 어떻게 보면 똑같진 않을 수도 있다. 향피리 소리가 사람 목소리로 내기가 애매해서 연습 무지하게 했다. 어떤 소리를 내야 할지 앞으로도 걱정이다. 극중 세종대왕을 맞닥뜨려서 내는 소리는 꼭 내야 하는 소리가 많고, 반촌 식구나 강채윤(장혁 분) 만날 때는 평소에 내던 소리를 부담 없이 낼 수 있다."

세종대왕이 사물이 갖는 실제 소리인 의성어와 의태어로 한글을 창제한 만큼, 옥떨이는 세종대왕의 비밀병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큰 역할을 한다. 덕분에 적은 비중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로부터 큰 응원을 얻고 있다.


"댓글 봐도 재밌는 게 많아 기분이 좋더라. '한글 창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옥떨이다', '옥떨이가 잘해야 된다'라는 말도 있었다. 재밌는 건 제가 부엉이 소리를 내고 하니까 '옥떨이가 사실은 정기준이 아니냐'라는 글도 있었다. 추리 쪽에 비중이 있다 보니 재밌는 방향으로 봐주시는 것 같다."

정종철은 주로 한석규나 강채윤과 찍는 신이 많다. 그가 본 한석규 장혁은 어떨까.

"제 연기지도를 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닌 것 같다며 터치는 안 하신다. 한석규씨는 목소리 톤도 부드러우시고 말하는 것 자체가 멜로영화 같다. 남을 배려할 줄 안다. 톱배우인데도 단역들 대사할 때까지 다 대사 쳐주고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게 돕는다. 장혁은 참 털털하고 소박한 형이었다. 배고파도 비싼 거 안 먹고 편의점 빵에 우유를 먹는 것 보고 참 소박하다고 생각했다. 한 살 차이인데 아직 말을 못 놔서 친해지긴 어려울 것 같다."

같은 개인기를 선보이긴 하지만 개그무대와 드라마 현장은 엄연히 다른 법. 정종철은 자신의 연기가 개그처럼 튀는 게 가장 걱정된다고 했다.

"개그맨이니까 조금만 오버해도 배우에 비해 튀어 보인다. 소리를 내는 과정에서는 어쩔 수 없이 제 특유의 표정이 나오는데 극을 깰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감독님한테 얘기했더니 적정한 선을 잘 달리고 있다고 해서 안심하고 연기를 하는데도 걱정이 된다. 아내에게 물어보면 물 흐르듯이 지나갔다고 해서 다행이다."

드라마와 개그, 어느 게 더 어려울까.

"솔직히 드라마할 때 소리 내는 게 오히려 더 편한 것 같다. 희극은 사람을 꼭 웃기고재미를 줘야 해서 어렵다. 코미디는 웃겨야 마음이 편한데 드라마는 대본에 맞게 전개가 되게끔 하는 다리 역할만 하다 보니까 부담이 덜 한 것 같다. 그래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는 것 같다. 대사도 천민으로 나오다 보니까 사극임에도 편한 말투를 쓰다 보니까 부담 없이 잘 촬영하고 있다."

정종철은 단순한 성대모사 역할 뿐 아니라 더 비중 있는 역할을 선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달라진 역할에 자신도 놀랐다고.

"11회분까지 대본이 나와서 촬영 중인데 의외의 옥떨이가 나왔다. 다른 역할이 주어질 거라고 생각 안 했는데 새로운 임무가 주어져서 의외다. 작가님이 챙겨주셔서 감사하다. 자세한 내용은 방송으로 봐 달라."

정종철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란 생각보다 배운다는 심정으로 하고 있다"라며 "처음 도전하는 사극이고, 맡은 바 주어진 역할대로 받아먹자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라며 드라마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한 우물을 파다보니 드라마까지 출연하게 됐다. 자신의 재능을 살려 '뿌리깊은 나무'의 특급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정종철. 옥떨이가 또 어떤 역할로 세종의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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