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을 전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차분함과 함께 아쉬움, 서운함이 교차됐다.
KBS 2TV 공개개그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최장수코너 '달인'이 9일 녹화(13일 방송)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지난 2007년 12월 9일 '달인을 만나다'로 첫 선을 보인 후 4년만이다.
김병만은 9일 오전 스타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개그콘서트'에서 '달인'이 막을 내린다"라며 "아쉬움이 크다"라고 말했다.
그는 "'달인'을 통해 인생이 바뀌었다"라며 "이 코너를 통해 많은 분들을 만나고, 많은 사랑을 받고 정말 많은 선물을 받았다. '달인'이 내게 모든 걸 줬다"고 소회했다.
이어 "4년 가까이 해오면서 솔직히 힘에 부쳤던 것은 사실"이라며 "오직 시청자의 사랑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늘 제 능력보다 좀 더 넘치게 시청자들이 사랑을 주셨다. 그 힘으로 지금껏 버텼던 것 같다"고 시청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병만은 "'개그콘서트' 후배들이 좋은 코너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코너로 안주하기 보다는 또 다른 코너로 찾아뵙는 게 맞는 것 같다. 박수 칠 때 떠나야지 질질 끌면서 초라하게 무대를 내려오기는 싫었다"라며 "후배들이 새 코너로 새 차를 타고 있는데 저 혼자 중고차를 타고 계속 길을 달릴 수는 없을 것 같다. 저도 이제 새 차를 탈 때가 된 듯하다"고 말했다.
연말 시상식 단골 '대상 후보'인 김병만은 "연말 시상식을 앞두고 굳이 코너 하차를 할 이유가 있었나"라는 물음에 "단 한 번도 시상식을 염두에 두고 개그를 해 온 적은 없다"라며 "시상식까지 억지로 코너를 끌고 가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상을 받든 안 받든 지금 이 때가 '달인'을 마칠 때라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김병만은 "햇수로 12년 동안 쉬지 않고 지금까지 달려왔다"라며 "'달인'코너를 지금 끝내지만 항상 그랬던 것처럼 언제든 '개그콘서트'로 달려올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희극인 김병만'의 모습에 대해 "찰리 채플린이 무엇을 했든 그만의 색깔이 있었듯 앞으로 어떤 무대가 됐든 '달인'만의 캐릭터로 관객들을 찾아뵐 예정"이라고 기대를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