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패션넘버5 "프라다와 작업하고 싶어요!"(인터뷰)

문완식 기자  |  2011.11.16 09:18
\'패션넘버5\'의 박소라, 장도연, 박나래, 허안나, 정은선(왼쪽부터) ⓒ사진=이기범 기자 '패션넘버5'의 박소라, 장도연, 박나래, 허안나, 정은선(왼쪽부터) ⓒ사진=이기범 기자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KBS 신관 TV공개홀 지하에서 어느 날부터 재봉틀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드르륵 드르륵' 이어지는 이 소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복도를 울린다. 때로는 하이톤의 여성들 웃음소리가 섞일 때도 있다. '드르륵'과 '꺄르르', 무엇일까.


"개그맨 되고나서 재봉틀 돌릴지는 몰랐어요. 하하하"

KBS 2TV '개그콘서트'의 '패션넘버5'에 출연 중인 박나래가 웃으며 말한다. 무대 위에서만큼이나 천연덕스럽다. '패션넘버5'는 일상 복장을 나름의 '재해석'을 가미, 기발한 아이디어로 매회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가령 이런 거다. 체육복 바지를 가슴까지 추켜올려 입거나, 상의 팔 부분을 길게 늘려 바닥에 질질 끌고 다니는 식이다.


인터뷰를 위해 박나래, 장도연, 허안나, 정은선, 박소라와 마주했는데 시끌시끌하다. '막내' 정은선과 박소라는 선배들의 입담을 지켜보기만 한다. 사실 끼어들 틈도 여간해서는 보이지 않았다. 유쾌한 다섯 여성과의 수다는 그렇게 시작됐다.

\'패션넘버5\' <사진=KBS 화면캡처> '패션넘버5' <사진=KBS 화면캡처>
어떻게 이 '기묘한' 코너를 구상하게 됐는지부터 물었다.


"추석 때쯤 서수민PD가 지나가듯 '패션코너하면 재밌겠다'고 말하셨어요. 저희한테 한소리는 아니셨죠. 그걸 듣고 있다 궁리 끝에 코너를 만들게 됐어요."(허안나)

'패션코너'를 염두에 두고 있던 허안나는 지난 추석 연휴에 불현듯 지금의 코너가 떠올랐고, 목포에 집에 내려가 있던 박나래를 급하게 서울로 불렀다. 그리고 장도연이 추가돼 '패션넘버5'의 기본 토대를 만들었다.

"셋이서 어떻게 하면 재밌을까 궁리를 하다가 우연히 '해피투게더'에서 장윤주씨가 찜질방복을 리폼해서 나온 것을 봤어요. 저거다 싶었죠. 기존의 복장들을 기발하게 리폼해서 개그와 연결시키면 재밌겠다고 생각한 거죠."(장도연)


'개그와의 연결'을 꿈꿨지만 이들은 실상 패션쇼를 준비하듯 매주 코너를 준비한다. 방송 초기에는 KBS 의상팀의 지원을 받았지만 일주일이라는 빠듯한 시간에 원하는 의상을 지원받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이들은 직접 제작을 하기 시작했다. 재봉틀은 서수민PD가 구입, 지원해줬다.

"재료도 저희가 동대문 등지에서 직접 준비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몰랐는데 이런 준비들이 참 만만치 않아요. 처음에는 재료가 얼마나 들지 감을 못 잡아 돈과 시간을 허비하기도 했죠."(장도연)

\'패션넘버5\'의 박소라, 장도연, 박나래, 허안나, 정은선(왼쪽부터) ⓒ사진=이기범 기자 '패션넘버5'의 박소라, 장도연, 박나래, 허안나, 정은선(왼쪽부터) ⓒ사진=이기범 기자
이들의 개그 준비는 그래서 여느 개그맨들과 달리 철저한 분업 하의 '의상 제작'으로 이뤄진다. 박나래가 재봉틀을, 만화가 지망생 출신으로 스케치에 소질이 있는 허안나가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키 174cm의 장도연이 피팅 모델을 하고 있다. 인형 옷 만들기가 취미인 정은선이 제작을 하고 박소라가 잔심부름을 도맡고 있다.

'슈퍼스타KBS'와 '불편한 진실'코너에도 출연 중인 정은선은 "주 7일 근무"라며 "나머지는 코너는 정말 후딱 준비하고 일주일 내내 이 코너를 위해 옷 만드는 데 시간을 다 쓰고 있다"고 했다. 그가 "밤새 옷 만들 때도 있다"고 말했더니 박나래, 허안나가 '묘한 미소'로 정은선을 쳐다본다. 그러자 정은선이 "그런데 재밌다"라고 '마무리'를 해 분위기는 다시 화기애애해졌다.

이들이 요즘 신경 쓰는 부분은 '용어순화'. 담당 작가(윤기영)가 '하이웨스트'나 '시스루'같은 용어를 못 알아듣는다는 것을 알고 깨달은 바가 크다고 한다.

"남자 작가가 모르는 말은 안 쓸려고요. 작가가 20대인데, 작가도 모르는데 어떻게 시청자들에게 쉽게 다가가겠어요. 가능하면 남녀노소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게 쉽게 얘기하려고요."(허안나)

\'패션넘버5\'의 박소라, 장도연, 박나래, 허안나, 정은선(왼쪽부터) ⓒ사진=이기범 기자 '패션넘버5'의 박소라, 장도연, 박나래, 허안나, 정은선(왼쪽부터) ⓒ사진=이기범 기자


이렇듯 '옷'에 집중하고 있지만 '패션넘버5'는 개그다. 시청자들에 어느 정도 코너를 알렸다고 생각하는 지금은 옷보다는 사람, 옷보다는 웃음에 집중하려고 한다. 좀 더 대중성을 높이는 것도 이들의 목표다.

"어느 날인가 녹화를 하는데 방청석에 있던 한 40대 남자분이 전혀 웃지를 않으시는 거예요. 주변에서는 다들 웃고 있는 데 말이죠. '모두가 편히 웃을 수 있는 코너를 만들자'고 멤버들하고 더 다짐했죠."(장도연)

'패션넘버5'가 꿈꾸는 미래는 무엇일까. 패션계에 본격 도전장을 내밀겠다는 게 이들의 말이다.

"프라다와 콜라보레이션(협업)을 꿈꿔요. 못하란 법은 없잖아요. 그렇게 하려면 저희 '패션넘버5'가 더 유명하져야겠죠? 하하하"(허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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