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카라, 2NE1, 샤이니(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아시아의 별' 보아는 지난 2001년 일본에 본격 진출한 뒤 여러 차례 오리콘 차트 1위에 올랐고, 이후 2000년 대 중반까지 동방신기 비 세븐 신화 등도 일본 대중가요계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올해만큼 한국의 여러 가수들이 일본에서 맹활약한 적도 없다.
소녀시대 카라 티아라 2NE1 동방신기 샤이니 등은 물론 배우 장근석 역시 노래로 일본 오리콘 싱글 및 앨범 차트 정상에 올랐다. 올해 일본에 본격 데뷔한 시크릿 비스트 슈퍼주니어 2PM 애프터스쿨 또한 눈에 띠는 성과를 냈다.
이에 올 12월 열릴 일본 내 연말시상식에서도 가요 한류 열풍의 주역들이 저력을 보일 지 여부에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 주요 연말 시상식들 및 한류 가수들의 수상 가능성 등에 대해 살펴봤다.
▶일본 연말 시상식 뭐가 있나
12월 열릴 주요 시상식으로는 '일본유선대상' '일본레코드대상' 등이 있다.
일본유선대상은 일본 전국유선음악방송협회가 주최하며 올해로 44회를 맞은 일본 내 최고 권위의 시상식 중 하나다.
일본 전국유선음악방송협회가 주최하는 만큼 그 해의 활약도와 인기는 물론, 모든 유선음악방송를 통해 해당 가수의 노래가 얼마나 자주 신청됐는지도 주요 시상 기준 중 하나다.
지난해에는 한국 가수 중 수상자가 없었지만, 2009년 42회 일본유선대상 때는 빅뱅이 싱글 '코에오키카세테(목소리를 들려줘)'로 모든 일본 가수들을 제치고 최우수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당시 트로트 가수 태진아는 장려상을 받았다.
올해의 일본유선대상은 오는 12월10일 일본 TBS를 통해 생방송되며 이 자리에서 대상 및 최우수 신인상 등이 발표된다. 각 부문 기본 수상자들은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일본의 내 또 하나의 유명 연말 가요시상식으로는 '일본레코드대상'이 있다.
올해로 53회를 맞는 일본레코드대상은 일본작곡가협회가 주관한다. 즉, 그 해의 활약도 뿐 아니라 작품성에도 중점을 두며 시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빅뱅이 '텔 미 굿바이'로 우수작품상을 받았다. 소녀시대와 슈가 출신의 아유미(현 활동명 아이코닉)는 신인상을 동시에 품에 안았다.
올 일본레코드대상은 오는 12월30일 TBS를 통해 생방송된다. 이날 영예의 최우수작품상이 공개되며, 각 부문의 수상자들은 이달 말께 발표될 예정이다.
시상식은 아니지만 높은 권위로 인해 출연 자체가 웬만한 상을 받는 것과 맞먹는 'NHK홍백가합전' 역시 빼놓을 수 일본의 연말 가요 축제다.
홍조와 백조로 나뉜 가운데 총 50여팀이 참여하는 'NHK홍백가합전'은 그해의 주목도는 물론 그 간의 경력, 여기에 얼마나 넓은 세대의 지지를 받고 있느냐 하는 점을 주요 출연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2009년에는 동방신기가 출연했지만, 지난해에는 높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한국 가수는 단 한 팀도 나서지 못했다.
올해의 '제 62회 NHK홍백가합전'은 오는 12월31일 열린다.
▶수상 및 출연 가능성은
일단 일본의 또 다른 주요 연말 가요 축제들인 '2011 후지TV FNS가요제'에는 이미 소녀시대 카라 보아 등의 출연이 결정됐다. '후지TV FNS가요제' 역시 일본 정상급 가수들이 출연하는 무대로 올해 역시 아라시, 윈즈, AKB48, EXILE, 킨키 키즈, 스파프, V6, TOKIO, 스피드 등 일본 최고 가수들(팀)들이 총 출동한다.
2NE1과 카라는 오는 24일 일본 니혼TV에서 개최할 일본 연말 가요제 중 하나인 '베스트 히트 가요제'에 나선다.
이처럼 이미 발표된 일본의 주요 연말 가요 축제 출연자 명단에는 한국 가수들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있다. 일단 분위기가 좋은 이유다.
한국 가수들, 특히 아이돌그룹들은 올 한 해 일본에서 음반 판매 뿐 아니라 방송 출연 및 단독 콘서트 면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소녀시대와 2NE1은 회당 1만명 이상의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일본 첫 단독 아레나 투어까지 마쳤다. 즉, 모든 면에서, 수상을 해도 부족함이 없는 성과를 남긴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NHK홍백가합전' 때 일본 언론의 유력한 예측에도 불구하고 한국 가수들이 단 한 명도 나서지 못했을 당시, 책임 프로듀서는 "데이터나 전화조사 등을 통해 종합해 봤을 때, 정해져 있는 조 안에 들어가 노래를 부르는 수준에는 아직은 미치지 못했다"라고 "K-팝이 올 해(2010년)에 필적하는 현상을 내 주면 내년(2011년)에는 꼭 부르고 싶다"라고 말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올해 일본 내 K-팝 열풍은 지난해 보다 거셌다. 출연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일본 블로거들까지 올 'NHK홍백가합전' 출전 예상 명단에 K-팝 스타들을 대거 넣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변수도 있다.
현재 일본 내에서 적지 않게 퍼지고 있는 반한류 및 혐한류, 그리고 한국 가수들이 특정 세대에만 인기를 끌고 있다는 입장은 일본 연말 가요 시상식 및 축제가 한류 가수들을 외면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