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혜 "노출로 주목? 배우로 인정받고 싶어요"(인터뷰)

전형화 기자  |  2011.12.06 09:20
이동훈 기자 이동훈 기자


한 번의 드레스, 한 편의 영화로 단숨에 주목 받은 여배우가 있다. 지난 부산국제영화제를 뜨겁게 달군 배우 오인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오인혜는 가슴이 훤히 드러나는 파격 드레스를 입고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 등장, 영화제 내내 화제를 모았다. 그녀가 주연한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도 저예산영화에도 불구하고 큰 화제를 얻었다.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이 8일 개봉하게 된 것도 오인혜의 공이 크다.

오인혜는 김태식, 박철수 감독이 각각 에피소드를 맡은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에서 줄곧 관계를 맺었던 노교수에게 다른 남자와 결혼에 주례를 맡아달라고 찾아오는 팜므파탈을 연기했다. 노출 드레스를 뛰어넘는 파격 베드신을 용기 있게 연기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부산영화제가 끝나고 영화 개봉까지 두 달여가 흘렀다. 오인혜에겐 어떤 일들이 생겼는지 물어봤다.

-부산영화제 이후 매니지먼트사에서 러브콜도 많았다던데. 일절 계약하지 않고 두문분출했는데.


▶솔직히 노출 드레스가 화제를 낳고 어느 회사를 들어가든 어떤 드라마에 출연하든 그런 이슈로 활용되는 게 아닌가 두려웠다. 그런 이벤트로 소비될까 노파심도 컸고. 영화가 개봉하고 배우로서 봐주는 곳에서 시작하고 싶었다.

-비누CF도 하게 됐던데.

▶박철수 감독님 '녹색의자'에 투자하셨던 분이 소개로 하게 됐다. 비누를 한 번 써보고 하겠다고 했는데 너무 좋더라. 잘 되면 후불로 받기로 했다. 돈 욕심 같은 건 없었다.


-부산영화제 이후 무명배우에서 이슈몰이를 했는데 바뀐 점은.

▶안 바뀌었다. 좀 알아보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지만 긴가민가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원래 화장도 잘 안해서 더 못 알아보는 것 같고. 친구들과 집에서 주로 지냈다.

-노출 드레스로 뜨려한다는 악플도 많았는데.

▶원래 상처를 잘 받는다. 악플을 보고 계속 그러시면 저 자살할지도 몰라요, 라는 생각까지 들더라. 그래서 악플을 거의 안 보려 했다.

-박철수 감독이 연출한 '검은 웨딩'편에 출연했는데 어떻게 하게 됐나.

▶아는 드라마 작가 선생님이 계시는데 그 분이 추천해줬다. 박철수 감독님 '301,302'와 '녹색의자'를 좋게 본 터라 하기로 용기를 냈다.

-동덕여대 방송연예과를 졸업했는데 원래 연기를 꿈꿨나.

▶중학교 시절부터 부모님 몰래 잡지 모델을 했었다. 아버지가 굉장히 엄하신데 하루는 모델을 하는 걸 들켜서 머리를 잘리기도 했다. 그래도 계속 하고 싶단 생각에 몰래 잡지와 광고 모델 활동을 했다. 소속사도 계약을 했었고. 그런데 오디션을 보러가면 연극영화과도 안 나왔는데 라는 소리를 많이 하더라. 그래서 06학번으로 다시 대학입시를 치러서 들어갔다.

-무명시절이 길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그만 둘 생각도 했었다. 매니저가 사기를 친 적도 있고. 어떤 영화에 출연해서 3분의 1정도 찍었는데 하루는 쉬는 날 연출부에서 전화가 왔다. 감독님이 내 역을 갖고 다른 배우 오디션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충격도 컸고 1년 반 정도 아무 활동도 안했다. 우울증으로 정신병원도 다녔다. 학교를 복학했지만 또 미련이 생길까봐 잘 어울리지도 않았다. 가장 힘든 시기였다.

-그런 시기를 거친 뒤 노출이 많은 힘든 영화를 택했는데.

▶'우리 이웃의 범죄'가 2년 전에 촬영해서 올 초 개봉했다. 너무 기뻤다. 배우로서 그런 희열을 계속 맛보고 싶었다. 혼자 오디션 보고 프로필 돌리면서도 계속 연기를 하고 싶었다. 그러다 이번 영화 제의를 받고 고민을 했었다. 아버지께 해도 괜찮냐고 여쭤봤다. 당연히 반대하실 줄 알았다. 하지만 내가 워낙 그동안 고생을 한 걸 아시니깐 담담히 허락하시더라. 앞으로 벌어질 일을 감당할 수 있겠니, 그러면 해라.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일 수도 있는데 그래도 하겠니, 라고 하셨다. 나 역시 그런 각오로 했다.

-베드신이 여러 번 등장하던데. 쉽지 않은 연기였을 텐데. 상대 배우는 성기노출까지 하는 전라를 감행했고.

▶익숙해지진 않고 계속 민망하더라. 그래도 완벽하게 몰입한 게 늘 와인을 마시고 촬영에 들어갔다. 박철수 감독님이 이성을 마비시켜야 한다며 촬영 전에 늘 와인을 주셨다.

-덕분에 스스로도 그렇고 영화도 큰 화제를 모았는데.

▶상처를 쉽게 받는다고 했지 않나. 겁을 많이 먹어서 집에 많이 있었다. TV연예 정보 프로그램에서 성형외과 의사가 가슴은 100% 수술한 게 확실하다는 방송도 했다더라. 정말 고소해버리고 싶었다. 그래도 작품으로 하나씩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 그런 편견을 깨지 않을까 싶었다.

-차기작도 박철수 감독과 함께 하는데.

▶'생생활활'이란 작품이다. 성(性)에 관한 이야기를 취재하는 기자 역이다. 노출은 없다. 이제부터 소속사도 알아볼 생각이다. 좋은 제의를 해주시는 분들도 계시니깐. 다른 작품을 하면서 배우로 다가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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