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때문이~야''감사합니다'..2011 불후의 한소절

김관명 기자  |  2011.12.08 11:54


불쑥 귓전을 때려놓고는 뇌리에서 회오리치는 한 소절. 그것이 급전 대출을 위한 CM송이든, 개그 코너의 리드미컬한 춤동작이든, 몇백만명밖에 안 본 영화 OST든 무슨 상관이고 대수랴.


올해에도 들으려고 들은 게 아닌데, 지금도 정확히 따라 부를 수 있는 계명과 가사가 있었으니 이른바 '우리도 모르게 흥얼거렸던 2011 불후의 한 소절'. TV를 통해, 영화를 통해 무방비로 노출됐다가 한 시기의 강렬한 추억이 되는, 그래서 결국은 동시대 공감에 다름 아닐, 귀에 쏙 박혔던 한 소절들을 되짚어봤다.

참고로 스타뉴스는 지난 2007년 불후의 한 소절로 '마리~아 아베 마리~아' '쇼를 하라' '텔미 텔미 테테테테 텔미' '무이~자 무이~자 무~이자' 등을, 2008년엔 '목이 마르면 냉장고 열면 되고~' '빠빠라빠빠빠 삐삐리빠삐코' '아이 원트 노바디 노바디 바~츄' 등을, 2009년엔 '다들 김장들은 담근겨~ 안 담근겨?' '롤리 롤리 롤리팝' '나쁜 여자라고 하지마~ 용서 못해' 등을 꼽았었다.


가장 강렬했던 한 소절은 역시 올 초부터 방송을 탄 차두리의 '간 때문이~야'가 아닐까. 모 피로회복제 CF에서 흰색 재킷을 입고 등장해 노래를 부르는 차두리. 초록색 망토까지 두르고 하늘을 나는 시늉까지 한다. '간 때문이~야, 간 때문이~야. 피곤은 간 때문이~야'. 이 간단한 후크가 어찌나 중독성이 높았던지, 가수 케이윌은 R&B 버전의 '간 때문이야'를 트위터로 공개하기도 했다.

포크듀오 10cm가 부른 '아메리카노~ 좋아 좋아'도 대박난 한 소절. 물론 '아메리카노'라는 노래는 이들의 라이브 공연에서 진작 인기를 끌다 지난해 8월 음원이 공개된 곡이지만, 남녀노소 모두 흥얼거리게 된 건 올해 5월 하지원과 함께 나온 모 CF를 통해서였다. '아메 아메 아메 아메 아메'나 '어떻게 하노 시럽 시럽 시럽 빼고 주세요'처럼 적절히 단어를 반복한 기술도 대단했다. 이같은 인기(?) 때문이었는지 여성가족부는 이 노래에 대해 1년이나 지나 '19금' 판정을 내렸다. '이쁜 여자와 담배피고 차 마실 때' 부분이 유해약물(담배)을 권장한다는 것.


'간 때문이~야'나 '아메리카노'가 너무 가벼웠다면, 임재범은 전혀 예기치 못한 순간에 묵직한 감동을 전했다. 임재범이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해서 윤복희의 1979년곡 '여러분'을 '열창'하고 마무리를 지었을 때, 청중평가단 뿐만 아니라 집에서 소파에 누워 TV를 보던 시청자들까지 벌떡 일어나 박수를 쳤다. 다음날 트위터는 난리가 났고, 임재범은 순식간에 전국구 스타가 됐다. 오죽했으면 개그맨 정성호가 임재범 창법을 지금까지 흉내 내고 있을까.

'네가 만약 괴로울 때면 내가 위로해줄게, 네가 만약 음~ 서러울 때면 내가 눈물이 되리/ 어두운 밤 험한 길 걸을 때 내가 내가 내가 너의 등불이 되리/ 허전하고 쓸쓸할 때 내가 너의 벗 되리라/ 나는 너의~ 영원한 형제야, 나는 너의 친구야/ 나는 너의 영원한 노래여 나는 나는 나는 나는 너의 기쁨이야'

영화에선 '써니 원 쏘~ 트루, 알 러 뷰'(Sunny one so true, I love you)가 마음을 후벼 팠다. 737만명을 동원한 강형철 감독의 '써니'에서 유호정 고수희 홍진희 등이 영화 막판, 그것도 장례식장에서 신나게 불어제낀 이 노래. 청소년 시절 보니 엠의 '써니'(1977년)를 들었던 옛 세대는 추억에 잠겼고, 신세대는 영화 분위기에 취해 그대로 빠져들었다. '써니, 예스터데이 마이 라이프 워즈 필드 위쓰 레인'으로 시작하는 이 노래, 노래방에서 부른 중년 관객 진짜 많았다.


그러면 요즘은? 단연 KBS '개그콘서트'의 '감사합니다' 코너에서 송병철 정태호 이상훈이 퍼트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에 몰표! 예전 '웃으면 복이 와요' 시절부터 유행했던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리듬에 얹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가 동네 유치원생들까지 따라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은 것. 이런 식이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수능시험날 아는 문제도, 틀릴까봐 걱정했는데, 아, 아는 문제가 하나도 없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밖에 MBC '무한도전-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에서 GG팀(박명수-지드래곤)이 부른 '바람났어' 하이라이트나 지난해 말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아이유의 '좋은날' 3단고음 파트, 케이블 TV 광고시간에 거의 매일 들었던 '앞뒤가 똑 같은 전화번호~'나 '일오팔팔 팔이십공 대출은 ~' 같은 CM도 올해 우리 곁에 맴돌던 한 소절이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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