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만이 24일 열린 2011 KBS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쇼오락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수근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끝내 거북이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24일 열린 2011 KBS연예대상에서 '1박2일'팀이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대상 '3수'에 도전했던 김병만은 이번 시상식에서 '무관'에 그쳤다.
당초 KBS 예능국은 '개그콘서트'와 '가족의 탄생'의 김병만, '안녕하세요'와 '자유선언토요일-불후의 명곡2'의 신동엽, '해피투게더 시즌3' 유재석, '남자의 자격' 이경규, '1박 2일' 이승기 등 개인을 대상 후보로 발표했지만 이날 전격적으로 팀에게 대상을 수여했다.
내년 2월 종영을 앞둔 '국민예능'에 대한 예우이자 계속해서 '1박2일'을 이어가고 싶은 KBS 예능국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더불어 대상에 대한 기대를 안았던 후보들에게는 아쉬움을 안긴 순간이기도 했다.
김병만과, 그를 응원하는 이들의 아쉬움도 컸다. 김병만의 연예대상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 그는 앞서 2008 K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최우수상과 2010 K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남자 최우수상을 받았다.
4년 넘게 진행해 온 '달인'코너를 '개그콘서트'의 대표적인 코너로 키우고, 몸을 아끼지 않는 묘기에 가까운 개그를 선보였던 그는 최근 몇 년간 연예대상 단골 대상후보에 올랐다.
지난해 KBS연예대상에서는 '귀환한 전설' 이경규에 대상을 아쉽게 내줬기에 올해 그 누구보다 대상 수상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물론 지난 11월 '달인'코너를 내리고 '개그콘서트'에서 하차했다는 게 걸리기는 했다.
그래도 이번 연예대상에서 그가 대상을 수상한다면 '아름다운 마무리'로 그 의미를 더할 수 있었다.
실제 이날 시상식에서 최우수상 시상까지 김병만의 이름이 호명되지 않으면서 그의 대상 수상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그는 끝내 아무상도 받지 못했다. '가족의 탄생'에 출연하고 있지만 '달인'을 내린 그가 앞으로 KBS연예대상에서 대상 후보에 언제 다시 오를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래도 그에 대한 기대는 저버릴 수 없다. 그 역시 스스로 그 기대를 계속 키워야 한다. 그가 쓴 책 제목처럼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을 것이다.
이번이 그 거북이가 도달해야 할 종착지가 아니었을 수 있다. '김병만'이라는 거북이는 앞으로 얼마나 더 먼 길을 가야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지치지 않을 것이고, 그 꿈을 보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