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만해도 국민MC라 불리는 이들이, '유재석이냐, 강호동이냐 아니면 또 다른 3의 수상자냐'를 놓고 각축을 벌이던 흥미진지한 시상식 모습은 사라졌다. 긴장감도 사라졌다.
지난 29일 방송된 MBC 연예대상은 긴장감 부재의 도가니였다. 현장에 참석한 연예인들이 그대로 수상을 하는 뻔한 결과를 비롯해, 올해 대상을 개인이 아닌 프로그램에 수상한다는 점이 미리 인지된 점에서 '우리들의 일밤'의 '나가수' 수상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다. 이는 MBC 내부 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예상이기도 했다. 결국 예상은 현실이 됐다.
대상이 '나가수' 팀으로 호명되기 전까지 이미 이들의 수상은 현장의 분위기에서도 감지됐다. 유력한 대상 후보였던 '세바퀴' 팀은 이에 앞서 이경실, 선우용녀, 김지선, 조혜련, 조형기 등이 우정상을 줄줄이 수상했다. '황금어장'의 '라디오 스타'팀 역시 윤종신 김국진 김구라 규현 유세윤 등이 특별상 MC 부문을 수상했다.
긴장감은 고사하고 결과가 뻔히 내다보일 정도였다. 이날 '세바퀴'와 '우리결혼했어요'에서 진행실력을 인정받아 최우수여자부문 상을 수상한 박미선의 소감에도 이 같은 대목이 그대로 담겨있다. 박미선은 "시상식을 쭉 지켜보면서 동네에서 떡을 다 함께 나눠 먹듯, 많은 분들이 상을 나눠 가졌고, 지루함 마저 들었었다"라고 말했다. 수상자도 그러한데 시청자는 오죽했을까.
KBS 연예 대상 시상식 역시 팀수상으로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이 행사에서 대상을 차지한 팀은 '해피선데이'의 '1박2일'. 내년 2월 폐지를 앞두고 있는 '1박2일' 팀의 수상은 KBS 내부적으로 큰 기여를 했기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KBS가 앞서 발표한 후보는 모두 개인들로,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주최측인 KBS에 불만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이날 대상 후보였던 '1박2일' 멤버인 이승기 역시 개인으로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제작진을 제외한 채 이승기를 비롯한 대상후보 전원, 현장에 참석한 모두 팀수상은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긴장감 부재를 넘어서 황당한 결과에 현장에 있던 연예인들이나 시청자는 씁쓸해 했다.
더욱이 KBS가 내년 2월 폐지를 선언했던 '1박2일'의 시즌2를 추진하며 출연중인 멤버의 '시즌2' 출연여부를 타진하고 있기에 이날의 팀수상은 예능국 내부의 '꼼수'가 아니겠느냐는 시선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면 30일 오후 열리는 SBS 연예대상시상식은 어떻게 진행될까. SBS는 앞서 대상 후보를 발표했다. 팀이 아닌 개인이다. 유재석, 이승기, 김병만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변이 없는 한 개인 수상이다. 지상파 3사 가운데 마지막 남은 SBS 연예대상 시상식이 앞서 진행된 시상식과 달리 긴장감 속에서 진행될 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