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강호동이 잠정은퇴를 선언한 지 3달 뒤 벌어진 지상파 3사 연예대상, 강호동은 없었지만 그의 존재감은 묵직했다.
24일 첫 시상식을 연 KBS 연예대상은 '1박2일'의 이수근 이승기 은지원 엄태웅 김종민 에게 대상을 안겼다.
은지원은 "가장 많은 영향을 준 큰 형님, 강호동형님 감사합니다"라고 강호동을 향한 수상소감을 전했다. 이수근 역시 "형님 이 상 가지고 뵈러 가겠습니다"라고 그리움을 표했다.
자리에 함께 하지도 수상 명단에 오르지도 않았지만 이 대상이 강호동을 향한 것이었음은 수상자도 시청자도 알 수 있었다. 그간 '1박2일'을 이끈 노고를 치하하고, 공백을 깨고 돌아오라는 무언의 위로였다.
29일 열린 MBC 방송연예대상에서도 강호동의 존재감은 빛을 발했다.
'황금어장-라디오스타' MC로 PD상을 수상한 윤종신은 "예능 너무 잘 시작한 것 같고요"라는 의미심장한 수상소감과 함께 "제가 처음 아무것도 잘 모를 때 도와준 강호동씨 유재석씨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황금어장'은 '라디오스타'보다 강호동이 진행했던 '무릎팍도사'로 이름을 알린 프로그램. 때문에 윤종신의 수상소감에서 강호동의 빈자리는 더욱 크게 느껴졌다.
'스타킹'과 '강심장'을 이끌었던 강호동이 빠진 SBS 연예대상은 강호동을 향한 수상소감이 봇물을 이뤘다.
강호동 사단에 속하는 붐과 이특 이승기는 수상소감을 전할 때마다 강호동에 대한 언급을 잊지 않았다. 이특은 "형님이 지금 계신 자리가 있을 곳이 아니다.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고, 붐은 강호동의 사진을 들고 붐광댄스를 추는 등 퍼포먼스로 마음을 표했다.
'스타킹'을 함께 한 조혜련은 "늘 분장실에서 인생을 얘기했던 호동이가 잠깐 쉬고 있다. 2012년에는 호동이가 돌아와서 많은 분들의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대상을 수상한 유재석 역시 "며칠 전 통화를 했는데 강호동 형님이 '씩씩하게 가라'고 얘기해주셨다. 2012년에 씩씩하게 가겠다. 꼭 같이 함께 씩씩하게 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강호동이 빠진 연말 시상식, 긴장감은 덜했지만 대신 강호동을 향한 후배들의 진한 그리움이 빈자리를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