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vs 김제동, 주거니 받거니 '팽팽'

김현록 기자  |  2012.01.03 13:10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일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했다. 박근혜 위원장의 첫 예능TV 토크쇼 출연으로, 진보적인 성향의 연예인으로 알려진 김제동과의 만남이기도 해 더욱 관심을 모았다.


두 사람은 환하게 웃는 가운데서도 미묘한 신경전을 드러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제작진 또한 시작부터 '박근혜 vs 김제동', '특별한 만남(?) 박근혜와 김제동'이라며 보수 성향 대표 정치인과 진보 성향 대표 연예인의 만남에 대한 관심을 부추겼다.

이경규는 "싫어하는 사람 나가라고 하라"고 하자 제작진은 '시선집중'이라는 자막과 함께 웃고있는 김제동을 카메라에 잡았다. 두사람은 내내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지만, 주거니 받거니 하며 자연스러운 대화 호흡을 보이기도 했다.


김제동이 투표 인증샷으로 고소된 데 대해 박 위원장은 "투표 독려한 인증샷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나도 그러고 다닌다. 지역 주민들에게 투표 꼭 하시라고 그러고 다녔다"고 두둔하는 발언을 했고, 김제동은 "'나도 그러고 다녔다'라고 하셨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박 위원장은 '수첩공주'라는 별명에 대해 "사실은 저를 공격하기 위해서 만든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라며 "그래도 수첩공주 같은 건 괜찮다. 저는 굉장히 수첩이 필요하거든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읽어봐도 되겠냐는 김제동의 말에는 "그러실 필요까진 없어요"라며 거절했다.


유머감각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김제동이 유머 코치로 나서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 '가'자를 알려준 뒤 '고성방가'라는 사자성어를 맞추라는 문제에 아이들이 '아빠인가'라고 답을 썼다는 에피소드를 밝혔다. 이어 "요런 것들을 짧게 짧게 해서 요새 아버지들이 술을 많이 드시는 이유가 정치를 못해서 그렇다. 정치를 잘 하면 아빠가 술을 먹지 않고 아이들이 정답을 맞출 수 있지 않겠느냐"이런 이야기를 하면 어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박 대표는 "말씀을 참 잘 잘하시네요"라고 응수했다.

김제동은 박 위원장에게 '안철수 교수가 젊은 세대에 인기있는 요인'을 질문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젊은 세대와의 소통, 공감을 잘 하셨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김제동이 '안철수 교수와 친하지 않냐'는 질문에 "같이 콘서트도 다니고 했다"며 그렇다고 하자 두 사람 모두 어색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김제동은 우리사회의 큰 문제로 "자기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두려움을 느껴서는 안된다. 나의 주장 남의 주장이 다름을 기본적으로 인정해야 하지 않나"라고 털어놨다. 이에 박 위원장은 "그런 생각을 갖지 않으시도록 많이 노력을 해야 하지 않나"라며 "쟤는 나랑 성향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드시죠?"라는 김제동의 질문에도 "아니죠 그런 건 중요한 일입니다"라고 답했다.


여기에 이경규가 "권력을 가진 분이 너무 휘두른다는 느낌을 받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고 밝히자 박 위원장은 "그런 비리가 없어져야 하고…"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김제동은 이에 "혼자 나와 계시면 억울하긴 하실 것 같다. 왜 나한테만. 하지만 정치권을 대표해 나와 계시니까 저희는 질문을 해야 한다"고 편을 들기도 했다. 박 대표는 "그걸 바로잡기 위해서 비대위도 출범했고 어떻게 신뢰를 회복할 것인가 노력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힐링캠프'는 박근혜 위원장 출연에 힘입어 12.2%(AGB닐슨 전국기준)의 전국일일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27일 방송분 5.9%보다 무려 6.3%포인트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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