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화살' 돌풍..손익분기점 돌파·논란 점화

전형화 기자  |  2012.01.25 09:11


정지영 감독의 '부러진 화살'이 설 연휴 극장가를 달구며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8일 개봉한 '부러진 화살'은 24일 23만 4688명을 동원,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누적 90만 6895명이다. 손익분기점 50만명을 이미 훌쩍 뛰어넘었다.


'부러진 화살'은 개봉 첫날 245개 스크린에서 상영됐다가 24일에는 456개 스크린으로 확대됐다. 그만큼 관객이 많이 찾고 있단 뜻이다.

'부러진 화살'의 이 같은 기세는 뜻밖이다.


'부러진 화살'은 '남부군' '하얀전쟁'의 정지영 감독이 1998년 '까' 이후 13년만에 내놓은 작품. 대학교수가 항소심 부장판사를 찾아가 석궁으로 살해하려 했다는 혐의로 실형 4년을 선고받은 이른 바 '석궁사건'을 소재로 했다. 안성기와 정지영 감독이 '남부군' '하얀전쟁'에 이어 세 번째 호흡을 맞췄다. 60대 감독이 연출했으며, 5억원이 채 안 되는 제작비로 만들어졌다.

'부러진 화살'이 '댄싱퀸'과 '페이스 메이커' '네버엔딩 스토리' 등 같은 날 개봉한 한국영화와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2' '장화신은 고양이' 등 할리우드 영화들이 득실거리는 설 연휴에 이처럼 성공한 것은 의외로 비친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부러진 화살'이 호평을 받긴 했지만 대기업이 장악한 극장 시스템에선 흥행 여부를 점치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러진 화살'의 성공엔 우선 정지영 감독의 젊은 연출력이 통했다. 정지영 감독은 법정 드라마에 특별한 양념을 더하지 않고 정공법으로 돌파했다. 영화는 사법부가 한 개인을 무너뜨린다는 설정으로 마지막까지 쉬지 않고 달린다. 관객은 청룡열차에 탄 것처럼 영화가 주는 재미와 분노, 웃음과 한탄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트위터 등 SNS도 한 몫을 단단히 했다. 지난해부터 영화 흥행에 SNS는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써니' '도가니' '완득이' 등 흥행작들은 개봉 첫 주보다 둘째 주부터 관객이 몰렸다. SNS에 올라온 반응을 보고 영화를 관람하는 방식이 정착되고 있는 것. 흥행에 참패한 영화들 역시 SNS 반응이 상당히 일조했다.


'부러진 화살' 또한 SNS를 통한 입소문이 큰 영향을 미쳤다.

'부러진 화살'이 사법부의 문제점을 지목한 만큼 사회적인 파장도 일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11일 전국 법원에서 언론홍보를 담당하는 공보판사들에게 해당 소송에서 피고인의 주장과 법원 판결을 정리한 대응 매뉴얼을 발송했다. 법원이 '부러진 화살'에 적극 대응하겠단 뜻이다.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난 만큼 논란도 SNS에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당시 석궁사건 피해자였던 박홍우 부장판사(현 의정부지법원장)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조작 관련 의혹을 제기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정봉주 전 의원의 2심 재판을 맡았던 것이 알려지며 '나꼼수' 팬들 사이에서 성토의 대상이 된 것.

이 같은 움직임에 시사평론가 진중권이 영화가 사실을 호도한다고 지적하면서 논란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의견과 영화가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만큼 분노는 당연하다는 의견으로 나눠 사이버 공간이 들끓고 있다.

일각에선 '부러진 화살'이 지난해 4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사건 관련자들 처벌까지 이끈 '도가니'를 재연할 지 기대하기도 한다.

'부러진 화살'이 제2의 '도가니'가 될지, 분명한 건 이런 기세라면 이번 주말 150만 관객 동원은 무난해 보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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