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강성도 ⓒ사진=홍봉진 기자
케이블채널 온스타일 디자이너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4'(이하 프런코4) 도전자 강성도(28)는 큰 키에 잘 생긴 외모의 '훈남' 도전자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인기요? 방송 전 제 트위터 팔로어가 5명이었는데, 지금은 8000명이 넘었어요. 하하.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훈남'에다 그는 성격도 좋다. 다소 이기적인 다른 도전자들과 달리 그는 다른 사람들도 챙긴다. 강성도는 "착한 모습만 비쳐진 것 같다"라며 "일할 때 모습은 좀 다르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청각장애인이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수화를 쓰지 않는다. 조금 어눌하지만 말로써 의사소통을 한다. 방송에서는 그가 말할 때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자막이 제공되지만 실제로 인터뷰를 위해 마주한 강성도의 말을 이해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보청기를 착용한 그는 기자의 말을 듣고 이해했다.
강성도는 수화를 모른다고 했다. 미국에 유학(뉴욕 파슨스스쿨)가서 처음으로 수화를 배웠다. 영어 수화는 알지만 여전히 한국어 수화는 모른다.
디자이너 강성도 ⓒ사진=홍봉진 기자
그는 "어렸을 때는 수화라는 게 있다는 것조차 몰랐다"라며 "어머니가 들리지 않는 내게 그냥 말로 했다"고 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일부러 수화를 가르치지 않았다. 어머니는 아들이 비장애인들과 '말'로써 의사소통을 해야 사회에서 남들처럼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5살 때부터 상대방의 입을 보고 말을 이해하는 연습을 했어요. 말하는 연습도 이때 같이 했어요. '웨하스'과자를 반으로 쪼개 입천장에 붙이고 말하면서 혀가 웨하스에 안 닿게 계속 말하는 연습이요. 언어장애인은 일반인보다 말할 때 혀가 많이 올라가거든요. 그렇게 5살 때부터 10살 때까지 하루에 7~8시간씩 연습했어요. 못하면 엄마한테 엄청 맞았죠(웃음)."
강성도는 "입을 보고 말을 이해하는 건 엄청 힘든 일"이라며 "상대방의 입에 계속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눈이 정말 피곤하다. 요즘에는 아예 입을 가리고 귀로 소리를 들어 이해하는 방식이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디자이너의 길로 이끈 것도 그의 어머니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미술을 하라고 하셨어요. 강요하신 거죠(웃음). 예술학교에 가라고 해서 예술학교(선화예술중고)에도 갔죠. 근데 제 생각에 저는 영 그림 그리는 데 소질이 없는 거예요. 그림 그리는 것보다 만드는 게 좋았어요. 그래서 인테리어를 하려고 했는데, 디자인 공부를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강성도는 어머니의 힘으로 말도하고 들을 수도 있게 됐지만, 학교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왕따'도 많이 당했다고 했다.
"먹을 것을 먹다가 뺐기기도 했고, 이유 없이 맞기도 했어요. 속상했지만 그냥 가만히 있었어요. 제가 힘이 약했으니까요(웃음)."
미국 유학은 아버지의 힘이 컸다. 아버지는 강성도가 고교를 졸업할 즈음 뉴욕으로 가라고 했다.
"유학을 갈 생각이 없었는데 아버지가 몰래 지원 하셨어요. 저만 모르고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죠. 아버지가 어렸을 때부터 제게 특별히 뭘 강요하신 적이 없거든요.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놔두셨는데, 어느 날 아버지가 오셔서는 '성도야, 6월에 너 미국 가라. 아빠가 미리 비자를 만들었다'고 하셨어요. 이왕이면 롱아일랜드에 있는 학교로 가고 싶었는데, 아버지가 '패션은 파슨스다'고 하시며 파슨스 스쿨로 보내셨죠."
그는 "처음에 미국 갔을 때는 누나가 같이 갔다"라며 "영어가 너무 힘들어서 처음 1년은 엄청 울었다. 수화도 이때 영어로 처음 배웠는데 만만치 않았다"고 했다.
강성도는 "미국에서는 배려를 많이 해준다"라며 "미국은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공평하게 대우하기 때문에 공부하는 것은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파슨스스쿨 성적은 4.0만점에 3.5점. 장학금도 받았다고 강성도는 밝혔다.
디자이너 강성도 ⓒ사진=홍봉진 기자
지난 3일 방송에서 강성도는 5번째 미션을 통과했다. 강성도 외에 기윤하 김혜란 김경미 안재현 오유경 김성현 조아라 이지승 김재웅이 다음 미션에 진출했다. '프런코4'는 지난 10월~11월에 파이널미션을 제외한 녹화를 모두 마쳤다. 톱3가 서울컬렉션에서 최종 대결을 펼친다.
우승 후보를 꼽아달라고 하자 강성도는 "저, 조아라, 이지승"이라고 말했다. 그는 "톱3 이름이냐"는 물음에 "아니다. 그냥 내 생각"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프런코4'는 출연자들에 방송 내용의 외부 유출을 금하고 있다.
앞으로 계획을 물었다.
"5월 말에서 6월 초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장애인올림픽에 수화통역 자원봉사를 할 예정이에요. 올해 가을이나 겨울에는 제 브랜드를 론칭할 거구요. '디자이너 강성도'의 작품을 기대해주세요."
디자이너 강성도 ⓒ사진=홍봉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