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개론' 男心 잡은 세 가지 비결

안이슬 기자  |  2012.03.27 09:04
영화 \'건축학개론\' 포스터 영화 '건축학개론' 포스터


영화 '건축학개론'이 남성 관객을 홀렸다.

지난 22일 개봉 이후 줄곧 일일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건축학개론'의 흥행에는 남성관객들의 호응이 한 몫을 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집계한 영화 평점에서 '건축학개론'은 남성이 9.12점으로 여성의 8.88점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장르가 멜로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참여율 또한 남성이 54%로 여성의 46%보다 높다. 관련 리뷰에도 영화에 공감하는 남성들의 관람후기가 넘쳐나고 있다.

봄 극장가에서 남심(男心)을 흔들고 있는 '건축학개론', 그 비결은 무엇일까?


영화 \'건축학개론\' 스틸 영화 '건축학개론' 스틸


◆ "내가 저랬었는데..."

영화 '건축학개론'은 흔한 소재인 첫사랑을 소재로 하고 있다. 그러나 첫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은 여느 영화와 다르다. 첫사랑의 기억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수많은 영화들과 달리 '건축학개론'은 '어설픈 첫사랑'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건축학개론'의 주인공 승민(이제훈 분)은 잘생기지도, 말재주가 좋지도, 싸움을 잘 하지도 않는 평범한 학생이다. 구구절절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평범한 승민(이제훈 분)은 남성 관객들에게 '마치 내 새내기 시절을 보는 듯'한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사랑을 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멋들어진 구석을 찾아볼 수 없다. 잠든 서연에게 몰래 키스를 하고 모르는 척 시치미를 뗀다. 자신보다 잘난 선배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애써 준비한 고백은 멋대로 한 오해로 포기해 버린다.

서툴고 겁이 많았던 첫사랑의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준 '건축학개론'은 남성 관객들로 부터 "내 대학시절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공감을 얻고 있다.


영화 \'건축학개론\' 스틸 영화 '건축학개론' 스틸


◆ 수지, 만인의 첫사랑 되다

대학시절 승민이 현실적인 인물이었다면 서연(수지 분)은 남성들의 첫사랑에 대한 '판타지'가 반영된 인물이다.

왠지 눈길이 가는 타과 여학생에게 한 번 말을 걸어보고 싶은 기분을 느껴보지 않은 이가 있을까. 차마 말 한마디 걸지 못하고 싱겁게 끝나버린 모두의 '로망'을 승민은 실현한다.

극중 서연은 건축학과 수업을 듣는 음대생이다. 긴 생머리에 하얀 피부, 화장기 없는 순수한 모습의 서연은 마치 과에 한두 명씩 있을 법 한 여대생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수지는 소녀다운 풋풋함으로 청순하면서도 당돌한 매력을 가진 서연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남성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영화 \'건축학개론\' 스틸 영화 '건축학개론' 스틸


◆ 전람회, 삐삐, 필름 카메라... "그땐 그랬지"

'건축학개론'은 남성관객 중에서도 특히 30대 남성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멜로 영화가 한창 직장 일에 바쁘고, 어린 자식 키우기에 여념이 없을 30대 남성을 스크린 앞으로 불러온 것은 눈여겨 볼만 한 성과다.

10대들에게는 생소할 삐삐로 연락을 주고받고, 필름 카메라로 과제를 위한 사진을 찍는 장면 등 영화 곳곳에는 90년대를 추억하게 하는 것들이 등장한다. 90년대에 대학시절을 보낸 30년대 남성들은 영화에 녹아있는 '아날로그적' 장치들에 옛 생각에 잠긴다.

1994년 발표된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은 승민과 서연의 사랑에 중요한 매개로 작용한다. 그들은 CD와 함께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 CD 플레이어로 서로 마음을 전한다.

술집에서 흘러나오는 '신인류의 사랑', '칵테일 사랑' 등 90년대를 풍미했던 히트곡들도 90년대의 향수를 물씬 느끼게 한다.

이에 관객들은 "옛날 생각나고 좋았다" "기억의 습작을 밤새 돌려들었다"는 등 영화를 본 후 추억에 잠겼다는 평을 줄이어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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