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rls on Top', 보아와 씨스타 뭐가 달랐나?

김관명 기자  |  2012.04.12 17:23
보아 정규 5집과 씨스타 첫 미니앨범 재킷(왼쪽부터) 보아 정규 5집과 씨스타 첫 미니앨범 재킷(왼쪽부터)


12일 발매된 걸그룹 씨스타의 첫 미니앨범 'Alone'에는 제목이 눈길을 끄는 노래가 한 곡 있다. 5번 트랙으로 실린 'Girls On Top'. 다름 아니라 지난 2005년 보아가 내놓은 정규 5집 'Girls On Top'의 동명 타이틀곡이다.


'최고 자리에 있는 소녀들' '최고의 소녀들' 쯤으로 해석되는 두 노래의 의미는 7년이라는 시간 차이만큼이나 크다. 보아의 'Girls On Top'은 유영진이 작사작곡했고, 씨스타의 'Girls On Top'은 YG엔터테인먼트 출신 프로듀서 ROVIN이 작곡, 조성화와 ROVIN이 공동작사했다.

우선 보아 노래다. 이미 2005년에 벌써 정규 5집을 낸 보아의 관록과 자신감이 폴폴 묻어나는 노래다(참고로 '오빠 나 좀 바라봐'라고 외치던 소녀시대가 소년들에게 '무엇이든지 도전에 나서라'고 어른스럽게 충고한 'The Boys' 역시 연륜이 붙은 정규 3집에서였다!).


'모든 게 나에게 여자가 여자다운 것을 강요해/ 날 바라보는 네 야릇한 시선들이 난 싫어/ (약한 여자 사랑에 약한 여자 Whoo)/ 내게 강요하지 마 틀에 갇혀버릴 내가 아닌 걸/ 전부 나의 뜻대로

'나는 나인 걸 누구도 대신 하지 말아/ (그렇게 만만하게 넘어갈 내가 아니야)/ 내 모습 그대로 당당하고 싶어/ (그늘에 갇혀 사는 여자를 기대하지 마)


'섹시한, 차분한, 영원히 한 남자만 아는 따분함/ 그건 바로 착각, 모든 남자들의 관심사/ 난 이 세상을 모두 바꿔버릴 꿈을 다 가진걸/ (Get it up 난 부족해 Get it up 모든 게 다)/ 말이 되지 않잖아 그들만의 평등 같은 건/ 그대들이 만든 기준에 맞게..'

한마디로 보아는 '혼자 서는 당당한 모습으로서 여성'을 노래했다. 남성 중심 사회의 편견('약한 여자 사랑에 약한 여자')에서 벗어나 '이 세상을 모두 바꿔버릴 꿈을 다 가진' 인간으로서 여성에 방점을 찍은 것. 그러면서 '마음을 더 열어봐/ 우린 같은 곳을 향해 가잖아/ 모두 함께 영원할텐데/ 서로 다른 성 일뿐 존재하기 위한 인간인 걸'이라고, '이 세상의 반 그건 여자들이 만들 거야'라고 덧붙였다.

이에 비해 씨스타는 한 (한심한 또는 익숙해져버린) 남자에게서 벗어나 자유로운 영혼이고 싶은 여성의 심정을 노래했다. 역시 이제 첫 미니앨범을 낸, 싱싱하고 잘 나가는 톱 걸그룹의 자신감이 그대로 풍겨나는 노래다.


'..나빠 진짜 나빠 넌 너무 바빠 그만 좀 빠져 나가/ oh 아파 진짜 아파 널 보면 지칠 대로 지쳐버려

'잘난 목걸이도 줘버리고/ 그렇게 생색내던 커플링도 빼버리고/ 뭘 그렇게 화를 내나 공룡처럼 / 이제 내 멋대로 즐겨볼래

'더 춤을 춰 뛰어봐 높이 knock the top/ 더 불 붙여 오늘 밤부터 girls on top/ oh yes I'm free 이렇게 free/ 걱정걱정 붙들어 매고 뛰어버려/ 오늘밤 아 아 아 아..'

씨스타는 이같은 가사를 뒷받침하듯 살짝 복고리듬이 들어간 경쾌한 댄스 장르를 택했고, 보아는 보다 분명한 가사전달을 위해 어반 소울풍에 전작들보다 한층 강해진 자신의 음색을 보탰다. 'Girls On Top'은 이렇게 7년만에 전혀 다른 얼굴로 팬들을 다시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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