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코4' 톱3 "제 컬렉션에 주는 점수는요"(인터뷰)

최보란 기자  |  2012.04.15 00:01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4\' 톱3, (왼쪽부터)김혜란, 이지승, 오유경 ⓒ사진=CJ E&M 제공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4' 톱3, (왼쪽부터)김혜란, 이지승, 오유경 ⓒ사진=CJ E&M 제공


"오로지 옷만 생각했던 시간, 가장 행복하고도 힘들었죠."

케이블 채널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4'(이하 '프런코4')의 톱3가 14일 결정됐다. 영광의 주인공은 김혜란(31, 파슨스 졸업), 이지승(29, 앤트워프 왕립 예술학교 중퇴), 오유경(26, 사디 졸업).


앞서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평화의 광장에서 펼쳐진 F/W 2012-2013 서울패션위크 현장에서 세 사람도 당당히 자신의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날 펼쳐진 컬렉션을 방송에선 21일 확인할 수 있다.

세 사람은 이날 각자의 개성이 가득한 의상 10벌로 구성된 컬렉션을 통해 런웨이를 꾸몄다. 간략하게 테마에 대한 설명을 전해 관람객의 상상력를 자극한 오유경, 자신이 말하고 싶은 주제를 정확하게 전달한 이지승, 벅찬 소감에 목이 멘 김혜란은 컬렉션에 대한 소개 스타일만큼이나 다른 의상으로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지난 너무나 다른 세 사람이지만 컬렉션에 대한 열정과 디자인을 향한 애정만큼은 모두 같았다. '프런코4' 톱3,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하는 당찬 디자이너 3인을 컬렉션 직후 런웨이 아래에서 만났다.

-톱3 컬렉션을 마친 소감?


▶톱3 컬렉션을 하기 위해 '프런코4'에 지원을 했다. 첫 번째 컬렉션을 이런 자리에서, 유명 인사들과 함께하는 기회는 갖기 힘든데. 정말 원했고, 이렇게 하게 돼서 운이 좋은 것 같다. 영광스럽다. 처음엔 신났는데 소감 말하다 보니 갑자기 울컥했다. 끝나고 나니 홀가분하고 더 이상 할 수 없을 정도로 혼신의 힘을 쏟아 부었기 때문에 뿌듯하다.(김혜란, 이하 김)

저 역시 톱3 컬렉션을 하고 싶어서 지원해했다. 사실 컬렉션에 대해서 트라우마가 있다. 학교 다니면서 했던 것에 만족하지 못했고, 그런 것에 얽매여서 자신감이 없었는데 '프런코4'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뛰어넘고 싶었다. 준비하면서 너무 힘들고 많이 울었는데 이번 쇼를 통해 그런 기분이 사라졌다. 그것만으로 기쁘고 굉장히 홀가분하다.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기를 얻었다.(이지승, 이하 이)

막연하게 생각했던 이미지나 디자인 방향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는 기회가 되서 속 시원한 느낌이었다. 해피엔딩이 아니라, 이제야 말로 시작이라는 느낌이 들었다.(오유경, 이하 오)

-오늘 본인의 무대에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

▶100점이라고 할 수 는 없지만, 제 손으로 한 땀 한 땀 만들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모든 작품이 내 새끼 같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첫 컬렉션이니만큼 99점주겠다.(김)

어렵다. 솔직히 오늘밤 자고 내일 또 생각하고 그러면 점수가 많이 깎일 듯. 그렇지만 지금은 100점 만점 주고 싶다. 완벽하게 하고 싶어서 욕심을 내는 데, 오늘만큼은 잘 했다고 용기와 칭찬을 주고 싶다.(이)

이상에 비해서는 60점인데 오늘을 즐기는 마음은 100점이다.(오)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4\' 톱3 컬렉션 의상 ⓒ사진=CJ E&M 제공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4' 톱3 컬렉션 의상 ⓒ사진=CJ E&M 제공


-컬렉션의 테마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그리고 아이디어를 얻은 계기는?

▶'작은 것에서 큰 것을 보는 법'이라고 설명했는데, 보는 사람에 따라 열리게 생각하시라고 그렇게 말씀을 드렸다. 이미지로서는 평면적인 공간 속에 알고 보면 큰 공간감이 있다는 것에 착안했다. 블랙홀이나 소용돌이의 디테일이며 컬러감을 발전시켰다. 그 안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제 컬렉션을 보고 그런 느낌을 얻길 바랐다.(오)

대학 다닐 때부터 한국적인 미를 모던하게 풀어내는 것에 관심이 있었다. 사실 학교 다닐 때도 비슷한 주제로 도전해 봤지만 제 마음에 안 들었다. 옷이 아니라 이미지화하는 거였는데 어려웠다. 언젠가 컬렉션을 이런 주제로 풀어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드라이브를 갔다가 돌담이 아름다운 한옥마을을 봤다. 한국의 풍요롭고 아름다운 것을 풀어내는 컬렉션을 꼭 해보겠다고 생각했다. 보자기 등에서 엿볼 수 있는 한국의 멋이 실은 굉장히 모던하다. 전통 속에 엄청난 모던함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이)

제가 제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오래 전 모히칸의 모습이 담긴 흑백사진을 본 기억이 떠올랐다. 또 손으로 하는 것이 재미있다보니까 제 색깔을 가장 많이 보여줄 수 있는 소재를 의상에 접목했다. 판타지, 뱀파이어, 인디언 같은 것을 좋아해서 재밌게 풀다보니까 이번 컬렉션까지 오게 됐다. 이번 컬렉션인 '라스트 모히칸'은 그들이 현존한다면 하는 상상에서 즐길 수 있는 쇼를 만들려고 했다.(김)

-악플이나 경쟁 등, 톱3까지 오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제가 컴퓨터나 기계랑 별로 안 친하다. 사실 방송도 제대로 못 봤다. 그런데 방송 시간에 문자가 오더라. 무엇에 대한 얘기인가 하다가 재방송을 보고 알았는데 편집 때문에 제가 어떤 반응을 취한 것이 다른 일과 연관된 반응처럼 보이더라. 사실 방송이라는 것이 이런 거라는 것을 이해하지만, 사람인지라 컬렉션에서 뭔가 정신적으로 괴롭히면 손을 놓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컬렉션 준비하면서 다른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컴퓨터를 아예 없애 버렸다.(김)

저는 '프런코4' 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다. 너무 재미있었다. 그날 미션이 나오면 시킨 대로 미션을 하면 되니까. 원단을 미친 듯이 사고, 그 안에서 최고를 뽑아낼 수 있도록 옷을 만들고. 다른 건 신경 안 쓰고 작업만하는 게 좋았다. 또 만들면 바로 런웨이에서 평가를 받으니까 피드백이 빠른 것도 무척 좋았다. 오랜 시간 작업을 하고 힘들게 끝내야 하는 학교생활을 하다가 피드백이 바로바로 나오는 미션을 해보니까 너무 즐거웠다. 열정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이)

원래 개인 브랜드를 진행하고 있다. 2년 정도 됐고 현재 진행형이다. 그런 가운데 '프런코4'를 참여하게 돼서 그곳을 3~4개월간 연락도 제대로 못하고 관리를 못했다. 옷은 생산은 되고 있는지 걱정이 돼서 옷을 만들고 집중하기가 쉬지 않았다. 컬렉션 준비하면서도 생업인 일은 해야 하는데, 저는 여기서 꿈같은 컬렉션 준비하고 있다는 괴리감이 가장 힘들었다.(오)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4\' 톱3 컬렉션 현장 ⓒ사진=CJ E&M 제공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4' 톱3 컬렉션 현장 ⓒ사진=CJ E&M 제공


-가장 기억에 남는 미션은?

▶철물점 미션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소재를 찾아서 분해하고 만드는 것이 좋다.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다. 아쉬웠던 것은 카이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 미션. 제일 재미있을 수 있는 미션인데 즐기지 못했다. 다시 하고 싶고 아쉬운 미션이다.(김)

진짜 다 재밌었다. 싫은 미션이 없었다. 카이스트, 아동복 등 솔직히 저는 다 재밌었다. 그냥 좋았다. 제가 혼자 컬렉션을 했더라면 절대 만나지 못했을 기회들을 만나 즐거웠다.(이)

제가 브랜드에서 하지 못했던 것들이 재밌었다. 철물점 미션처럼, 판매를 목표로 하는 상업성이 배재된 미션들이 재밌었다.(오)

-'프런코4'를 하면서 가장 힘이 된 사람은?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

▶가족. 정말 서포트를 많이 해줬다. 오빠도 그렇고. 새언니는 도시락을 싸와서 응원을 해줬다. 앞으로는 시작이라는 느낌이다. 다른 컬렉션에 참여한 경력은 있지만, 제 컬렉션은 이제 시작이다. 나아가서는 뉴욕에서 컬렉션을 많이 했기 때문에 제 브랜드를 가지고 뉴욕 시장 진출하고 싶다.(김)

남자친구가 가장 힘이 됐다는 대답을 원하시는 것 같은데.(웃음) 앤트워프에 돌아가서 작업을 했으면 그랬을 것 같다. 그러나 떨어져서 혼자 작업을 했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남친에 대한 외로움이 컸다. 외로움을 극복하기가 힘들었다. 그럴 때 가족이 큰 힘을 줬다. 이때까지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할 수 있게 해 주셨지만 이번에 특히 그랬다. 물질적으로도 그렇고 마지막 스퍼트를 내야 할 데, 아버지가 보조를 자처하실 정도로. '부모님이라는 존재는 이런 힘이 있구나', '이렇게 까지 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에 애틋했다. 앞으로는 디자이너로 혼자 설 수 있으면 하는 바람으로 나왔다. 그런 생각으로 작업했기 때문에 앞으로 제 사업을 하고 싶다. 해외로 나가 경쟁해서 신진 디자이너로서 발판을 넓혀가고 싶다.(이)

도움이 된 사람을 꼽는다면 2명이 있다. 한명은 남친인데, 이번 쇼 음악을 만들어줬다. 지승씨 애인처럼 꽃미남은 아니지만, 하하. 음악을 하는 친구다. 응원과 조언을 많이 해줬다. 또 한 사람은 제가 딴 일을 할 동안 브랜드를 지켜준 식구들. 앞으로 책장 넘기듯이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브랜드를 좀 더 재미있고 뜻있고 특별하게 선보이고 싶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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