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의 17일 '어벤져스' 장기 흥행 분수령①

[★리포트]

전형화 기자  |  2012.05.15 09:21


D-2. 결전의 17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어벤져스'에 숨죽이고 있던 한국영화들이 이날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다. '내 아내의 모든 것'과 '돈의 맛'이 나란히 개봉하는 것. 올해 상반기 한국영화들은 바톤을 이어가며 흥행가도를 달렸다.


'댄싱퀸'이 불을 지피고 '부러진 화살'이 이어받아 '범죄와의 전쟁'이 꽃을 피웠다. '러브픽션'과 '건축학개론'까지 이어온 한국영화 흥행행진은 그러나 '어벤져스' 등장으로 맥이 끊겼다.

'어벤져스'는 단숨에 관객을 사로잡아 올해 처음이자 최단 기간 500만명(18일)을 돌파했으며, 올해 최고 흥행 기록(2위 '범죄와의 전쟁' 468만 3598명) 을 세웠고, 슈퍼히어로물 국내 흥행 1위(2위 '스파이더맨3' 459만명)에 올랐다.


같은 날 개봉한 '코리아'가 13일까지 122만명을 끌어 모으며 선전하고 있지만 '어벤져스' 돌풍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절치부심하던 한국영화들은 17일 전열을 새롭게 가다듬고 있다. '어벤져스'로도 600만명을 넘어 700만명 이상 장기흥행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17일 고비를 잘 넘겨야 한다.


15일 오전8시 영진위 예매율에 따르면 '어벤져스'는 4주차에도 불구하고 27.9%로 1위를 기록, 여전히 대세임을 증명하고 있다. 뒤를 '코리아'가 17.8%, '내 아내의 모든 것'이 9.6%, '돈의 맛'이 8.4%로 잇고 있다. '어벤져스'를 한국영화가 포위한 셈이다.

'코리아'는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이 세계 최강 중국을 꺾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감동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5월 가족관객들에 적합하다. 다만 '어벤져스'와 같은 12세 이상 관람가라 관객이 겹쳐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17일 개봉하는 '내 아내의 모든 것'과 '돈의 맛'은 다른 색깔로 '어벤져스'에 맞선다.


민규동 감독의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지긋지긋한 아내와 이혼하기 위해 남편이 희대의 카사노바에게 아내를 유혹해달라고 부탁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이선균 임수정 류승룡 세 배우의 절묘한 호흡이 인상적이다.

'돈의 맛'은 재벌가에서 벌어지는 돈과 섹스, 권력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하녀'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던 임상수 감독이 또 한편의 문제작을 내놨다.

'내 아내의 모든 것'과 '돈의 맛'은 '어벤져스'와 맞상대를 펼친다기보다 다른 관객층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경쟁을 벌이기에 충분하다. 2등 전략으로 '어벤져스'를 바짝 쫓을 수 있는 발판은 마련된 셈.

두 영화 승부의 관건은 여심을 얼마나 사로잡냐에 달려있다.

'어벤져스' 돌풍은 여성관객들이 손을 들어줬기에 가능했다. '어벤져스'는 국내에선 슈퍼히어로 영화는 500만명을 넘기 힘들다는 징크스를 깼다. 이는 '어벤져스'가 주요관객층인 2030 여성 관객들이 슈퍼히어로 영화는 유치하다고 생각하는 편견을 깼기에 가능했다.

여성관객들은 '어벤져스' 속 아이언맨의 재치와 헐크의 귀여움, 호크아이의 섹시함에 감탄하고 있다. 커서도 여전히 동심을 갖고 있는 어른아이와 가족관객들과 함께 여성관객이 '어벤져스' 흥행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어벤져스'에 지친 2030 여성관객들과 데이트 관객들을 겨냥하고 있다. '돈의 맛'은 칸 초청이 확정되자 개봉을 일주일 앞당길 만큼 칸 프리미엄을 노리고 있다.

화력다툼도 볼거리다. '어벤져스'는 직배사인 소니픽쳐스 릴리징 브에나비스타가 배급하고 '내 아내의 모든 것'은 NEW, '돈의 맛'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맡았다. '코리아'의 CJ E&M도 밀려나면 끝이라는 각오로 뒷심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각 영화들이 스크린을 얼마나 확보하고 상영회차를 얼마나 유지할지가 초반 기세 싸움에 주요한 요소다. '어벤져스'는 3주차 주말에도 100만명을 모을 만큼 위력이 막강하다. CJ계열인 CGV마저 '코리아'보다 '어벤져스'에 더 많은 관을 할애하고 있다. 그런 만큼 각 영화들이 초반에 스크린수와 회차에서 밀리면 주말 극장에서 제대로 힘을 발휘할 여지가 줄어든다.

과연 결전의 17일, 그리고 18~20일로 이어지는 대결장에서 어떤 영화가 웃고 울게 될지, 극장가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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