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임상수 감독의 영화 '돈의 맛'이 첫 공개됐다.
15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돈의 맛'의 첫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오는 26일(현지시간) 칸 국제영화제 공식 상영을 앞두고 '돈의 맛'이 최초로 공개되는 자리인 만큼 취재진과 여러 영화 관계자들이 몰렸다.
임상수 감독의 7번째 영화인 '돈의 맛'은 한국 최상류층 재벌가의 숨겨진 모습을 헤집은 작품으로, 배우 윤여정, 백윤식, 김강우, 김효진 등 배우들의 파격적인 정사신 등이 예고돼 이날 첫 시사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돈의 맛'은 모욕감에 시달리면서도 재벌가의 충직한 비서로 일하는 남자 주영작(김강우)의 눈으로 돈이면 무엇이든 된다고 생각하는 탐욕적인 재벌가 안주인 백금옥(윤여정)과 온갖 지저분한 뒷처리를 맡아 온 남편 윤회장(백윤식), 두 사람의 자녀 나미(김효진)와 철(온주완) 가족의 이야기를 훑는다.
임상수 감독은 전작 '하녀'에 이어 한국 사회 최상류층 재벌가의 숨겨진 이야기, 추한 이면을 헤집는 데 천착한다. 그러나 그들의 집을 배경으로 가정사, 추문에 카메라를 들이댄 전작과 달리 '돈의 맛'은 이 시대 최고 화두인 돈을 중심으로 그 외연을 크게 넓혔다. 물론 섹스에 대한 이야기 또한 빠지지 않았다.
특히 한국 사회의 비틀린 재벌 지배구조를 노골적으로 꼬집었다. 특히 '20조가 넘는 회사를 내 돈 한 푼 안 내고 물려받는' 재벌가의 상속 이야기, '몇 년 전 여자애 하나가 자살했다'는 연예인 성상납 이야기 등 실제 한국 사회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연상시키게 하는 대목도 눈길을 끈다.
몇몇 디테일에서 차이가 보이지만 임 감독은 '돈의 맛'을 전작 '하녀'를 잇는 연작으로 완성시켰다. 백금옥 일가가 임 감독의 '하녀'를 함께 관람하거나, 나미가 '몸에 불을 지르고 자살한' 하녀를 언급하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김강우는 저항하지 못하고 탐욕에 빠져들어가는 남자 주영작으로 분해 극을 이끌고, 중견배우 윤여정은 뻔뻔스레 젊은 육체를 유혹하고 질펀한 베드신까지 벌이는 파격을 선보였다. 외국 배우와의 진한 베드신을 소화한 백윤식도 마찬가지다.
'하녀'에 이어 2개 작품이 연속으로 칸 경쟁부문에 진출한 임상수 감독이 칸에서 낭보를 전해올 지, 화제성을 바탕으로 흥행에도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영화는 오는 17일 국내 개봉을 앞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