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맛' 김강우·'후궁' 김동욱, 이들을 주목하라②

[★리포트]

안이슬 기자  |  2012.05.22 17:52
배우 김강우 김동욱 (왼쪽부터) 배우 김강우 김동욱 (왼쪽부터)


'에로'를 무기로 한 영화에서는 응당 여배우들이 주목받기 마련이다. 파격 정사신을 예고한 '돈의 맛(감독 임상수)'과 '후궁(감독 김대승)'. 다수의 관객들은 31살 연하와 정사신을 찍은 윤여정과 '방자전'에 이어 또 한 번 과감한 노출을 시도한 조여정에 관심을 가지고 극장을 찾을 것이다.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설 때, 여배우의 노출과 파격적인 정사만큼이나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이 있다. 바로 영화에서 미친 존재감을 발휘하는 두 남자 배우다. '돈의 맛'의 김강우과 '후궁의 김동욱. 한층 성장한 두 배우의 모습은 영화의 또 다른 볼거리다.

김강우는 '돈의 맛'에서 연기한 주영작은 영화의 인물 중 가장 감정의 변동이 큰 인물이다. 주영작은 윤회장(백윤식) 집안의 더러운 뒷일을 도맡아 하는 비서. 영화 초반 주영작은 돈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지만 점점 강해지는 돈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한다.


김강우가 연기한 주영작은 다른 세계 사람들을 보는 것 같은 윤회장 집안사람들 중 유일하게 관객이 감정이입 할 수 있는 인물이다. 수트를 차려입고 딱딱하게 말하는 주영작은 뒤에서는 찌질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이 집안 여자들을 홀릴 만큼 매력 있어야 한다.

김강우가 이렇게 멋있는 배우였던가. 스스로 잘생긴 배우는 아니라고 말하는 김강우는 '돈의 맛'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다. 탄탄한 몸매는 물론이고 두려움과 광기를 표현하는 얼굴 표정도 일품이다. 10년차 연기인생의 내공이 이 영화에서 폭발한 것 같다.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얼굴을 알린 김동욱은 영화 '후궁'에서 미친 존재감을 발휘한다. 그간 영화에서 연기한 캐릭터들과는 배역의 무게가 다르다. 그가 연기한 성원대군은 영화를 이끌고 가는 핵심 인물이다.

성원대군은 아픔이 많은 왕이다. 마음에 둔 여인 화연(조여정)은 국왕인 형의 여인이 되었고, 형이 죽은 후 왕위에 올라서도 화연의 마음만을 얻을 수 없다. 권력에 눈이 먼 어머니는 자신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휘두른다. 성원대군은 이런 상황에 점점 광기를 보인다.

김동욱에게 성원대군은 큰 도전이었다. 파격적인 정사신도 처음이고, 이렇게 무게 있는 역할도 처음이다. 단편 '순흔'이후 사극에 도전하는 것도 처음이다. 정사신도 그저 야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 그 안에서 허수아비 왕의 슬픔과 두려움, 화연에 대한 마음을 담아야 했다.


성원대군의 넓은 감정의 스펙트럼은 김동욱의 연기가 이만큼 폭넓다는 걸 보여주는 좋은 장치였다. 김동욱 특유의 멍하게 짓는 표정과 말투는 초반의 방황하는 성원대군의 모습에서 드러난다. 그러나 서서히 권력을 찾아가는 후반으로 갈수록 성원대군의 눈빛은 강렬해지고 목소리에는 힘을 더한다.

여배우들이 주목받는 19금 영화에서 한층 성장한 연기력으로 눈길을 끄는 김강우와 김동욱. 그들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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