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의 남자', 반전의 중심 이준혁..멘붕 결말

이경호 기자  |  2012.05.24 23:16
KBS 2TV 수목극 \'적도의 남자\' ⓒ사진=KBS 2TV 방송화면 KBS 2TV 수목극 '적도의 남자' ⓒ사진=KBS 2TV 방송화면


이준혁의 마지막이 반전 멘붕 결말을 이끌어 냈다.

24일 오후 방송한 KBS 2TV 수목극 '적도의 남자'(극본 김인영 연출 김용수 한상우)의 마지막회에서는 시청자들을 멘붕(멘탈붕괴) 시킨 결말로 복수와 사랑에 얽힌 남자들의 이야기를 매듭지었다.


이날 '적도의 남자'에서는 김선우(엄태웅 분)와 이장일(이준혁 분)의 끝없는 갈등이 그려졌다. 장일은 선우의 복수로 인해 자살을 시도했다가 결국 죽음을 맞은 아버지 이용배(이원종 분)로 인해 방황했다.

장일은 태국에서 진노식(김영철 분)을 총을 구해 그를 죽이려 했다. 아버지의 죽음이 노식으로부터 시작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죽음에 복수를 하려했지만 실패한 그는 자살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선우의 손에 저지 당했다. 연이은 충격에 결국 그는 병원에 입원했다.


선우의 복수 대상 중 한 명이었던 노식은 결국 파멸하고 말았다. 아내와 딸이 모두 그의 곁을 떠났고, 쓸쓸하게 술을 들이켰다. 뇌물 수수의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특히 그는 친아들이 다시 시력을 잃게 된 것을 알게 됐다. 눈물을 흘리며 아들을 품에 안은 그에게서 검은 마음 속에도 아들에 대한 정은 남아 있음을 보여줬다.

선우는 장일과 함께 지난날을 회상하며, 서로에게 의지가 됐던 친구 시절로 되돌아 갔다. 장일을 향한 선우의 복수도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미쳐버린 그에게 복수는 의미가 없었기 때문. 오히려 장일의 곁에서 욕망에 휩싸이기 전으로 돌아가 두 남자의 우정 어린 모습을 보여줬다.


장일은 정신이 오락가락 하면서도 선우에게 그 동안의 잘못을 사죄했다. 두 남자의 얽힌 실타래는 화해로 끝나 애처롭게 했다. 남자들의 용서가 그 어떤 로맨스 보다 애절했다. 장일이 끝내 절벽에서 투신, 죽음으로 자신의 운명을 마친 것은 '적도의 남자'의 마지막회 반전으로 가슴을 시리게 했다.

선우의 결말은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아버지를 잃고 친구의 배신으로 고통의 청춘을 보냈던 그다. 어렵게 시력을 되찾은 그는 계속되는 충격에 결국 다시 시력을 잃었다. 장일의 잘못과 친아버지 노식을 용서하며 복수의 칼을 거둬들였다. 교도소에 간 노식을 찾아가 그의 손을 잡으며, 말 없는 용서를 했다. 선우는 적도로 떠난 후 시력을 되찾고, 연인 한지원(이보영 분)과 재회했다. 그의 운명은 사랑에서 시작, 사랑으로 마무리 됐다.

KBS 2TV 수목극 \'적도의 남자\' ⓒ사진=KBS 2TV 방송화면 KBS 2TV 수목극 '적도의 남자' ⓒ사진=KBS 2TV 방송화면


'적도의 남자'는 그동안 방송에서 좀처럼 결말을 예측하기 어렵게 했다. 시청자들은 결말에 대해 선우와 장일 중 한 사람이 죽을 거라고 예상했다. 특히 예상됐던 죽음의 코드는 복수, 성공 등의 욕망이 죽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적도의 남자'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순둥이로 활약하는 엄태웅의 잊어버린 카리스마를 되살렸다. 선우의 지독한 복수를 여과없이 보여준 엄태웅이다. 그는 착한남자에서 나쁜남자로의 변신에 성공, '적도의 남자'를 수목극 최강자로 이끈 주역이 됐다.

이준혁은 엄태웅 못지 않은 활약을 보였다. 시청자들을 멘붕 상태로 몰아넣은 그는 이준혁이라는 배우를 재발견 하게 했다. 그동안 그는 신사적인 이미지로 시청자에게 자신의 매력을 발산해 왔다. '적도의 남자'에서는 기존에 이미지를 과감히 깨트리고 나쁜남자로 변신했다. 동정심을 유발하는 악(惡)한 모습은 안타깝게 했다.

'적도의 남자'는 지난 3월 21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회 끊임없는 반전으로 수목극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자리매김했다. 엄태웅과 이준혁의 명품 연기와 이보영 임정은과 얽힌 로맨스는 시청자들을 때로는 안타깝게 때로는 흐뭇하게 했다.

엄태웅 이준혁 김영철 등 나쁜남자가 될 수 밖에 없던 이들의 열연과 이들 곁에서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던 이보영 임정은의 활약이 '적도의 남자'가 성공할 수 있던 요인이었다. 두 여인의 각기 다른 사랑은 가슴 찡한 로맨스를 이끌어 냈다. 서로 상반된 사랑방식을 보여준 이보영과 임정은이었다.

'적도의 남자'는 단순한 복수극으로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을 수 있었다. 올해 여러 소재의 퓨전 사극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전혀 다른 현대극으로 승부를 펼쳤기 때문이다. 대세를 거슬렀던 드라마였다.

마지막회까지 예측 할 수 없는 반전 결말을 이끈 '적도의 남자'는 5월 만개한 꽃들의 진한 향기처럼 여운을 남겼다. 훈훈했지만 멘붕 결말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