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윤식·윤여정·김강우·김효진이 말하는 임상수란?(인터뷰)

칸(프랑스)=전형화 기자,   |  2012.05.25 06:30
24일 \'돈의 맛\'에 출연한 김강우 김효진 윤여정 백윤식이 프랑스 칸 해변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윤여정이 모래에 발을 잘못 딛자 백윤식이 폭소를 터뜨리고 있다. 칸(프랑스)=전형화 기자 24일 '돈의 맛'에 출연한 김강우 김효진 윤여정 백윤식이 프랑스 칸 해변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윤여정이 모래에 발을 잘못 딛자 백윤식이 폭소를 터뜨리고 있다. 칸(프랑스)=전형화 기자


백윤식과 윤여정, 김강우, 김효진 '돈의 맛' 배우들이 24일(이하 현지시간) 칸 해변에 나란히 섰다.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이 제6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칸에 문자 그래도 입성했다.


윤여정은 21일 역시 경쟁부문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의 '다른나라에서'에 참여하기 위해 20일 왔고, 다른 배우들은 23일 늦은 저녁에 도착했다. 백윤식은 시차에 적응 안됐는지 연신 하품을 했고, 윤여정은 계속 되는 일정에 몹시 지친 기색이었다.

그래도 임상수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땐 흥이 난 듯 에너지가 넘쳤다. 임상수 감독은 확실히 배우들에게 자극을 주는 감독인 것 같다.


백윤식은 칸에 온 소감이라는 의례적인 질문에 "세계적인 영화 축제니깐 배우로서 참여하는 게 기쁘고 즐겁다"라고 말했다. 김강우는 "저희가 올 때까진 비가 계속 왔다는데 어제부터 맑아졌다고 하더라. 왠지 길조 같다"고 했다.

김효진은 "오늘 칸필름마켓을 처음 구경했는데 설레고 좋더라"고 말했다. 윤여정은 그저 담배를 입에 물었다.


백윤식은 "비행기 타고 오는데 승무원이 알아보고 싸인을 해달라고 하더라"며 즐거워했다. 그러다 '돈의 맛'에서 김강우한테 하는 대사(너는 야전에서 뛰어야 하는데)를 임상수 감독과 예전에 함께 했던 '그 때 그 사람들'에서도 했는데라고 묻자 "어디서 익숙한 대사인데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 그 감성도 생각나고"라고 진지하게 말했다. 이어 "(배우입장에선)항상 작품이 편집 때문에 불만이 있는데 뒷풀이에서 임상수 감독에게 말했다. 사람이 쿨하지 않냐. 쿨하게 받아들이더라"고 덧붙였다.

김효진도 임상수 감독님이 다른 배우 캐릭터가 강하니깐 담담하게 하라고 주문했었다며 "그래도 김강우와 관계를 더 설명하는 장면이 편집됐다"고 말했다. 이에 백윤식은 "배우들이야 늘 편집이 불만이지 뭐"라고 했고, 윤여정은 "임상수 감독 영화가 늘 편집이 많죠. 그래서 불친절하다니깐"이라고 더했다.

윤여정은 '돈의 맛'이 이번에 칸필름마켓에서 비싼 값에 팔릴 것 같다고 하자 "좋은 일이죠. 그렇다고 우리한테 돈 더주는 건 아니지만"이라고 하다가 "니네는 어떻게 했니"라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김강우는 재벌가 심부름을 하면서 돈의 맛에 중독됐다가 벗어나는 역을 맡았다. 찌질할 수밖에 없는 인물을 잘 그려 호평을 샀다. 김강우는 "관객들이 영화 속 제 심정을 따라 와야 해서 솔직한 감정으로 연기하려 했다"면서도 "남자들이야 다 찌질하잖아요"라며 웃었다.

옆에서 듣던 백윤식은 "아유. 강우야 잘 됐죠. 재벌가 여자 마음도 얻잖아. 순정파고. 그러고보니 나도 마지막엔 순정파로 나오는데"라고 거들었다. 백윤식은 "처음 임상수 감독이 하자고 했을 때 아, 이 사람이 정치권력 다음엔 돈 권력을 다루잖아. '그 때 그 사람들'로 감독도 그렇지만 배우도 얼마나 스트레스 받았는데"라고 말했다.

백윤식은 한국영화가 황금종려상과 남우주연상만 못 받았는데 관심 있냐는 질문을 받자 "입맛 땡기죠"라며 웃었다. 재차 그런 질문이 이어지자 윤여정이 "웃자고 한 이야기를 죽자고 받아들이면 어떻하냐"고 핀잔했다.

윤여정은 백윤식이 죽어서 관 속에 있는데 흔드는 장면에 대해 "원래는 때리는 장면이었는데 백선생이 죽은 사람인데 맞으면 리액션이 나올 수밖에 없으니 맞으면 안된다고 하더라"며 뒷이야기를 전했다. 백윤식은 "임상수 감독이 말이야 계약하고 나서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니깐"이라며 껄껄 웃었다.

백윤식은 "여기서 상영을 하면 독일 관객들은 정서를 좀 더 알지 않을까"라며 "자살하면서 부르는 가곡이 바그너 '겨울나그네' 원어니깐. 발음도 교수들한테 자문을 받았으니"라고 말했다. 윤여정은 "원래는 '가고파'인가 그랬는데 독일어 노래로 바꾸더라고. 하여튼 불친절해"라며 웃었다.

윤여정은 김강우와 베드신을 찍고 임상수 감독에게 좀 보자고 한 뒤 "왜 이렇게 기냐"고 했더니 "내 대사가 안 나와서 자를 수 없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그 장면 찍을 때 (임상수 감독이)울었다고 하더니 웃었다니 사실이냐"며 "그렇게 배우를 당황하게 만드니 좋은 감독이냐"고 했다. 윤여정은 "아, 미쳐. 난 울었다고 들었는데"라고 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윤여정은 그러면 임상수 감독이 다시 하자고 하면 안하겠냐고 하자 "써주는 사람도 없는데 하죠. 뭘"이라고 말해 또 다시 좌중을 폭소케 했다.

윤여정은 영화 속에서 김효진이 맡은 역이 고현정을 연상시킨다며 고현정과 '돈의 맛' 이야기를 해본 적이 있냐는 질문을 받자 "걔가 시나리오도 안 봤는데 어떻게 아냐"며 "설마 했다고 하더라도 당신한테 이야기 하겠냐"고 말해 또 다시 폭소를 자아냈다. 윤여정은 "시사회가 끝나고 김강우 어머니가 꽃다발을 전해주더라"며 "자기 아들 잘 해주셔서 고맙다고 하던데 제일 기쁜 꽃다발이었다"고 말했다. 그 이야기에 배우들까지 왈칵 웃음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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