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맨인블랙3'의 토미 리 존스,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임수정, '코리아'의 배두나와 하지원, '어벤져스'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크리스 에반스
'내 파트너? 처음엔 죽도록 싫었는데 알고보니 괜찮아!'
최근 상영 중인 영화 '맨인블랙3', '어벤져스', '코리아', '내 아내의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한 가지는? 바로 '내 파트너의 모든 것'에 관한 영화라는 게 아닐까.
외계인에 맞선 요원이 됐든, 전투를 같이 한 병사가 됐든, 대회에 함께 나간 선수가 됐든, 인생을 함께 할 아내가 됐든, 이들은 저마다 '파트너'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그 파트너란 공교롭게도 첫인상은 별로였는데 속내를 살펴보니 숨은 보석이었다는 것.
우선 개봉 4일만에 166만명을 불러모은 윌 스미스, 토미 리 존스 주연의 SF물 '맨인블랙3'(감독 베리 소넨필드). '맨인블랙2'(2002년) 이후 꼭 10년만에 나온 이 영화는 주인공 요원 J(윌 스미스)가 40년 전 시간여행을 통해 MIB 파트너인 K(토미 리 존스)의 모든 것을 깨닫는다는 내용. 무뚝뚝하고 자신을 막 대했던 선배 파트너 K의 인간미 철철 넘치는 과거 파헤치기인 셈이다. 물론 형식은 흉악무도한 외계인 악당 보리스 물리치기였지만.
앞서 한국영화 박스오피스를 주름잡았던 조스 웨던 감독의 SF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역시 국제평화유지기구 쉴드 소속 슈퍼히어로들의 활약상과 파트너십을 그렸다. 처음 대면했을 때는 서로를 비아냥댔던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와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헐크(마크 러팔로). 심지어 아이언맨과 헐크는 1대1 싱글매치를 펼치기까지했다. 하지만 한 쉴드 요원의 죽음으로 이들은 각성, 각자 파트너의 존재의의를 인정하고 힘을 합쳐 안티히어로 로키(톰 히들스턴)와 맞서 싸운다.
하지원 배두나 주연의 '코리아'(감독 문현성)는 1991년 지바탁구세계선수권대회에서 꽃핀 남북한의 탁구 파트너에 대한 이야기. 남북한 고위층의 전격 협의로 성사된 남북 탁구단일팀. 하지만 현정화(하지원)와 리분희(배두나)는 첫 대면에서 서로가 마음에 안 들었다. 더욱이 경쟁상대에서 갑자기 호흡을 함께 해야 하는 복식조라니. 그러나 합숙기간 서로 살아온 이야기, 살갑게 동료들을 대하는 따뜻한 인간미를 체험하면서 '내 생애 가장 소중한 파트너'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바로 '코리아'였다.
임수정의 '잔소리장이 아내' 변신이 눈길을 모은 '내 아내의 모든 것'(감독 민규동)은 제목 그대로 '남편' 이선균이 밝히는 '내 아내의 모든 것'이다. 첫눈에 반해 결혼까지 했지만, 아내는 알고 보니 심한 잔소리장이에다 화장실에까지 쳐들어와 밥을 먹이는 못 말리는 여성. 이선균은 어떻게든 이런 아내와 떨어져 살아보려고 희대의 카사노바(류승룡)를 끌어들이지만 결국 깨닫는 건 아내 없이는 못산다는 것이었다. 인생의 파트너로서 아내의 재발견이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