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탈', '유령', '아이두 아이두'(위부터) <사진=KBS,SBS, MBC 화면캡처>
30일 방송3사 수목드라마들이 일제히 첫선을 보였다. 주원 진세연 주연 KBS 2TV '각시탈, 김선아 이장우 주연 MBC '아이두 아이두', 소지섭 이연희 주연 SBS '유령'은 각각 독특한 소재와 출연진의 호연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각시탈', 시원 통쾌 조선판 히어로의 등장
이날 첫 선을 보인 '각시탈'(극본 유현미 연출 윤성식 차영훈)은 주연 배우들의 열연과 빠른 전개가 돋보였다.
이날 방송은 조선을 팔아먹은 인물 이공의 장례식장면으로 시작했다. 엄숙한 분위기 가운데 장례식이 진행되던 중 조선인은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이강토(주원 분)는 강제로 조선인들에게 소리 내어 울음소리를 내게 만들었다.
그러다 여주인공 목단(진세연 분)은 겁도 없이 장례행렬에 돌을 던졌다. 목단과 강토일행은 쫓고 쫓기는 과정에서 리얼한 액션을 펼쳤다. 결국 목단은 붙잡혀 목숨의 위험이 처했지만 갑자기 각시탈을 쓴 정체불명의 인물이 말을 타고 등장했다.
각시탈은 일본인들에게 표창을 던지는 등 기습공격을 가했으며 친일파 왕족에게는 나쁜 일을 많이 하면 후세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적악여앙'의 문구가 담긴 경고했다. 이 과정에서 연출진은 외화 못지않은 섬세한 카메라 워크로 한 편의 영화 같은 장면을 선보였다.
첫 회에서는 액션신만 나오지 않았다. 전통시대극임에도 빠른 전개와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듯한 강토의 춤 실력, 극동 서커스 단원인 목단의 화려한 변검술은 다소 쳐질 수 있는 극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각시탈'은 만화가 허영만의 동명작품이 원작이다. 그동안 SBS '그린로즈', '신의저울' 등으로 탄탄한 필력을 입증한 유현미 작가가 처음으로 KBS와 만났다. 지난 2009년 방송된 KBS 2TV '남자이야기'를 연출한 윤성식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특히 드라마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인 레드 에픽이 도입된 만큼 무술장면에서 인상 깊은 장면을 감상할 수 있었다.
악역으로 등장한 주원이 향후 각시탈로 변해가는 과정과, 19살 진세연의 액션과 멜로 연기가 기대를 모은다.
◆'아이두 아이두', 로코퀸 김선아의 부활
'아이두 아이두'(극본 조정화·연출 강대선)는 '로코퀸' 김선아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이날 첫 회에서는 극중 황지안(김선아 분)과 박태강(이장우 분)의 좌충우돌 첫 만남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황지안은 아버지 칠순 잔치 도중 회사의 구두 패션쇼 장에서 급한 일이 생겼다는 연락을 받고 칠순 잔치 행사장을 빠져나오다 지안과 부딪치게 된다. 넘어진 지안을 향해 "이 오토바이가 얼만지 아냐"고 말해 지안의 화를 돋운다. 그러나 급하게 구두 패션쇼장으로 가야 했던 지안은 태강에게 "오토바이 수리비를 줄테니 태워달라"고 말한다.
좌충우돌 첫 만남을 가진 두 사람은 함께 태강이 아는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시게 되고 만취한 황지안은 박태강과 함께 밤을 보내게 된다.아침에 침대에서 함께 눈을 뜬 두 사람은 서로 민망한 마음에 "필름이 끊겨서 기억 안난다"고 말하며 그대로 헤어진다.
한편 황지안은 산부인과 검진을 받은 후 "자궁나이가 50대이며 1-2년 안에 폐경이 될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게 된다. 황지안은 이날 엄마의 끈질긴 요구로 선을 보러 나가서 산부인과 의사인 조은성(박건형 분)을 만나게 된다.
'아이두 아이두'는 이날 동시 방송되는 수목드라마 중 가장 가벼운 느낌의 로맨틱 코미디로 KBS 2TV '각시탈' SBS '유령' 등이 남자 주인공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것과는 다른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구두회사 디자이너로 성공한 골드 미스가 하룻밤 실수로 신입 사원의 아이를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로맨틱 코미디의 강자 김선아가 또 한 번 열풍을 일으킬 지 기대를 모은다.
◆'유령', 사이버 수사물 독특한 소재로 색다른 긴장감 선사
'유령'(극본 김은희·연출 김형식)은 '사이버 수사물'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색다른 긴장감을 선사했다.
첫 회에서는 죽은 유명 탤런트 신효정의 증거를 찾기 위한 사이버 수사팀과 하데스와의 긴장감 넘치는 대결이 펼쳐졌다.
도박사이트 운용을 통해 국가 정보를 빼내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 하데스를 추적하기 위해 우현(소지섭 분)과 강미(이연희 분)가 포함된 수사팀은 하데스를 찾기 위해 분주하지만 난항을 겪는다.
이후 신효정의 트위터에는 '죽고 싶습니다'라는 글이 올라가게 되고 이후 우현과 강미는 신효정이 고층에서 뛰어내린 채 자살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한편 사이버수사팀은 신효정의 노트북에 들어있는 모든 내용을 복사해 신효정이 검색한 단어와 유서로 남긴 트위터 메시지를 찾아봤고 결국 신효정이 자신의 노트북으로 트위터에 유서를 남기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즉, 신효정이 자살했을 당시 다른 누군가가 글을 남겼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된 것이다.
이후 강미는 신효정이 트위터에 유서를 작성한 시간과 메일을 작성한 시간이 비슷하다는 점을 알게 되고 경찰은 신효정의 죽음을 타살이 아닌 자살로 결론짓는다.
그 때 우현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에게 발신번호표시제한으로 '신효정의 죽음은 자살이 아닌 타살이다'라는 문자와 함께 누군가가 신효정을 고층에서 미는 동영상이 전광판을 통해 공개됐다.
순간 기영이 하데스라고 확신하게 된 우현은 지하철에서 미심쩍은 한 남자를 발견하게 되고 결국 기영임을 발견한 순간 우현은 기영을 향해 "네가 하데스였어? 왜 죽였어"라고 하고 기영은 이에 "내가 해킹한 것은 맞지만 신효정을 죽인 사람은 따로 있다. 나도 그 사람을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
기영은 이어 "메일을 받았는데 거액을 줄 테니 팬텀이라는 이름의 파일을 찾아내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누군지는 모르겠고 신효정은 죽기 전에 트위터를 작성하지 않고 메일을 작성하고 있었지만 다 적지 못한 채 죽었다. 그 용의자는 세계지도가 그려진 시계를 차고 있었다"고 말한다. 한편 경찰은 기영을 유력 용의자라고 확신했다.
우현은 이후 동영상이 조작될 가능성을 의심했고 강미는 신효정이 임신 테스트기를 사러 약국에 왔고 한 남자와 동행한 정황을 포착한다.
'유령'은 마지막 장면에서 우현이 세계지도가 그려진 시계를 찬 남자를 발견하면서 신효정 살인사건과 관련된 앞으로의 극 전개가 어떻게 진행될 지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유령'은 우선 '사이버수사 드라마'라는 장르로 국내에서 최초로 SNS, 인터넷 등 최첨단 기기 안에 숨어있는 범죄와 인간들의 비밀을 밝혀내는 사이버 수사대들의 애환과 활약, 그 과정의 서스펜스와 퍼즐을 풀어내는 드라마로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일반인들이 극 중 신효정이 성접대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 급속히 SNS를 통해 정보를 나누는 과정을 그리는 등 현실적인 극 전개로 긴장감을 높였다. 반면 다소 복잡한 극 전개로 시선을 잡기 어려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겨두기도 했다.
◆수목 안방극장 왕좌는?
3사 수목극이 각자 개성 있는 색깔로 첫 선을 보인 가운데 수목극 왕좌를 어떤 작품이 차지할지도 관심거리다. 앞서 나란히 첫 출발했던 KBS 2TV '적도의 남자', MBC '더킹 투하츠', SBS '옥탑방 왕세자'는 초반 '더킹 투하츠'가 1위를 달리다 이후 '적도의 남자'가 왕좌를 차지했으며 마지막회에서 '옥탑방 왕세자'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두는 등 혼전 양상을 보였다.
상당 기간 동시간대 1위를 달렸던 '적도의 남자'의 '후광'을 얻은 '각시탈'이 다소 유리해보이지만 시청자들의 마음은 알 수 없는 법. 이번 수목극 대전도 한동안 혼전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과연 새로운 수목극 '제왕'은 어떤 드라마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