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각시탈 방송캡쳐
배우 신현준이 엄청난 내공의 바보연기를 열연하다가도 카리스마 넘치는 반전을 선보였다.
지난 30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새 수목드라마 '각시탈'(극본 유현미 연출 윤성식 차영훈)에서 이강산(신현준 분)이 동네바보와 시대의 영웅 각시탈 사이를 오가며 맹활약했다.
이날 이강산은 자신의 친모가 장사를 하려고 갔지만 같은 조선인들에게 '왜놈앞잡이' 집안이라고 괴롭힘을 받던 중 나타났다. 그는 헝클어진 머리카락, 남루한 옷차림으로 땅에 떨어진 음식을 먹는 등 영락없는 바보의 모습이었다.
강산은 처음부터 바보가 아니었다.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운동가의 집안의 장남으로서 동네 최고 수재였다. 그는 경성제국대학 법대에 다니던 중 독서회 사건에 연루됐고 고문 끝에 정신을 놓게 됐다.
강산은 과거 회상장면에서 밤에도 공부를 하면서 가족을 끔찍이 아꼈다. 머리를 다쳐도 동생 이강토(주원 분)를 향해 넉살좋은 웃음을 지으며 같이 놀자고 외치는 등 안타까운 바보 형으로만 등장하는 듯 했다.
그러나 깜짝 반전이 등장했다. 극 후반부 강토가 체포한 독립운동가 목담사리(전노민 분)가 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돼 위험에 처하던 중 각시탈이 나타났다. 각시탈은 친일파 최명섭(권태원 분)의 죄를 물으며 처단했고 그 과정에서 각시탈을 쓴 남자의 목소리는 바로 강산이었다.
이 같은 깜짝 반전은 왜 강산이 이중생활을 하며 각시탈이 되어야 했는지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신현준의 바보연기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6년 개봉한 영화 '맨발의 기봉이'에서 주인공 기봉이로 등장할 당시 리얼한 바보연기로 호평을 얻었다.
6년 만에 다시 도전하는 바보연기에서 기봉이와 같은 모습일지 우려가 많았지만 첫
방송에서 애잔한 눈빛과 영웅으로 변신할 때 카리스마로 주위 걱정을 한 방에 날렸다.
한편 '각시탈'은 허영만 화백의 1974년 동명 만화 원작을 극화한 것으로, 총 제작비 100억원이 들어간 대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