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종현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이렇게 잘될 줄 알았으면 미리 연기 공부도 해놓을 걸 그랬어요."
그룹 씨엔블루 멤버 이종현(22).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의 목표에 '연기자'는 없었고, 단지 음악에 대한 고집만 가득했었다. 하지만, 항상 자신의 의지대로만 되는 세상은 아니었고, 결국 음악만 해야겠다는 고집을 꺾게 한 것은 종영을 2회 앞둔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이하 '신품')이었다.
그는 이제 "연기에 욕심이 난다"라고 말한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고 어색한 연기자 '이종현'이지만, 앞으로의 그의 연기자로서의 미래는 더욱 궁금해진다. 만약, 그가 가수가 아닌 연기자로서 새로운 매력을 가져준다면 말이다.
◆ "사투리 때문에 연기 연습 힘들어..동료 멤버 지적 큰 도움"
이종현은 '신품' 촬영을 모두 마친 후에도 "아직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첫 드라마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많은 관심을 받을 법도 했지만 그에게 아직 연기자로서 인기에 대해서는 겸손한 모습이었다.
"사실 연기하면서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처음에는 자신감도 없었는데 선배들께서 잘 챙겨주셨어요. 그래서 더 편하게, 좋은 분위기에서 찍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촬영 끝나니까 지금은 아쉽기만 하죠."
첫 드라마였으니 만족스럽지도 않았을 터. 그는 특히 이전에 연기자로서 경험이 있는 씨엔블루 동료 멤버들로부터 조언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멤버들끼리 서로 좋은 얘기만 하지는 않아요.(웃음) '신품'에 나오는 제 모습을 보면서 리딩 연습도 많이 도와줬고요. 촬영 더 열심히 할 수 있게 챙겨줬고요. 저도 형들 나왔던 드라마 다시 보면서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물론 '신품'을 함께 찍었던 선배들의 예전 작품도 찾아서 봤죠."
이종현은 첫 드라마를 찍어서 자신의 배우로서의 모습에 대해 많이 익숙하게 느끼지 못했다. 이종현은 "무대에서의 모습과 드라마 안에서의 내 모습은 많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무대에서 직접 기타를 치면서 다른 멤버들과 함께 하는 모습만 보다가 자신이 카메라와 조명을 집중적으로 받은 모습을 보니 너무 잘 나와서 놀랐어요. 사실 주변 사람들로부터 화면발이 잘 안 받는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신품'에서의 제 모습이 너무나도 많이 달라 보이더라고요(웃음)."
이종현이 연기자로서 첫 발을 내딛는 데는 적지 않은 고충이 있었다. 하지만 이종현은 이제 연기자로서 꿈을 가지게 됐고, 차근차근 시작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기타리스트로서, 뮤지션으로서 스스로 목표가 있어서 고집도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신품' 대본을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제가 제 스스로 무언가를 잘 못하는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성격이라 '신품' 출연해보겠다고 선뜻 말이 안 나왔었어요. 나중에 못 이기는 척 하고 출연하게 됐어요(웃음)."
배우 이종현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 "장동건, 내 아버지 역할이어서 영광..엔딩 장면 너무 아름다워"
이종현은 '신품'에서 극중 김도진(장동건 분)의 숨겨진 아들로 밝혀지며 화제를 모았다. 처음 등장했을 당시에는 '훈남' 캐릭터로 임메아리(윤진이 분)와 티격태격하며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했고, 극 중반 이후에는 도진과 이수(김하늘 분)의 화창했던 애정전선에 의도치 않게(?) 먹구름으로 등장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신품'에서 제 아버지 역할이 장동건 선배님이고 어머니가 박주미 선배님인 게 제게는 너무 영광이었어요. 실제로 그러한 집안에 아들로 태어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자신의 아버지 역할로 나온 장동건의 모습은 이종현에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종현의 대답은, 역시나 "멋있다"였다.
"평상시에도 정말 멋있으시고 언제 봐도 정말 멋있으세요. 장동건 선배님께서 가지고 계신 범접할 수 없는 포스를 보여 주시다가도 갑자기 예상치 못하게 따뜻한 말을 해주실 땐 좀 혼란스러울 정도죠(웃음)."
이종현은 또한 2회분을 남겨놓은 '신품'의 엔딩장면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엔딩 장면이 매우 기억에 남아요. 그 장면은 슬플 수도 있고요. 어떻게 보면 기쁠 수도 있는, 그러한 장면이에요(웃음). 극중 네 커플의 결말이 다 나오게 되고요. 하지만 제게 '신품' 엔딩 장면은 정말 아름다웠어요."
이종현은 또한 "도진과 함께 단 둘이서 대화하던 감정 신도 항상 즐겁고 유쾌했던 두 인물의 진지한 모습이어서 제 장면 중에서는 그래도 기억에 남는다"며 "주변에서 많이 가엾게 봐주셨고 공감해주셨다"고 말했다.
'신품'은 3, 40대 남녀들의 색다른 로맨스 이야기를 그려내며 시청률 20%를 넘나드는 인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신품'은 드라마 내에서의 유쾌한 설정과 전개로 재미와 공감을 모두 얻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종현에게 '신품'은 어떤 드라마였을까.
"'40대 로맨스'라는 것도 기억에 남지만 극 속에서의 주인공들의 이야기들을 참 솔직하게 풀어내서 공감대가 없을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드라마의 설정과 상황들은 정말 일상생활에서 있을 법한 친구들의 이야기였던 것 같아요. '신품' 보면서 저희 씨엔블루 멤버들과도 '저렇게 늙어가자'고 얘기했어요(웃음)."
또한 이종현은 자신이 부른 '신품' OST '내 사랑아'라는 곡으로도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와 관련해 이종현은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사실 '씨엔블루 멤버 이종현'이라고 해도 아직은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어요. 가수 활동하면서 영화 음악 감독이나 드라마 음악을 담당하는 감독이 되는 것에 대한 생각도 많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면 '신품' OST에 참여하면서도 연기와 음악 작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영화 음악 감독의 작업이랑은 또 많이 다르겠지만 극중 감정을 노래로 표현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스스로도 자신감이 생길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배우 이종현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 "콜린, 극 중 내 모습 많이 닮았다..액션 장르 도전해 보고파"
'신품'에서 '콜린'이라는 역할은 본래 이종현과 얼마나 차이가 있었을까.
"촬영하면서 콜린의 모습과 제 모습이 많이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자유분방하면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콜린의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사실 처음 촬영 들어갈 때 콜린이라는 캐릭터를 잘 잡는 게 쉽지 않았어요. 처음 대사가 있었던 김하늘 선배님과의 클럽신은 정말 어색했어요(웃음). 나중에 선배들께서 '만약에 이 상황에서 '너였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라'는 조언이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자신의 첫 캐릭터를 인식하게 한 '콜린'만 보여주고 싶지 않다"고 밝힌 그. 앞으로의 연기자로서의 목표가 궁금했다.
"정말 신기한 것 같아요. 이제는 배우로서 욕심이 많아졌어요. 연기 하면서 또 다른 색깔을 발견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어렸을 때부터 액션 장르의 작품에 관심이 많았는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액션 장르의 작품에도 출연해 보고 싶어요."
이종현은 마지막으로 "언젠가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그런 배우가 제일 힘든 일이면서도 제일 이루고 싶은 꿈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